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_(고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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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고영회

2010년 07월 30일 (금) 00:45:04

요즘 서울 지하철을 타보면 참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쾌적한 냉난방, 내부마감도 산뜻해지고, 열차정보를 알리는 전광판도 설치되어 언제쯤 열차가 오는지 알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쳐나가야 할 것도 눈에 띕니다.

지하철에서 갈아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승객이 열차를 잘못 탔다면 빨리 내려 갈아타야 합니다. 다행히 승차장이 철로 가운데에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갈아탈 수 있지만, 철로 양옆으로 승차장이 있다면 요금 내는 문을 나갔다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 꼼짝없이 요금을 더 물어야 합니다. 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탈 때에는 갈아타기 요금으로 처리되는데 지하철을 갈아탈 때에는 그렇지 않군요. 지하철 관계자에게 이 문제를 얘기했더니 ‘나가서 버스를 타다 다시 지하철을 타면 요금을 더 물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하기에 씁쓸했습니다. 이 문제는 전산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가요? 저는 요금문 옆에 있는 호출기를 눌러 비상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여 갈아타기도 하고, 비상문이 열려 있을 때에는 그냥 나가기도 하지만 잘못한 것도 없이 괜히 머쓱합니다. 당당하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역에 덧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승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죠. 이 문을 ‘스크린 도어’라고 부르는데, 왜 그렇게 부르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승객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안전문 덧문 가림문 보호문 안전덧문 따위로 불러도 충분할 것 같은데요. 영어 사전을 찾아보니 스크린 도어는 ‘문의 바깥쪽에 달리며, 망사로 만든 문을 말하고, 곤충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가 이 설명에 해당하는 문일까요. 외국에서도 이런 때 이 낱말을 쓰고 있을까요. 스크린 도어를 대신할 말을 찾아 쓰면 좋겠고, 꼭 써야 한다면 제발 올바른 단어였음 좋겠습니다.

이제 ‘오른쪽 걷기’가 본격 시행되고 있습니다. 오른쪽 걷기를 안내하는 글을 지하철회사에 따라 다르게 적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1,2,3,4호선)는 ‘우측보행’이라 하고 서울도시철도공사(5,6,7,8호선)는 ‘오른쪽 걷기’를 크게 적고, 그 아래 괄호 안에 작게 ‘우측보행’이라 표시했습니다. 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저렇게 다릅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저렇게 우리 글로 안내한 도시철도공사 담당자가 고맙습니다.

법으로 국어를 전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 규정 이전에 우리의 바탕에 깔린 생각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에는 자연스레 ‘왼쪽 오른쪽 위로 아래로 빨리 천천히...’ 따위로 씁니다. 그런데 이를 글로 적거나 방송을 하려 하면 그 순간에 이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아 적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진 것 같습니다. 보통 얘기할 때는 ‘탄다, 내린다, 차가 선다, 갈아탄다’라고 하는데 지하철에 가면 승차, 하차, 정차, 환승 따위 한자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을 쓰면 훨씬 쉽고 잘 알아들을 텐데도.

열차 안에는 열차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시가 있습니다. 좀 오래된 열차에는 미리 준비된 노선도에 불빛으로, 최근 제작된 열차에서는 액정화면에 표시합니다. 그런데 표시되는 방향이 실제 진행방향과 거꾸로 표시되는 때도 있어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인쇄된 노선도에서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액정화면에 표시하는 것은 진행방향과 표시 방향을 같게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습니다.

열차를 타면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습니다. 옆 사람에게도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사람을 자주 만납니다. 그 사람은 좋은 음악 소리라도 옆 사람에게는 찍찍거리는 소음으로 들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나 봅니다. 그런 사람 옆에 잘못 서는 때에는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득해집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참고 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에게 소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줍시다. 그 사람은 모르고 그럴 수도 있고, 그 한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불편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서울 지하철은 다 같이 누리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이용객 위주로 고쳐 나가면 더욱 품격있는 지하철이 되겠지요. 서울 지하철을 더욱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happy (112.XXX.XXX.231)

