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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국력입니다
여호영 2010년 07월 23일 (금) 07:14:01
수학은 국력입니다. 대 잠수함 작전은 수학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적 잠수함의 침투 코스는 수학적 논리로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대 잠수함 작전에 수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천안함 피격 당시 수학이 없었습니다. 적 잠수함의 어뢰공격이 확률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았다면 운항속도를 그렇게 낮추질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사회는 민주화 이후 정치적 포퓰리즘에 감염되어 있습니다. 사교육비를 줄여준다고 수학의 학습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수학의 어느 부분은 피할 수 있는 선택과목처럼 되었습니다. 수학은 골치 아픈 과목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수학이 중요시되는 교과목으로 구성된 것이 이공계입니다. 수학을 싫어하니 이공계로 진학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우수인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한국사회의 큰 변화에 기인합니다. 민주화, 경제적 성장, 인터넷의 생활화, 고용 없는 성장, 개인화 및 개성 중시, 탄탄한 기관의 ‘직장안정적’ 일자리 탄생, 개인 전문직의 사회적 인정, 주 5일근무제 등이 이공계에는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의 원인과 근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려는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은 집중한다든지 골치 아픈 일들을 피하고 싶어합니다. 서울 근교의 직장도 싫어합니다. 이런 현상들이 이공계 선택에서도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논산훈련소의 목표는 병(兵) 기본 동작의 완성입니다. 대학, 특히 이공계를 길러내는 대학의 목표도 이처럼 명확하고 간단해야 합니다. 1980년대 이후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학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교수는 이공계 기피에 대한 대안 개발과는 상관없는 연구논문 편수 부풀리기 등 교수 실적 쌓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목표가 교육을 받은 대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바로 산출물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산출물을 요구 받든 이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어 결국은 목표의 산출물을 이뤄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느 특정 도구에 숙달된 사람이기보다는 어느 도구나 필요한 만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오브젝트를 가르치기보다 클래스를 가르쳐야 합니다. 단편적 응용기술의 습득에 연연해서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이공계 대학의 목표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지식과 인프라의 획득에 둬야 합니다

격벽(隔壁)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관리직과 기술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이공계의 특징, 아니 프라이드 중 하나는 이공계는 관리직이 될 수 있으나 비 이공계의 관리직은 이공계의 고유 업무를 맡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이공계들이 관리직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해 조직 내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수학과 과학 등을 기초로 한 이공계 학생들은 장차 관리직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도량을 평소에 갖춰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까지 대학이 해소해 줄 수는 없습니다. 비교과(특별활동 등) 과정을 통해 미래를 충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스펙 쌓기는 이공계를 더욱 황폐하게 만들 것입니다. 문제 해결에 종합적 시각으로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검증과 확인을 받을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합니다.

재계 5대 그룹 중의 한 그룹은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3 수준의 수학과 과학 지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이공계의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공계 출신만이 이공계의 영역에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 이공계가 이공계의 업무를 관리 감독할 수 있습니다. 최적의 해법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을 비 이공계가 도와 줄 수도 있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 중에는 이공계와 비 이공계 간의 교차 업무 진입에서 비 이공계가 성공적이라는 면이 있습니다. 1970년대에 비해 4년간 취득학점이 20여 학점 줄어들었습니다. 줄어든 최소 졸업학점의 영역도 학점 취득하기 쉬운 과목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가 이공계 학생들이 졸업 후 관리직 업무를 보임 받았을 때 어떻게 될까요? 이공계 선배들이 직업 전선에서 밀리니까 후배들이 그 쪽을 기피하게 됩니다.

시장은 항상 옳습니다. 그러나 채용시장에서도 그런가요? 이공계 출신 신입사원에 대해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들은 병 기본동작을 익히고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것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앞으로 지속발전 가능성을 보여 줄 것입니다. 직장에서도 신임 이공계들에게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인턴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각 조직에서 최근 2년간 신규 임용한 직원의 수 정도의 인턴을 상시로 개방해야 합니다. 인턴 경험을 가진 이공계들은 졸업 전 어떤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 알찬 이공계가 탄생할 것입니다.

