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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를 내려오며
이상대 2010년 03월 15일 (월) 00:39:51
올라가는 것이 점점 어렵고 힘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올라갈 길을 확인하는데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하였습니다. 그 만큼 가파른 언덕길이었습니다. 게다가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으로 좁은 산행로가 매우 복잡하였습니다. 그러니 힘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헉헉거리면서 무슨 길이 이렇게 험하고 힘이 드는가 하고 푸념을 하였더니 ‘깔딱 고개’라고…

어느 산이나 올라가는 데 힘이 드는 곳을 흔히 ‘깔딱 고개’라 하던데 여긴 ‘백운대 깔딱 고개’라 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염초봉 아래를 지날 무렵에는 눈이 녹아서인지 아니면 누군가 암벽을 올라가면서 잘못 건드렸는지 돌이 떨어졌습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요란하였는지 매우 놀란 나머지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나중에 지나면서 확인하니 어른 머리 크기 만 한 돌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그렇게도 크고 요란한 소리를 내다니! 모두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곤 하였습니다. 아마 매우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가속도가 붙고 그러면서 크고 요란한 소리가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가쁜 숨을 내뿜으며 드디어 위문에 당도하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가는지 머리가 혼란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자주 오는 사람이 하는 말, 그래도 이건 약과라나…

뒤처진 일행이 다 오도록 기다렸다가 백운대를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가끔 많은 사람들이 몰리거나 내려오는 사람이 있을 때는 올라가기를 멈추기도 하였습니다.

좋은 경치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고 여기저기서 찰칵~하는 소리가 더 없이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정상에 올라서니 모든 게 발아래. 백운대를 오르는 내내 중압감을 느끼게 하던 거대한 인수봉이 저만치 아래에 다소곳이 서 있는 것이 우습게 보였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 백운대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있는 강화도와 영종도 등 서해의 섬들도 보인다 하였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그런 행운은 놓치고 대신 발아래에서 읍하고 있는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원효봉, 염초봉 등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여야만 하였습니다. 아직도 응달엔 잔설이 넉넉하게 남아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하였습니다.

백운대 전체가 바위 덩어리인데다 경사도 만만치 않아 오르내리는 것이 다 힘들었지만 특히 내려올 때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이 많아 조심조심하다 보니 생땀이 흐르기도 하였습니다.

만경대를 좌로 한 능선 길로 대피소와 중성문을 거쳐 하산을 하였는데 눈 녹은 물이 흐르는 것은 물론 잔설이 곳곳에 널려 빙판에 가까운 곳이 많아 상당히 조심을 하여야 하였습니다.

올라오면서 올려다보던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에 새로 선명히 드러난 노적봉을 내려다보며 내려가는 길은 어느 쪽을 바라봐도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예전 학교에 다닐 땐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평야가 적다 해서 안타깝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요. 요즘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줄지어 산을 오르내리며 심신의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을 보면 이것도 하늘이 내린 복이 아닌가, 산을 좀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절경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다보니 건전지가 말썽. 몇 컷은 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걷다보니 어느새 북한동 마을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코를 유혹하는 냄새 속에 정겨운 담소를 나누는 산꾼들을 바라보며 오늘의 산행을 즐겁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글쓴이 이상대님은 경북 영주 태생의 농업인입니다.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88년 가을부터 전북 무주에 터를 잡아 자연 속에서 자연인으로 마음 편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처음엔 가축, 주로 염소를 방목 사육하다가 정리한 후 지금은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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