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물찻오름 <제주 오름10選>
2010년 02월02일 (화) / 서재철
 
 
제주도에는 산정호(山頂湖)가 8곳 있는데, 한라산 동쪽 사면에 오뚝 솟아있는 ‘물찻오름’도 그중 하나입니다. 깔때기모양의 깊은 굼부리가 형성된 물찻오름은 ‘검은오름’으로도 불립니다. 백록담을 포함한 화구호 중에서 물이 가장 많이 고인 곳으로는 당연 물찻오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물찻오름은 해발 717m이고 비고도 150m가 넘습니다. 오름 전체가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낙엽수림이 주종을 이루나 동쪽 벼랑 쪽으로 상록수가 자라고 있습니다.

‘검은오름’이란 별명은 숲으로 덮여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검은’을 신(神)이란 뜻의 고조선 시대의 말 ‘․ 감 ․ 검’에 뿌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신령스러운 산이란 뜻이지요.

분화구는 바깥둘레는 1,000m이며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화구호의 색깔이 무척 검푸릅니다. 호수의 수심이 꽤 깊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비스런 산정호가 지난 1990년대 크게 훼손된 적이 있습니다. 인근에 송배전선로 철탑을 세우면서 건설회사 인부들이 모터펌프를 이용하여 이곳 호수의 물을 끌어다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 때 원시의 모습이 크게 훼손 되어 현재도 그 옛날의 신비감이 많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때 이 산정호에서 낚시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산 위에서 낚시를 한다는 기사를 보고 육지에서 낚시꾼들이 몰려왔던 것입니다.
원래 물찻오름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버섯 농장 관리인들이 붕어를 사다가 이 호수에 풀어 놓은 것이 세월이 흐르며 자라서 붕어의 낙원이 되었던 겁니다. 물을 빼내자 팔뚝만한 붕어들이 득실거려 인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한바탕 난리를 쳤던 것입니다.

한라산 기슭에 파묻혀 있는 물찻오름은 동식물의 천국입니다. 봄이면 황금빛 복수초를 필두로 각종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숲속에는 박새 등 조류가 많습니다. 인적이 드물고 물이 있으니 노루들이 많이 나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찻오름은 한마디로 평화와 신비가 깃든 오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체칼럼의견(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체기사의견(0)
02월 02일
01월 04일
11월 26일
10월 30일
09월 18일
08월 07일
06월 30일
06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