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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사람, 오원철
이석봉 2007년 02월 27일 (화) 15:51:15

“꿈*은 이루어졌다.”-붉은 악마 이야기가 아닙니다.
4%대 성장의 현재로서는 꿈만 같은 한국의 70년대 고도성장기를 입안하고 집행한 주역의 말입니다. 계획만 세우고, 실행은 못 본 뒤 30년 만에 방문한 과거의 대덕연구단지, 지금의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최근 책속에서나 만나던 분을 직접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오원철 前수석. 대통령 비서를 역임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가운데 뇌리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김정렴 실장이 명 비서로 기억되고, 그 외에 몇 사람도 떠오르지만 지나고 보면 장삼이사와 다름없이 여겨집니다.
 
그런 가운데 오원철이란 사람은 세월이 갈수록 사람들의 뇌리를 파고 들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유는 그가 해놓은 일 때문에.
 
머리 커서 전국을 평일 대낮에 돌아다닐 기회가 직업상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에 근무하면서 산업부 기자로는 드물게 지방에 주재하며 지방기업을 전담할 때였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주요 산업단지는 거의 돌아보았습니다. 구미 전자단지, 창원 기계단지, 포항 제철단지 등등을.
거기에 지금 둥지를 튼 대덕연구단지까지.
 
공단을 돌아다니며 감탄한 것은 어떻게 이런 정교한 기획이 가능했던가, 누가 했고, 언제했는가…국토가 좁은 나라라고 하지만 이는 역으로 제대로만 그림을 그리면 훨씬 짱짱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전국을 하나의 캔버스로 놓고 있어야 할 곳에 정확하게 그러한 엄청난 시설을 해놓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모습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벅차게 만들었습니다.
 
80학번으로 386의 초두에 속하고, 대학 때는 물론 대학원 때까지 사회 과학 공부를 하고, 민주화를 한답시고 지역운동의 현장에도 뛰어든 30대를 또 다르게 의식화시킨 것은 산업현장의 역동적 모습이었습니다. 그곳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물결에서 힘을 느꼈고, 당시 일선에서 일한 사람들로부터 일을 하면서 신났다는 말을 들으며, 책상머리에서 읽은 책이 무엇인가 잘못됐음을 알게 됐습니다. 외국을 돌아다니며 우리보다 경쟁력이 강한 나라였으나 힘없이 무너진 나라들을 보며 과거 우리의 경제성장사가 달리 보였고, 그때 일을 분들께 존경의 염이 자연스럽게 일었습니다.
 
그런 대표적인 인물의 한 분이 오원철 수석입니다. 오 수석에 대한 언급은 한국경제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습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물론 옥의 티가 없지는 않겠지만 過보다 功이 훨씬 더 큰 그런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그 분을 직접 만났습니다. 세대를 격하고 있고, 환경도 다른 만큼 대화는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거부감도 갖고 계셔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는 더욱 힘들었구요. 하지만 대화 간간이 대한민국 근대화 시기에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전국을 누비던 열정은 여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근대화란 전쟁터에서 작전을 짜고 호령을 내리는 장수처럼. 몸은 일선은 떠났지만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근대화가 진행형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선을 앞우고 ‘국가 경영’이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 근대화에 공적을 쌓은 분들이 국가 원로로 존경받으며, 그 분들의 지혜가 다시금 쓰여야 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아울러 고도성장기 주역들과 현재 경제 주체들간의 대화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대를 달리 할 뿐 국가 발전이란 목표는 같고, 4대 강국의 샌드위치속에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일독할 책을 하나 권합니다. ‘박정희는 어떻게 경제 강국을 만들었나’. 다소 두툼하지만 근대화 당시 정책 입안자들의 고뇌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덤으로 리더란, 참모란 이래야 하는구나 하는 롤 모델과 함께, 사나이들의 절제된 감정도.
 
<2007년 2월27일 청와대에서 인터넷 신문과 노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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