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세스쿠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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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세스쿠의 교훈

김영환

2010년 07월 29일 (목) 01:25:08

지난 7월21일 외신은 차우세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의 유해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유족들이 진정해온대로 그의 무덤을 파헤쳐 DNA 표본을 추출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루마니아는 체조 요정 코마네치와 ‘25시’의 작가 게오르규의 나라죠.

차우세스쿠는 1989년 성탄절, 루마니아 시민혁명이 일어난 지 열흘도 안 돼 그의 처 엘레나와 함께 체포되어 사흘 뒤 특별 군사재판에서 국민경제파탄과 대학살 등의 죄목으로 총살형을 받고 처형되었습니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개혁과 개방을 선언하면서 민주화의 도미노로 동유럽 모든 나라가 무혈 민주혁명을 달성했지만 루마니아만은 1,1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예외였습니다.

그해 12월16일 티미소아라 시에서 헝가리 출신 반체제 개신교 목사인 라스즐로 토케스에 대한 처분을 두고 일어난 신자들의 집회는 학생과 노동자들이 가담하면서 곧 공산주의 독재 타도와 차우세스쿠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었으며 수도 부카레스트로 번졌습니다. 티미소아라 시의 유혈 참극으로 한반도 넓이에 인구는 2,100만 명에 불과한 이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혁명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을 때 차우세스쿠는 이란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그는 10만 군중을 모아놓은 연설에서 “시위하지 말고 집에 돌아가 성탄절 파티를 즐겨라”고 했답니다. 파티는커녕 식용유도 부족한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 것이죠. 관제 시위에 동원된 노동자들도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합세했습니다. 폭정에 대한 염증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시위대가 대통령을 향해 밀려오던 12월22일 급히 동원한 4인용 헬리콥터에 차우세스쿠를 포함한 측근 등 6명이 탑승해 도주를 꾀했습니다. 조종사는 교외에서 다른 비행기로 갈아탄 뒤 기체 고장을 핑계로 길가에 그를 내려놓았고 ‘히치하이크’에 의존해 인근 농업기술센터로 간 그는 감금된 후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12월25일 ‘정치적 살인’이라는 비판을 낳은 2시간의 재판 뒤에 그는 부인과 함께 총살된 후 심야에 파묻혔습니다.

2005년 그의 딸이 아버지의 시신이 진짜인지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암으로 세상을 떠나 차우세스쿠의 사위와 아들이 소송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법원의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보도진이 배제된 가운데 실시된 이날 유해 발굴 작업에서 사위는 ‘짙은 빛깔의 코트와 상·하의에 난 총탄 구멍으로 보아 장인이 맞다’고 말했답니다.

25년간 집권한 젊은 시절의 차우세스쿠는 친소 정책을 취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걸어오면서 ‘프라하의 봄’으로 부르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화를 소련이 무자비하게 탄압하자 이를 비난하며 바르샤바조약기구 군의 파병을 거부한 다소 합리적인 공산권 국가 지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대외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사이에 급증한 110억 달러나 되는 외채를 불과 몇 년 새에 자신의 목표보다도 앞서 1989년에 다 갚는 과욕을 부려 혁명 전야의 민생은 아주 피폐해 있었고 민심의 이반은 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외화를 벌기 위해 식량과 의복은 물론 전기까지도 수출하여 심야에 정전이 잦았고 차우세스쿠 일족을 찬양하는 유일한 텔레비전 방송국조차 하루에 2시간 정도 밖에 방송을 못했다고 전합니다.

차우세스쿠가 철권의 독재자로 변한 것은 1971년 중국, 북한, 월맹 등 동양의 공산 독재국가를 방문 한 뒤라고 합니다. 독재자 개인숭배의 악습과 나라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건조물의 허영심을 배운 것이죠. 펜타곤 (미 국방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이라는 인민궁전을 세웠고 개인숭배 의식을 강요했습니다.

차우세스쿠 시신 논란을 보면서 3대를 승계하려는 북한 공산독재체제는 언제 종식되어 북한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지 궁금합니다. 민주화의 원동력은 민중의 깨어남과 권력의 심부에서 역사의 흐름을 인식하는 자의 존재입니다. 루마니아 혁명으로 차우세스쿠 독재를 붕괴시킨 데에는 차우세스쿠의 명령을 거부하고 폭동진압 대신에 군을 병영으로 복귀시킨 빅토르 스타쿨레스쿠 국방장관이 있었습니다.

북쪽은 막막해 보입니다. 북한에서 자주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기는커녕 남한에서 북한은 참 잘하고 있다고 찬양하는 식의 친북 인간들이 득실대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 3년을 썩었다’라고 말한 대통령이 존재했는가하면 군대를 살인집단이라고 비하하며 학생을 세뇌하는 듯한 여교사가 공영방송인 교육방송에서 ‘스타 강사’로 설치는 세상입니다. 한마디로 통일·안보 의식이 결핍된 것이죠.

이런 판국에 외교통상부 장관이 종북 젊은이들을 겨냥해 “민주주의의 좋은 것만 누리지 말고 희생도 알아야 한다.”, “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살아라”는 요지로 발언하자 망언이라고 벌떼같이 좌익 언론들이 공격합니다. 사실 이 말은 장관이 아니라 체제수호의 책임을 누구보다 크게 짊어진 국군통수권자가 표현을 정제해서 했어야 할 말이었죠.

많은 사람들이 유명환 장관의 발언을 칭찬합니다. 사실 유 장관보다 더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죠. 요즘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된 판이니 ‘친북인사북송법’ ‘이적단체해산법’을 제정하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우리 내부는 갈라져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경험으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는 대북 전단조차도 날려 보내면 긴장이 조성된다면서 야당과 좌파들이 반대합니다. 루마니아 민중들은 VOA(미국의소리)방송이나 자유유럽라디오방송을 통해 국내와 해외 소식을 알았다고 합니다. 정보가 차단된 북의 주민들이 어느 세월에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을 깨닫고 공산 세습 독재체제를 무너뜨려 자유민주의 한반도로 통일될 수 있을까요?

이규용 (115.XXX.XXX.186)

이규용 (115.XXX.XXX.186)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친북인사북송법'을 빨리 제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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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01: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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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219)

역사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돌고 있겠지요.
무더운 복날 개만도 못한 삶을 살고간,살고있는 독재자들을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정치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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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3: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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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219)

오래되었지만 선연하게 떠오릅니다.피빛의 색깔처럼.
지도자의 부패와 사치에 대해 신문에 난 내용중 한가지...
대통령 부인의 구두 뒷굽에 다이아몬드(가짜가 아닌 진짜)박아 장식한 기사도 있었지요.또한 기억은 고아를 양산해서 충직한 부하로 양성한 내용이 있었지요.
사치와인륜경시에 경종이 된 사건이였지요.
체제가 다른 남한은 지정학상 항상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됨니다.
25시의 의미를,무지해서 북한정권에 동조하는 자도 있을테니 지속적인 계몽을 하는것에 두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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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10: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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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sun (211.XXX.XXX.146)

국가보안법을 사문화시켜서는 안됩니다. 확정판결로 국가보안법상의 이적단체로 판정된 단체(예,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들(국가보안법7조3항)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권의 포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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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09: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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