이공계의 핵심은 문제 해결에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설계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공계 교과과정에 종합 설계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과목 및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실습 기회가 제대로 주어져야 합니다. 설계는 선택들의 집합입니다. 선택을 위한 대안들 간의 가치평가기준을 길러줘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공계 교과목들 간의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며 종합설계과목의 교과 운영이 부실한 상태입니다. 이공계들의 종합 설계능력이 부실함은 바로 이공계 출신이 굳이 있을 필요를 못 느끼게 만들어 비 이공계로 대체하게 됩니다.

이공계로서 졸업 10년차 내외인 중견급 인재들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관련 지식들을 재구조화하는 기회를 갖게 해야 합니다. 이공계 대학들의 커리큘럼을 개편해야 합니다. 종합설계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각 교과목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되도록 재편하고 이를 엄격하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품질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은 커리큘럼을 품질 있게 운영하는 교육집단을 발굴하여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해외 인턴 지원 프로그램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병역 혜택, 장학금 등의 정부 지원은 이공계 발전을 왜곡할 뿐입니다. 이공계 교수들의 재교육도 필요합니다.

수학교육의 재편이 필요합니다. 4지 선다형 수학 교육이 문제입니다. 슬로 씽킹(slow thingking)에 의한 수학이 필요합니다. 수학이 손에 들어오면 물리가 다음으로 손에 잡힙니다. 수학은 가장 재미 있는 과목입니다. 이를 가장 골치 아픈 과목으로 만든 것은 교육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개념과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기반 과목들의 고착형 지식으로는 고도의 응용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공계의 입학정원이 너무 많습니다. 정원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이공계의 미취업자들을 보면 대학이 불량품을 양산하여 팔리지도 않는 공산품을 방치하다시피 야적해 놓은 것과 같아 보입니다. 대학이 우선 바뀌어야 합니다. 줄어든 이공계의 정원 안에서도 종합설계 능력을 보유한 제대로 된 이공계 군과 도구의 숙달로 업무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인재군의 상하로 분리되어야 합니다. 상하 중 하나로 구분될 수 없는 이공계는 비 이공계열 군과 복수전공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해야 합니다. 대학의 이공계가 더 이상 불량품 양산의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대접이 달라져야 합니다. 지하철 역사에는 지하철 공사 책임자들의 이름이 동판으로 걸려 있습니다.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우대 차원이라기보다는 향후 이곳에서 하자가 발생하면 바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임을 알리고 있는 듯합니다. 인질로 잡혀 있는 모양새를 띠고 있습니다. 이름이 동판에 남을 예정이니 하자를 발생시키지 말고 잘하라는 격려 차원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도로를 설계한 엔지니어의 이름을 그 도로명으로 붙이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우대 문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싱가포르의 조그마한 관광용 도로의 이름이 스탠리 로드입니다. 그 도로를 설계한 엔지니어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치유하는 방안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이공계의 학생, 대학의 교수, 이공계 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장의 구성원 모두가 각자 자신의 책무와 역할을 미래지향적으로 혁신함으로써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고려대 공대 졸. 숭실대 대학원 석ㆍ박사(소프트웨어 공학기술). 정보처리기술사, 정보시스템 수석 감리원. 현재 IT감정서비스 펌 (주)지아이에스 대표. 고려대ㆍ안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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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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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전공자들의 시야가 좀 좁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일까요? 이 글을 읽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이공계 기피는 학생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순수과학 우대 혹은 진작 정책을 폐기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기초 과학이 살아야 과학적 사고가 가능해지고 그래야 사회의 합리적 운용이 가능한데, 우리나라 정부에선 돈 버는 학문, 즉 학문 아닌 학문만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런 정부와 그런 정부 정책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교육받는 아이들이 이공계 기피를 하는 게 어째서 그 아이들 잘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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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2 09: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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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174.XXX.XXX.104)
공감합니다.
쉽고 안이한 길로 가려하는 현 세대의 세태가
문제입니다. 대책이 있어햐 하겠지요.
인재를 길러야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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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20: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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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96)
문과와미술에 소질이 더많은 수학과 학생이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들어가서 4년을흘려 보냈지요.
시간낭비로 여겼는데 그렇지만은 아니더군요.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워주었고...분별력을 얻게해서 이 학문과 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며 사는 초로의 아주머니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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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3 19: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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