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3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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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3년 후

김수종

2010년 03월 04일 (목) 02:58:48

최근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이덕일 지음)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 추종자들에 의해 송자(宋子)로 불릴 정도로 주자학의 대가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서인(西人)의 영수로서 파당정치의 장본인이었습니다. 이 책은 송시열이 젊은 날 처음 벼슬길에 오른 후부터 8순이 넘어 사약을 받아 죽을 때까지 그를 중심으로 한 당쟁의 전개 과정을 상세하게 전해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 300년 전의 당파싸움과 요즘 우리의 정치 현실을 대비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도는 왕정에서 민주정치로 바뀌었지만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지배 엘리트의 행동양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는 정치를 욕하지만 그게 너와 나 모두에게 해당되는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송시열 시대에 당파싸움의 실마리가 되었던 중요한 이슈는 왕실의 장례를 둘러싼 예송(禮訟)이었습니다. 왕비가 죽었을 때 그 시어머니 격인 계모 대비가 상복을 1년 입어야 하느냐, 9개월 입어야 하느냐 하는 따위의 문제를 놓고 왕을 포함해 신하들은 편을 갈라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무려 2000년 전 춘추전국 시대의 문헌까지 들춰내며 집권 정파인 서인과 야당 격인 남인이 생사를 걸고 다퉜습니다. 이런 식의 싸움이 수십 년씩 계속되었습니다. 왕의 정서와 이해관계를 만족시켜야 정권을 잡을 수 있었고, 만약 이런 판국에 정권을 놓치기라도 하면 변방으로 귀양살이를 가거나 사약을 먹고 죽어야 했으니 싸움은 필사적이었습니다.
파당정치의 실마리는 제례였지만 그 본질은 파워 게임이었습니다. 제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파 사이 파워 게임의 방편으로 제례논쟁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여야가 싸우고, 집권여당 내부에서도 싸우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싸우는 것을 보면 마치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원수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 정당 사상 아마 이렇게 이슈 하나를 놓고 집권 여당이 내분을 표출한 적은 없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송시열 시대에 집권 정파였던 서인이 다시 노론(老論)과 소론(少論)으로 갈려 당파싸움을 했던 것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세종시 논쟁을 아주 부정적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시열 시대의 제례논쟁보다는 지금의 세종시 논쟁이 훨씬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세종시 원안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과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수정안은 국가경쟁력과 효율성이라는 과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3년 후 세종시의 모습을 그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가 부작용을 무릅쓰고서 수정안을 관철한다 할지라도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가 가만있게 될까요? 야당후보는 물론이고 박근혜 의원이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세종시 공약은 다시 나올 공산이 큽니다. 만약 이번 내분에서 박근혜 전대표가 정치적 자산을 몽땅 잃어버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3년 후 세종시 논쟁은 다시 살아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문제의 정치적 미래를 옳게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김완준 (121.XXX.XXX.62)

원안의경우 지역 균형발전이된다고 확신할수 있을가요 행정부처를 갈라놓고 국가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할수 있을까요 후자가어렵다면 전자도 어렵다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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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08: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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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90)

의미 없는 정치적 명분 보다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원언대로 세종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국민의 반수가 몰려있는 수도 서울은 더 이상 효율적으로 발전 할 수 없습니다. 서울 땅값이 천정 부지로 치 솟는 것만 좋아할 것은 아닙니다. 좀 더 긴 안목으로 전국민 전국토가 골고루 발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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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6 00: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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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39)

일사 부재리의 원칙이 희미 해졌지요?.3년 뒤의 잠금 장치로는 국민투표로 정하는 방법 밖에 없는듯 함니다.안타깝습니다.협의체 구성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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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13: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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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121.XXX.XXX.62)

기자님... 세종시에 관한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주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한시간 30분 거리의 도시로 행정부처좀 옮기는게 무슨 큰 문제인지 개탄스럽습니다. 8개 부처가 간다고 지역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굳이 그 8개를 붙잡아 두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도 그렇구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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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03: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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