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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명가 변대규-승효상
이석봉 2007년 03월 15일 (목) 12:11:21

 

   
 
 

▲ 휴맥스 : 분당사옥

 
 
휴맥스란 회사를 아십니까?
벤처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간주되는 곳입니다.
이곳이 최근 사옥을 새로 지었습니다.
이름은 휴맥스 빌리지. 회사라기 보다는 마을의 이미지가 물씬 묻어납니다.

건물이 진짜 그렇습니다.
총 12개층으로 이뤄졌는데, 각 층 마다 나무와
물과 돌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층마다 표정이
다 다릅니다.
그동안 오피스 빌딩하면 모든 곳이 같은 구조인 천편일률과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와,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둘러보는 사람들은 감탄에 감탄을 자아냅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걸작’이라고.



일본에 가면 롯본기힐스라는 명물이 있습니다. 이곳은 투어 코스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주제는 ‘도시는 하늘로’입니다.
옆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건축기술의 발달로 위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오히려 녹지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배경아래 만들어졌고, 건물이 이뻐서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휴맥스 빌리지는 규모는 롯본기 힐스 보다 훨씬 작습니다.
10분 1이하.
하지만 주는 감동은 더 큽니다. 건물이 훨씬 살아있습니다.


   
 
 

▲ 건물의 입구

 
 
주인인 휴맥스 변대규 대표로부터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을 듣게 됐습니다.
“건물은 도시의 활력소입니다. 매일 보는 건물이 보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물한다면 도시는 생기를
띠게 됩니다. 기업의 책무 가운데 하나는 좋은 건물을
사회에 남기는 것입니다. 명품 건물은 나중에 문화재로
후손들한테도 재산이 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건물을 지어줄 작가로 만난 사람이
승효상 선생입니다.  두 사람은 이전에 이미 상대를
아는 知音의 관계였습니다.

승 선생이 건축가로는 처음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게 됐으나 비용이 부족해 안타까워할 때 변 사장이 선뜻 거들어준 인연이 있습니다.

변 사장이나 승 선생 두 사람 모두에게 이번 건축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경차 만든다고 고급 승용차도 잘 만들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변 사장은 검증되지 않은 잠재력을 믿고 기업의 상징이 될 사옥을 맡겼습니다.
승 선생도 그동안 집과 소규모 건물은 몇 채 지었으나 1만평이 넘는 대단위 건축물은 처음이었습니다.

한국의 건축가들은 실력은 있지만 대규모 건물은 질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정부 발주 물량은 작가 정신이 발현되기 어렵습니다. 입찰할 때 작품성은 뒷전입니다. 건설사 주도로 입찰이 진행되는데 이 경우 건축가들의 의사는 무시되기 일쑤여서 선수들은 아예 여기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정부 건축물들 가운데 ‘작품’을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합니다.


   
 

 

▲ 건물 내부의 모습

 
 

대기업들은 이런 사정을 알아 경험없는 국내 건축가들에 맡기기 보다는 ‘뽀대’나는 외국인들에게 맡깁니다. 모 재벌의 미술관이, 최근 모 통신회사의 서울 중심가 빌딩이 그랬고 그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다보니 실력은 있어도 입증할 기회가 없는게 ‘불쌍한’ 우리네 장인들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휴맥스란 중견기업이 파격적인 일을 한 것이고, 그 결정을 한 변대규 사장은 혁명가라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혁명의 요란함과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조용한.

작품을 의뢰받은 승 선생도 녹록치는 않은 인물입니다.
설계 수락의 첫 마디가 “Don’t touch!.”
돈만 대고 건물의 외형이나 내부 모습 등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말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나중에 후손들에 남겨질 유산이 될 건물인데, 모르는 사람이 이러쿵저러쿵하면 국적불명의
짝퉁이 된다는 것이죠.

상식선으로 보면 말이 안됩니다.
내 돈 내고, 내가 집짓는데, 주인은 입 꼭 다물고 지켜만 보라니…

속 터질 일이지만 선수는 선수를 안다고 할까요.
변 사장은 동의했고,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휴맥스 빌리지가 탄생한 것입니다.

명품이라면 건축비는 어떨까요?
정부 건축비가 최근 평당 1천만원내외라는데 반값에 못미칩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경제성도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요?

가 보십시오. 화려하지 않으면서 자기 색깔을 지니고, 보면 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명품’입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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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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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사랑 (58.XXX.XXX.250)
저도 회사 사옥을 구상중인데 한 번 가서 보고와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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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4 11: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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