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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남는 장사를
김홍묵 2007년 03월 02일 (금) 16:00:22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정치인 꼬라지도 보기 싫다고 하더라” (서울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
“제발 먹고 살게 좀 해 달라는 원망으로 흉흉했다” (강원 한나라당 의원),
“희망을 잃은 서민들은 아예 무표정했다.” (경남 민주노동당 의원)
“큰일났다 싶을 정도였다.” (충남 국민중심당 의원)
“탈당의 시시비비를 떠나 통합신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꼈다.” (광주 통합신당 모임 의원)

민족의 명절 설날을 맞아 지역구를 찾아 갔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전한 민심의 현주소들입니다. 소속 정당이나 당파에 따라 시각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참담한 실의에 빠져 있거나 자포자기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대목들입니다.

대체로 짐승이나 인간은 배가 부르면 서로를 헐뜯거나 해코지 하지 않습니다. 배가 고프거나 불안이 커질수록 상대를 비방하거나 저항하게 됩니다. 노회하고 독선적인 정치인들은 인간의 이런 속성을 이용하여 막대한 은전(恩典)을 베풀고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합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그들은 소수의 정적들을 회유하거나 탄압하면서 강력한 통치체제를 갖추고 장기집권을 위해 독재의 칼을 휘두르게 됩니다. 뒤늦게 속은 것을 깨달은 국민은 독재정권에 저항해 보지만 번번이 무력감과 좌절을 겪을 뿐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에 없이 정치를 혐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의 논리나 처신이 국민에게 더 이상 신뢰를 주지 못하고, 기댈 언덕도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졌습니다. 현명하고 식견과 비전을 가진 정치가는 보이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당파를 위해 술책을 쓰는 정치꾼만이 설쳐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앞선 민주주의를 실현했다고 자부하는 서양이라고 정치에 대한 혐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옛 소련 수상 흐루시초프는 “정치가란 시냇물이 없어도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공약하는 인간”이라고 격하했습니다. 괴테는 “나는 정치적 실책을 미워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수백만의 인민을 불행과 참혹에 빠뜨리기 때문”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치의 바르고 그른 기준으로 정치가는 양의 털을 깎고 정치쟁이는 양의 껍질을 벗기며, 정치쟁이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시대의 일을 생각한다고 구별하였습니다.
정치의 목적은 선을 행하기는 쉽고, 악을 행하기는 어려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 글래드스턴의 명언이 경청할 만한 방향 제시가 아닌가 합니다.

바야흐로 대선을 앞둔 터라 요즘 정부에서는 갖가지 당근을 내 보이고 있습니다. 군대 가서 썩는 기간을 줄여 주고, 노인보조금을 늘리고, 몸 파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AIDS 검진 규정도 완화 한다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달콤한 ‘로빈 후드 효과’를 위해서는 온 국민이 세금이라는 짐을 더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치는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남는 장사라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정치를 잘 아는 대통령감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정치를 더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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