무스코카에서 (2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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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코카에서 (2ㆍ끝)

오마리

2009년 11월 05일 (목) 01:54:38

토론토에 거처를 마련한 후,
여느 도시를 방문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여유가 있는 시간에 돌아다닌 곳은 미술관과 박물관이었습니다. 그중 토론토 북쪽에 위치한 맥마이클(Mcmichael) 미술관은 전원적 풍경 속에 서있는 모습이 지금까지 어느 미술관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분위기가 있었으며, 더욱이 그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 캐나다 작가들의 유화들은 눈과 마음을 한 눈에 사로잡았습니다.

19세기에 시작되었던 유럽의 인상주의 그림의 영향을 받은, 1913년부터 1920년대에 이르러 결성된 캐나다 화가들의 모임, 즉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이라 불리는 일곱 작가의 그림들은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유사하면서도 전혀 다른 구성과 색감을 캔버스에 표현한 것입니다.

캐나다의 대자연을 주제로 그린 이들의 그림은, 오밀조밀한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보다 다양하고 강렬한 색상, 섬세하지만 힘찬 붓놀림, 선택한 주제는 정적이지만 표현은 동적이며 자유롭고 생동감이 있어 이 작품들로 부터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연히 무스코카 호수 지역에 거처를 마련하면서 나는 그룹 오브 세븐 작가들의 그림이 내 가슴을 흔들었던 이유를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 중의 일부가 왜 이곳, 무스코카 지역과 휴론 호수의 조지안 베이에 거주하며, 이 근경 원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려 독특한 캐나디안 예술의 장을 열게 되었는지, 또한 후세대까지 캐나디안의 예술문화로 인한 기쁨과 긍지를 나누고 있으며 이 지역이 캐나다 전 국민으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스코카(Muskoka)로 불리우는 이 지역은 토론토 북방 169km, 5 대 호수 중의 하나인 휴론 호수의 동쪽 호안인 죠지안 베이에서 100km 동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무스코카란 지명의 어원은 영국, 프랑스인들이 이 땅을 점령하기 전에 살고 있었던 원주민들의 용어로 붉은 땅(The Land of Red Earth)이란 말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 이 지역의 땅들이 붉은 편이고 호수 주변으로는 천년 세월의 풍상을 견뎌온 단단하고 아름다운 색조의 화강암, 푸른 소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가을철이면 붉고 노란 색상의 잎들로 들판 호수 하늘도 붉게 타오르기에 그렇게 불린 것 같습니다.

3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이곳은 가장 큰 호수가 무스코카 호수 (Lake Muskoka)이며 부유층의 별장지로 알려진 Lake Joseph(조셉 호수), 프랑스인들이 만든 지명의 로소 호수(Lake Rosseau), 여기저기 그보다 작고 많은 호수들이 북아메리카의 순수하며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과 태초의 신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별장 소유주뿐 아니라 서민들의 생활, 즉 시골에 사는 캐나다인들의 소박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무스코카 호수의 선착장에서는 150년 전에 만들어진 증기선 두 척이 그 당시와 다름없이
현재도 석탄 연료를 사용하여 관광유람선으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 배들은 자동차가 없던 시절 호수 안의 동네에서 만들어진 모피 등을 육지로 운송하거나 생활물자를 동네로 나르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캐나다 단풍관광지의 대명사로 알려진 소 생 머리(Sault St. Marie)와 앨공퀸(Algonquin) 국립공원, 국립공원을 통과하여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로 향하는 60번 국도, 국립공원 입구 도시 헌츠빌(Huntsville)과 함께 온태리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트막한 언덕과 들판 위를 흘러가는 바람, 그런가하면 한없이 뻗어 있는 광활한 초원, 죽은 나무둥치들로 이루어진 풀숲, 얼굴이 비치는 맑은 물웅덩이로 떨어지는 나뭇잎들, 손에 잡힐 듯 낮게 떠있는 구름들의 향연, 파란 하늘과 은은한 핑크로 물드는 저녁놀, 그 모든 오브제들을 한꺼번에 껴안고 있는 호수들, 푸근한 자연의 포용과 사랑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무스코카에서,

짧다면 짧은 생의 여정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호숫가를 걸을 수 있다면 그 추억은 따스하게 가슴에 오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사진 촬영 오마리>

jsk (121.XXX.XXX.219)

원주민이 사용하던 언어 " 무스코카 " 란 단어를 지명으로 사용하는
캐나다 사람들의 아량에 감탄을 하게 되네요.

마리님 덕분에 붉은 땅이란 뜻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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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10: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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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99.XXX.XXX.167)

아름다운 가을을 보내셨군요. 정말 아름답고 고요하고 공기좋은곳
아름다운것을 보시고 느끼시고 사시는 분 선생님은 행복한 분이십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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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5 07: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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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석 (174.XXX.XXX.8)

예술과 인생이 어우러진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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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6 09: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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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118.XXX.XXX.158)

연기를 뿜는 증기 유람선이 한가롭게 보입니다.
두번의 무스코카의 그림같은 풍경을 잘 보았습니다.
자유칼럼 독자로서 매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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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5 14: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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