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에게서 공개사랑 받은 법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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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에게서 공개사랑 받은 법사위원

고영회

2010년 07월 19일 (월) 01:23:58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7월 8일 ‘좋은 법률 만들기 10만원 후원 안내’라는 제목으로 회원들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법사위원)들을 후원하라는 취지로 공문을 보내면서 “국회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고 조력하는 것은 대한민국 최고의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변호사 자격자가 법사위 위원이 되면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고, 다른 자격자들에 비해 우리 회원들의 후원도 사실상 전혀 없으므로 변호사는 물론 비변호사인 국회의원도 법사위 활동이 크게 부담된다.”라고 설명했고, 이어서 “전국의 변호사 수가 약 1만 1,000명, 모든 회원이 해마다 각 10만 원씩 후원금을 낸다면 변호사들이 내는 후원금만 1년에 11억 원이고, 개인 기부 후원금은 연간 10만 원 한도 내에서 전액 현금으로 돌려받기 때문에 금전 부담도 없다.”라면서 후원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한편, 6월 30일 변협 임원들이 법사위원 6명과 간담회를 했다는 기사가 7월 5일 자 대한변협신문에 실렸습니다. 간담회에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해 주는 것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라고 법사위 분위기를 전하자 변협은 곤란하다는 반대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변리사 소송대리권 관련 법안 말고도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변리사 자격과 세무사 자격을 없애라는 법안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변협은 법사위원과 간담회를 한 뒤 회원들에게 법사위원들을 후원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지요. 변협도 여러 이익단체 가운데 하나로 자기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을 뭐라 하긴 곤란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내붙인 이유가 엉뚱합니다.

변호사가 법사위원이 되면 변호사 일을 할 수 없으니 법사위 활동에 부담이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국회의원이 되면 의원으로서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데 돈 버는 일도 열심히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변호사 일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나경원 의원이 어느 법무법인에 적을 두고, 고승덕 의원이 광주지방법원에 나타나 변호사로서 전력을 다할 것이라 말한 것이 신문에 보도되었던 것’을 보면 사실과 다릅니다.

변협이 법사위원만 골라 후원하겠다는 이유는 미뤄 짐작할 만합니다.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면 담당 상임위가 법안의 내용을 심의하고, 각 상임위를 거친 모든 법은 법사위로 넘겨져 '법령의 체계와 자구의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국회법 86조). 법사위는 법령 체계와 자구만 심사하는 것이니 법령의 내용을 건드려서는 안 되는데 실제는 내용까지 손대고 있어 다른 상임위의 심기가 불편합니다. 상임위 위에 법사위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죠. 옛날부터 법사위원은 변호사 출신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변호사 직역을 건드리는 법안은 법사위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법사위는 변호사 직역을 챙기는 곳이냐는 비난이 끊임없지만, 법사위의 태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법사위에서 알아서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법사위가 버티고 있는데 가장 힘센 전문가단체인 변협이 아예 드러내 놓고 법사위를 후원하자고 나온 것을 보면 사정이 급하고 명분도 논리도 약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공개리에 구애신호를 받은 법사위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변협과 간담회를 했으니 변리사회, 세무사회, 법무사회 같은 여러 단체에서 간담회를 요구하면 그때마다 들어줄까요? 형평을 생각하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공개리에 구애를 받았는데 이것이 법령심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국회의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청렴하여야 하며,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심의대상 안건이나 국정감사 또는 국정조사의 사안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때에는 이를 사전에 소명하고, 관련 활동에 참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얼마나 충실히 이 규정을 지켜왔고 앞으로 잘 지킬 것인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헌법 46조에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당연한 얘기까지 헌법을 찾고 규범을 찾지 않도록 행동해 주길 부탁합니다.

전광출 (111.XXX.XXX.162)

아, 그렇군요. 변호사출신 법사위원은 변리사법 등이 변호사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관련된 "심의대상 안건이므로 이를 사전에 소명하고, 법안심의에 참여해서는 안되는 군요". 이번 기회에 이 윤리실천규범을 지켜달라고 요구합시다. 너무 당연한 것인데,,변호사에게 변호사직역에 관한 법안을 심사하게 하는 것은 원고에게 피고를 재판하게 하는 것과 똑같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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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0 1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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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법률전문가라고 자처하면서, 모르고 그러는 건지, 알면서 그러는 건지 원... 정의보단 자기의 이익이 앞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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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1 13: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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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35)

고영회 부회장님! 더위에 노고 많습니다. 말씀하나하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는데 현실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배운 자일수록 관용과 겸손의미덕을 보여야하는데 변협과 법사위의 옹졸한 집단이기주의는 선진국진입에 커다란 장애라할까요 ?
고부회장님의 메아리가 울려펴지길 빌면서 용기를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유 희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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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15: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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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매번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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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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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응 (118.XXX.XXX.243)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거친 모든 법령에 대해 “법령의 체계와 자구 심사를 한다”지만 종종 그 범위를 넘어서서 변호사 직역을 건드리는 법령의 통과를 막는 기능을 한다면 차라리 법사위를 없애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균형있는 사회 발전을 위해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변리사, 세무사 자격이 주어지는 법령 폐지는 이루어져야 하며 한 발 나아가 변리사, 세무사도 변호사와 동등한 수준으로 법령 개정이 이루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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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14: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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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그렇습니다. 법령 체계와 자구 심사를 위해서라면 굳이 법사위를 둘 필요가 없죠. 자구 심사를 위해 각 상임위마다 전문위원을 두거나 통합하여 법률전문위원단을 두어 해결하면 될 일이죠.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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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20: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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