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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보내는 ‘죽음의 바람’
김수종 2007년 03월 16일 (금) 11:36:35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세 종류의 바람을 매년 ‘선물’로 받습니다. 첫째, 봄마다 중국은 황사 바람을 한반도로 불어 넣습니다. 둘째, 여름이 되면 오존 바람을 황해 너머로 보내옵니다. 셋째, 사계절 가리지 않고 산성비 바람을 보냅니다. 드라마 몇 편의 히트로 중국에 한류바람이 분다고 좋아하는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한류가 중국에 즐거움을 주는 동안 중국은 우리에게 죽음의 바람을 보내는 것입니다.

황사 바람은 우리가 가장 겁내는 선물입니다. 한반도에서 5천㎞나 떨어진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불어오기도 하고, 가까운 만주에서 느닷없이 생성되기도 합니다. 해마다 점점 많은 황토를 첨가하여 보냅니다.

올해는 황사바람이 유난히 많을 거라는 예보가 있으나 정작 오지는 않았습니다. 황사바람을 가장 열심히 빚을 때가 4월이니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 황사바람이 우심할 거라고 소문이 났으니 제발 이 속담이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존 바람은 은근히 무섭습니다. 베이징, 텐진. 상하이 등 대도시를 달리는 자동차가 오존 바람의 원흉인데 황사바람처럼 티를 내거나 요란스럽지는 않게, 질소산화물(NOX)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황해바다를 건너옵니다. 추울 때엔 힘을 못 쓰고 사라지지만, 뜨거운 여름날 햇볕을 받으면 곧 오존으로 변신해 사람 몸에 해를 끼칩니다.

오존 바람은 아직은 약합니다. 중국거리를 달리는 자동차가 5천만대, 1억대, 1억5천만대로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오존 바람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산성비 바람은 사시사철 불어오니 더욱 골치 아픕니다. 이 바람은 중국의 공업단지에서 만들어집니다. 산성비바람도 일단 황산화물 상태로 변장하여 한반도에 다가오는데, 비구름을 만나면 본색을 드러내어 산성비를 뿌립니다. 잘 알려진 바처럼 산성비는 식물성장에 치명적이며 수풀을 말라죽게 만듭니다. 며칠 전 국립환경과학원이 한반도 해상에서의 이산화황 평균농도가 태평양 지역보다 최고 10배나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그게 산성비의 농도를 얼마나 높이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불안합니다.

중국의 석탄은 황성분이 유독 많은데 화력발전 등 산업연료로 거의 석탄을 씁니다. 세계 전문가들은 2010년에 중국은 세계최대의 산성비 수출국이 된다고 말합니다. 과거 미국 오대호 공업지대에서 나온 이산화황이 동부 캐나다에 산성비를 내리게 하여 숲을 절단 낸 일로 국제 환경분쟁이 있었습니다. 중국 때문에 우리 북한산이나 설악산 숲이 산성비로 다 죽는다면 얼마나 큰 충격이겠습니다.

이 세 종류의 바람은 점점 악화될 것입니다. 사막도 늘어나고 공장도 많아지고 자동차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이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비를 피하고 마스크를 쓰며 살아야 할까요?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세워 국민을 보호해야 합니다.

환경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999년부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여기서 황사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협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성비바람과 오존바람에 대해선 신통한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건강권, 나아가 국민의 행복권이 달린 이 문제를 위해 정부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환경부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닙니다. 정상회담에서 줄곧 거론해야할 아젠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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