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균형_(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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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균형

김영환

2010년 05월 12일 (수) 02:38:44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군대의 매너리즘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분단상태의 휴전국가라는 사실을 우리들은 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계속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어도 안보의식이 풀어지고 있다면 일대 광정(匡正)이 불가피하죠.

그런데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는 그 국민이란 누구인가, 정치인들을 죄다 포함한 국민인가, 아니면 그들을 제외한 국민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는 일반 국민들보다는 그들의 안보의식 무장을 해제하도록 유도한 지도자나 정치세력의 탓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2000년대 초에 서점가에 등장했던 일본인 저자의 ‘서울이 평양 되는 날’이라는 책은 당시 만연하기 시작한 남한의 그런 분위기를 반영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지도자들의 행태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육군대장 출신의 노태우 대통령은 비핵화를 선언하여 국가안보의 선택지를 아무 대가 없이 없애는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전시작전권 환수도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안보환경을 고려하면 2년 뒤의 전작권 환수는 걸핏하면 불바다를 들먹이는 북핵 위협 앞에서 시기상조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숱한 예비역 장성들의 전작권 환수 연기 주장을 외세 의존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자주국방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태우 정권은 북핵 개발을 막기 위해 1991년 11월 먼저 비핵화를 선언하고 북한을 끌어들여 1992년1월 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에 서명했죠. 그러나 1년 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했고 파키스탄 등 외국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북핵 협상은 거의 20년, 6자 회담은 7년이 되어갑니다. 북한의 시간만 벌어준 셈이죠. 김영삼 정권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외과 수술식 타격’에 반대하여 북핵 개발의 동력을 유지해주었습니다.

김대중 정권은 평양에서 김정일을 얼싸안는 6.15선언으로 한반도에 진정한 해빙무드를 조성하는 듯 했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그 때부터 북에 준 수십억 달러의 원조는 핵무기 위협이나 노동미사일 개발로 되돌아왔다고 할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북한은 핵개발 능력이 없다. 대북지원금이 핵개발로 악용된다는 얘기는 유언비어다. 북한이 핵을 개발했거나, 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지금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는 2차 연평 해전 발발 다음날 일본에서 빨간 넥타이를 매고 천황부부와 함께 월드컵 결승전을 구경하면서 ‘월드컵 외교’를 벌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군대 생활 3년은 썩는 세월이었다고 하여 신성한 병역의무를 능멸하고 국가안보를 폄하했습니다. 미국 순방 중에는 “북한의 핵무기가 자위적 수단이라는 데 일리가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지척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사정거리 수천 킬로미터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해도 ‘우리를 공격할 리 없다’며 태연히 잠자는 대통령이야말로 안보의식 해이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국방을 경제의 종속개념인양 착각하는 것 같은 이명박 정권에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해마다 9%씩 증가하던 국방예산을 3%로 깎았다”고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안보의식의 해이라는 것입니다.

국가안보 요직의 병역 미필자들도 국가안보 의식강화에 득이 될 리 없죠. 솔직히 그들이 그 자리에 앉기 전에 국가안보에 대해 뭘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사후약방문으로 급히 안보총괄점검회의라는 걸 만들었는데요. 우리 헌법 91조엔 국가안전보장회의라는 기구가 있죠. 이런 걸 반드시 존속시켜 발전시켜야 했습니다. 안보는 경제를 포함한 모든 것의 기초입니다.

최근의 천안함 폭침은 태평성대로 착각해온 위정자들의 국방의식에 준엄한 경고를 내렸습니다. 확증이 없어 추정으로 끝나 영구미제가 될 지도 모르지만 이는 그간 북한의 위장평화전술에 안보의식이 몽롱해진 정치인과 일부 언론인 종교인 교수, 사회 단체들에 대한 중대한 경고라고 봅니다.

사실 우리의 주변상황은 엄혹하여 안에서 두 패로 나뉘어 다툴 여유가 없습니다. 이웃 나라의 접경해역에서 46명의 해군 장병 목숨을 앗아간 초계함 폭침 사건에도 ‘(북한 소행으로 몰고 가는)각국 언론의 추측’이라고 일소에 부치는 중국은 우리에게 두 얼굴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관광객들이 아무리 몰려가고 경제적으로 아무리 가까워져도 우리가 기대하는 남북한 문제해결의 지렛대 노릇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말입니다.

안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특수군 18만 명에 핵무기까지... 핵 개발을 하면서도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북한은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남한 역시 북한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최후의 억지력인 핵 개발 수순을 밟는 것이 전시작전권 환수보다 국가안보에 더 시급하지 않을까요?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요체는 “나는 무기가 없다”며 두 손 들고 벌거벗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대등한 타격을 가할 공포의 균형을 유지해야 자주국방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핵 군비는 신뢰양성조치를 통해 축소해나가는 것이죠.

서병규 (119.XXX.XXX.235)

범죄 영화를 보면 살인자가 그 범행을 숨기기 위하여 자신의 지문을 지우고 피살자의 손에 흉기를 쥐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천안함 조사진행 상황을 보면 폭약이 어느 나라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있는 모양인데 오랫동안 준비해온 계획된 도발이라면 자국산 무기로 공격을 했을 거라고 추정하는 그런 시각은 앞서 예를 든 그 흔한 범죄영화도 보지 않고 접근하는 순진한 태도라 생각됩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안보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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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1: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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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67)

1인 장기집권으로 끈임없는 테러를 일삼아 온 북한의 대남공작의 전술과전략은 변함이 없는데 우리는 너무 빨리 행태를 잊어버림니다.대통령 중임제 아래서는 조금 더 낳아지지 않을까요?대통령마다 일관성이 없어서요.북한은 빨찌산 1세대들이 살아있어 그들을 무시 못한다 하는데,우리도 국군1세대의 고견을 받아 들이는 쪽이 있어야,,,.연세에 밀려 사라지지 않으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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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1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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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174.XXX.XXX.104)

읽고 또 읽으며 공감합니다.
외국에서 국내를 바라보는 시각과 한국 내에서 국민 스스로 바라보는
안보의식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동족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까지의 북한의
행태를 보면 앞으로도 통일이 어려울 만큼 믿을 수 없습니다.
정치권 뿐 아니라 국민들의 해이해진 의식이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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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08: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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