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함께 쓰러지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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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함께 쓰러지自?

김영환

2010년 02월 10일 (수) 01:44:07

참으로 무신경한 공무원들이 만들었나 봅니다. 아니면 어느 넋 나간 광고기획사가 만들었나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한심하게 느끼는 문자가 눈을 찌릅니다. ‘서울시와 함께 일어서自!’.

어떻게 ‘일어서自!’는 것인지, 한자인 ‘스스로 自’자는 왜 넣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서울시의 알량한 국제화 때문인가요?

얼마 전 서울시는 역사의 고향인 세종로 앞뜰을 휘젓더니 이질적인 석물(石物) 공간을 조성하여 많은 시민들을 경악하게 하고 있습니다. 고풍하고 숙연한 역사성과는 거리가 먼 시설물을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그곳에는 초대형 세종대왕 동상도 곁들여졌습니다. 대왕의 동상이 설치될 때에는 매스컴의 홍보가 요란했지요. 세상에 없는 일을 하는 것처럼…

세종대왕께서 배 밑창에 달라붙는 따개비를 연상시키는 시내버스 측면의 ‘일어서自!’ 광고판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짐이 한글을 창제할 때에도 끈질기게 반대하던 자들이 있더니 아직도 정신 못 차린 후손들이 있군’ 하며 한탄하실 게 분명합니다. 한편으로 세종대왕을 지극히 떠받드는 척 하면서 한편으로는 깔아뭉개는 이중적인 서울시의 작태는 국어를 정말로 중시하는 나라라면 형사범에 해당되는 죄악일 것입니다.

서울시는 이렇게 한글을 붕괴하고 조잡스런 말장난을 치는 데 대해 시민들의 비판과 항의를 분명히 들었을 텐데 여전히 ‘너는 짖어라, 우리는 계속 간다’는 식입니다. 시민과 나라를 위한 봉사가 아니라 독재적으로 군림하는 거만스런 모습이 드러납니다.
‘Seoul, Soul of Asia’를 주장하면서 ‘일어서自!’는 광고 문구를 지하철 화장실 소변기 앞에 붙이면 서울의 영혼과 정체성이 과시된답디까?

말은 정신을 담는 그릇입니다. 서울시의 한글 오염 죄악은 서울시로 끝나지 않고 공포의 신종 플루처럼 사회 각 분야로 언어를 파괴하고 교란하는 전파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금과 마찬가지인 국민들의 텔레비전 수신료로 운영하는 한국방송공사의 드라마는 ’머니 머니 해도 건강이 최고’라는 걸레 쪽 같은 구호로 한글과 세종대왕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방송의 오락(혹은 예능?) 프로그램들도 문제입니다. 영상매체인지 인쇄매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장면마다 설명을 다는데 때로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전통적인 민주국가의 텔레비전 방송에서 이런 문자 과잉을 본 적이 없습니다. ‘부끄 부끄(부끄럽다?)’라던가 하는 것이 일례지요.

‘이럴 水가 없다.’ ‘뭐든지 多 있다’. 이렇게 우리사회 전반에서 물밀듯이 언어를 파괴하는 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 파괴력이 힘을 얻을수록 한글은 침식되고 나랏말은 어지러워집니다.

한글로는 모자랍니까? 아니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려는 것입니까? 훈민정음 창제의 뜻을 오세훈 서울시장 이하 시 공무원들은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문자가 서로 맞지 않아 백성들이 이르고자 할 바 있어도 제 뜻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지라 내 이를 어여삐 여겨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모든 사람이 쉽게 익혀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언어 공해는 정신의 오염입니다. 한글과 국민정신을 오염시키는 데에 연간 20여 조 원의 예산을 쓰는 서울시가 앞장설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는 철없는 네티즌 같은 이러한 망발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세종대왕을 ‘쓰러트리自!’는 음모가 아니라면…

차덕희 (121.XXX.XXX.179)

영어 공용화,퓨젼음식,퓨젼음악 등 세계화로 더욱 심해질 듯 함니다.대세가 그러니 한글을 아름답게 지켜야 하겠지요.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