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새의 육추(育雛)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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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새의 육추(育雛) - 1편

2010년 08월02일 (월) / 김태승

호반새의 육추(育雛)에서부터 이소(離巢) 장면까지를 세 편에 나누어 소개하려 합니다.

호반새의 몸길이는 약 27.5cm입니다. 몸 위쪽 머리, 등, 날개, 꼬리 부분은 붉은색이고 아랫쪽은 턱밑을 제외하고는 오렌지색입니다. 다리도 붉은색이고 부리는 더 진한 붉은색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 않은 여름새인데 일반 사람들이 만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산간 계곡이나 호숫가의 우거진 숲속 나무 구멍에서 번식합니다. 농촌 농경지 부근 활엽수의 구멍에서 번식하기도 합니다. 물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다가 작은 물고기, 개구리, 가재 등을 잡아 나뭇가지에 부딪쳐 기절시킨 뒤 먹습니다. 딱정벌레, 매미, 메뚜기 따위의 곤충도 곧잘 먹습니다. 산란기는 6∼7월이며 한배에 5∼6개의 알을 낳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 번식하고 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납니다.

새 사진을 찍는 동호인(어원은 모르지만 흔히들 ‘진사’라고 부릅니다)들은 호반새가 전신이 붉은색이어서 불새라는 별명으로 많이 부릅니다. 호반새가 신화에 나오는 불과 관련된 바로 그 새인지, 스트라빈스키의 무용곡에 나오는 바로 그 불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에 있는 공릉저수지 근처의 야산, 7월 중순이면 이곳이 전국에서도 가장 뜨거운 현장이 됩니다. 매일 각처에서 찾아온 동호인들이 열기를 뿜어내기 때문입니다. 적을 땐 두 명, 많을 땐 스무 명 정도가 됩니다.

이곳의 위치와 촬영 조건 등 출사 정보는 지인이 알려주었습니다. 핸드폰으로만 만났고 얼굴은 뵌 적이 없는 고마운 분입니다. 야산에 나 있는 작은 길옆에 은(수원)사시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이 나무의 땅에서 3미터 정도 높이에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에 호반새 아기들 둥지가 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아기들을 키워냈던 곳입니다.

호반새 부모는 20~30분 정도의 간격으로 열심히 먹이를 물고 옵니다. 가재를 가장 많이 물어 오고 미꾸라지 같은 물고기, 풍뎅이 따위의 곤충도 물고 옵니다. 아침엔 10시 정도까지, 오후엔 4시 이후에 자주 드나들고 낮 시간에는 뜸합니다.

1번 사진에선 어미 호반새가 입에 가재를 물고 와 둥지로 날아가기 전 안전을 위해 주위를 살피고 있습니다. 2번 사진은 둥지로 날아가는 모습을 연속 촬영하여 합성하였습니다. 시간은 1초 미만입니다. 이런 합성은 새가 날아가는 궤적과 날갯짓 형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곳은 오전에는 완전 역광이어서 촬영이 어렵습니다. 2번 사진에서 역광인 태양빛이 호반새의 날개를 투과하여 아름다운 오렌지색을 연출합니다.

3번 사진은 충격이었습니다. 맹금류도 아닌데 호반새가 새를 물고 왔습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새끼로 보입니다. 전날도 한 마리 물고 와서 먹였습니다. 똑같이 아기 새를 키우는 처지에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입니다. 작은 뱀을 물고 오기는 하여도 새를 물고 오는 것은 처음 보는 장면입니다.

위키백과사전에도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천적으로는 둥지를 빼앗는 뻐꾸기, 그리고 알을 먹는 어치, 누룩뱀 등이 있다”고만 되어 있고 호반새는 없었습니다.

<2010년 7월 17일과 20일 촬영>

* 육추(기를 育, 병아리 雛): 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 또는 그 새끼.
* 이소(떠날 離, 새집 巢) : 새의 새끼가 다 자라 어미의 둥지에서 떠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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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sun
(222.XXX.XXX.14)

2010-08-02 20:47:19

감사 인사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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