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민투표로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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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민투표로 결정하자

김영환

2010년 01월 22일 (금) 01:31:14

행정도시법을 두고 언제까지 논란을 계속할 것인지 한심합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피곤합니다. 세종시 수정 여부를 둘러싼 충청도의 움직임이 이 나라 문제의 전부인 양 방송 뉴스시간을 도배질하는 것도 신물이 났습니다.

16대 국회 말 한나라당이 여소야대의 야당이었던 시절 여야 합작으로 만든 행정수도법은 헌재에서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헌판결이 났고 박근혜 대표는 나중에 행정수도법 찬성에 사과했습니다. 한나라당은 17대 국회에서도 ‘충청도의 민심’을 의식하여 이름을 바꾼 변종인 행정도시법 제정에 가담했습니다. 위헌소송이 제기되었지만 헌재는 국민투표에 부칠 의무는 없다며 합헌 판결했습니다.

요즘 한나라당은 당론 수정 여부를 놓고 논란 중입니다. 그 당론인 행정도시법안은 2005년 2월23일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의원들이 ‘사실상 수도이전’이라며 강력히 반대하는 가운데 격론 끝에 표결에 부쳐 찬성 46표, 반대 37표로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되었습니다. 120여 석이던 한나라당 국회의원 재적수의 절반을 밑도는 미미한 우세였지만 그 당론이 오늘 나라를 휘감고 있는 ‘수정 불가론’의 진앙이 된 셈입니다.

행정도시법 국회 표결 후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현 진보신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행정도시법의 파행처리는 이후 추진과정의 파행적 미래를 보여준다. 당내 합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한 ‘당론 없는 당론정치’를 한 한나라당은 파행의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도 “헌재 결정으로 온 나라가 난리법석을 친 지가 엊그제인데 변변한 국민적 논의 없이 표결을 강행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민노당은 행정도시법에 반대였고 심상정 의원의 예언은 적중했습니다.

본회의 표결에서 한나라당은 김덕룡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등 8명만이 찬성했고 이상득, 이경재, 박재완 의원(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 10여명은 반대했으며 박근혜 의원은 기권했죠. 지금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인 전재희 의원은 단식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니 ‘군대라도 동원해서 막을까’라는 대표적인 언설(言說)로 수도 이전을 강력히 반대해온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후보 시절의 대 충청 공약(空約)을 사과하고 자신의 국정철학을 담아 세종시를 수정하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수정안에 행정도시 반대자들이 죄다 찬성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 안 옮기는 데에는 찬성하지만 ‘퍼붓기 식 올인’에는 강력히 반발하는 것이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뜨거운 맛을 나중에 표로 보여주겠다"는 격렬한 초기 역차별 비난 대응이 그것이죠.

그가 아니더라도 많은 국민들은 생각합니다. ‘왜 세종시에 행정도시 대신에 그렇게 많이 퍼줘야 할까?’ ‘수억 평을 갈아엎어 만든 다른 기업도시나 경제자유구역은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결국 행정도시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은 근본적으로 국정에 대한 원칙과 비전이 결핍되었기 때문입니다. 수도 이전이나 수도 분할 같은 중차대한 법 제정 때에 민의를 떠받들어야 한다는 하늘같은 진실은 외면하고 당략에 골몰하여 밀실에서 작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정치권은 반성하면서 국익을 위한 토론으로 국론을 결집하려 들기는커녕 당리당략의 장외형 투쟁으로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은 그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몇 초라도 더 나오려는 목적인가요, 토론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인가요? 사실 토론한다고 결론이 날 리도 없고 결론이 예정된 토론은 무의미하다며 빗장을 걸어 잠근 사람도 있습니다. 게다가 충청도가 아닌 곳에서의 더 높은 수정안 반대율은 혹시 ‘MB가 하는 것은 다 싫다’는 대선 불복 심리의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제까지 질질 끌 수 없습니다. 대화와 토론이 단절되고 나라를 말아먹은 조선시대의 사색당파 같은 분열과 갈등의 DNA가 21세기 첨단 미디어를 통해 마구 증식하는 이런 정치 굿 판을 많은 국민들이 증오합니다.

정치인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 행정도시법 존폐 문제를 헌법에 의한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으로 규정하여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상책일 듯합니다. 민심을 위장하며 국론 분열의 원흉이 된 세력들의 입을 닫게 할 방법은 국민 총의를 보여주는 것 하나 뿐이죠. 간접 민주주의가 마비되었으니 이제 직접 민주주의를 가동합시다.

비용도 더 들일 것 없이 오는 6월2일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면 투표장에 두 번 나갈 필요도 없지요. 국민투표로 결정하면 여도 야도 충청도 영호남도 수도권도 모두 국민 총의이니 존중할 게 아닙니까? 한줌의 정치인이 아니라, 온 국민이 역사적인 중대사를 결정하고 책임지자는 말입니다.

민일만 (115.XXX.XXX.186)

옳으신 의견입니다..더불어 4대강사업, 미디어법도 같이 국민투표를하면 좀 더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것같습니다....여론 선도층의 노력이면 충분히 가능할것같습니다...단 세종시만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아전인수격 국민투표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특히 4대강 사업은 꼭 같이해서 정당성을 확보했으면 합니다... 만약 국민다수가 반대하면 절대하면 안되겠지요... 4대강도 미디어법도 세종시도 그렇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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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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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권 (115.XXX.XXX.186)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씀이네요. 요즘 뉴스를 틀기 싫다니까요. 이렇게 간단한 확신을 그렇게 질질 끄니...국가미래를 위해 소신있는 야당 리더는 없나요?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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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 1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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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태 (115.XXX.XXX.186)

비용은 좀 들겠지만 더 이상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방법이지요.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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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 11: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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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Pak (115.XXX.XXX.186)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진리가 승리 할 것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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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5 11: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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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165)

국민투표로 이 난국이 해결된다면
국민은 당연히 하길 바라지요.
그러나 그 결과에 영 자신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밀어부치려 하는 것입니다.
이미 여론 조사 결과도 그 걸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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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3 16: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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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51)

아직은 덜 끓은 냄비 같습니다.이기주의,연고주의를 더 지켜봐야 할때고,국민의 소리를 참고 할 수밖에 없도록 대오각성 할 시간을 정치인에게 우선 줄 때라고 여겨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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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13: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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