서울 지하철에 대한 장점과 미비점을 자세하게 표현해 주셨습니다. 관계자들께서 장점은 더욱 살리고 미비점은 필히 읽으시고 업무 개선 시 참조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얼마전 미국에 70년대에 이민 간 친구와 함께 지하철을 이용, 강남을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 항상 모국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은 편이었는데, 김포공항에서 9호선 특급을 타보고는 미국 지하철보다 환승 시스팀이 훨씬 앞서있다하며 쾌적하고 잘꾸며진 지하철역 제반 시설 유지 상태, 차내의 깨끗한 분위기에 미국보다 훨~ 좋았다고하며 매우 놀라워하더군요.저도 환승할때마다 정상적으로 빠저나와서 환승점까지 걸어가면 곧 지하철이 도착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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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0 08: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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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21.XXX.XXX.209)

그렿죠. 9호선 운영체계는 참 잘 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갈아탈때 열차오는 시간까지 고려했다구요~ 그렇다면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 지하철, 으라찻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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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4 22: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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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균 (119.XXX.XXX.235)

고변리사님!
서울 지하철이라고 제목을 부친 글을 잘 읽었습니다.

평범한 우리들의 주변을 예리하게 관찰하시고 적절한 지적을 하신 점에 대하여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들이 이런 정도의 관심과 노력을 한다면 크게 돈 안 들이고 거대한 이슈라고 정치적으로 내 걸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우리들의 삶과 모습을 아름답게, 편리하게, 즐겁게 만드는 실질적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터인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하철 관계자에게 얘기했더니 나름대로 대답을 한다는데... 그것이 순수한 민간회사나 개인사업자라면, "아이구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것을 검토해서 적절히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아직 우리의 행정은 고객(시민)의 편의 보다는 관련자들이 법에 걸리지 않는가? 걸리지만 않으면 내 편한 대로...라는 방식과 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평을 하거나 건의를 하거나 시비를 하면 바로 그것을 도리어 자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쉽게 얻기 어려운 대박이 터질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신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터이고 높은 사람도 이런 얘기가 나오면 우리 기관의 행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풍토.... 이런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변리사회에서도 많은 일을 하시고 항상 매사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생활태도...우리사회를 밝고 즐겁게 만드는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 이병균 변리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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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17: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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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21.XXX.XXX.197)

관심과 격려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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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23: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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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k (121.XXX.XXX.191)

전철을 자주 타시나봅니다.
자주타다보면 특별히 한가한 시간에 타면
물건파는사람, 구걸하는 사람, 말썽장이 아이들 방치하는 젊은엄마,
고래고래 전화하는사람, 남대문 여대문 열어놓고 자는 사람
정말 코메디인지? 골치아픈건지?... 아무튼 장관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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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20: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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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녜, 그 전화할 때 조용 조용히 해 주면 좋겠던데. 자기 집 숟가락 갯수까지 듣고 있으려니... 그러면서 통화할 일이 있을 때는 스스로 낯뜨거워지면서도 저도 그러더군요. 될 수 있는대로 짧게 조용히 끝내려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일도 많으니..ㅠ.ㅠ
그래도 우리 지하철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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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1 09: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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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35)

고영회 부회장님!
과연 글꾼 입니다. 자세히도 관찰 하셨습니다. 지하철 애용자지만 지적하신 사항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회장님의 섬세한 관찰이 사회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기대합니다.
유 희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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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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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21.XXX.XXX.197)

동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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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1 22: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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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 (116.XXX.XXX.192)

아주 좋은 의견입니다.
저도 평소에 느낀점으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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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0: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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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공감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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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2: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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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근 (183.XXX.XXX.151)

고영회 회장님
회장님의 잔잔한 느낌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어머니 터미널 모셔 드리고 바로 지하철 탔는데 요금이 부과되는거 보고 회장님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KT, KB, KT&G 등 유명한 공기업들까지 앞다투어 회사명을 바꾸는 것을 보고 답답하다고 생각 많이 했습니다.

날씨가 무척 덥네요. 건강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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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08: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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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공감해 주어 고맙습니다. 맞습니다. 회사 이름을 외래어로 바꾸는 경향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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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2: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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