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_(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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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달리기

김영환

2010년 08월 13일 (금) 00:58:09

8.8 개각으로 젊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중앙 정치무대 전면에 부상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보면 국회의원 경력도 없는 2선의 남쪽 끝 광역단체장 출신인데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청와대의 소개대로 역시 대단한 승진이라고 보입니다.

그는 소통과 통합의 화두를 들고 등장했지만 ‘자고 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라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쓴 소리를 한 것처럼 지방정치에 둔감한 사람들은 48세의 국무총리 등장에 고개를 갸우뚱할 법합니다. 젊은 패기 못지않게 지혜를 요구하는 난제가 우리 앞에 산적해있으니 나이가 여든이라도 능력 있다면 기용해야할 판이죠. 빈부 격차, 남북 관계, 세대 간 갈등, 이념 갈등, 4대강 갈등 등 온통 난제들이죠. 국무총리는 국가를 수호하는 국군통수권 승계 1순위 자리이기도 합니다.

물론 총리나 장관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능력의 문제입니다. 김태호 내정자의 지사 시절 인터뷰를 다시 보니 그의 머리는 일단 ‘아젠다’로 꽉 차 보였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 여성, 저출산·육아, 소득증대 문제 등을 줄줄이 꼽는 그를 보니 시대의 맨 앞줄에 서 있는 듯 했습니다. 그는 남해안 프로젝트로 남해안을 제2의 수도권 같은 경제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에서부터 마산 창원 진해시 통합 성공, 2008 람사르 총회 개최, 로봇 랜드 육성, 멸종된 따오기 복원사업, 2011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회의 유치 등의 업적을 이룬 광폭(廣幅)의 지방 지도자였던 모양입니다.

그는 2007년에는 도민 90명을 데리고 김해 비행장을 떠나 직접 북한에 가서 볍씨를 전달했고 그전엔 북에서 딸기 모종을 얻어와 ‘통일 딸기’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평양에서 육묘되고 경남에서 길러낸 통일 딸기’라는 것이었죠. 일부에선 그가 친북좌익으로 비판받는 음악가 윤이상 기념관 건립에 적극 나섰다고 비판도 합니다. 도민성금 약 10억 원으로 평양근교 장교리에 소학교도 지어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2009년 6월 마산 '민족통일 전국대회'에서는 "좌파정권 10년간 통일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폭탄 뿐"이라고 발언해 좌익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죠. 좌익단체들은 "경남도민들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내일을 만드는 주춧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남도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박수를 보냈었다"며 "그동안 김 지사의 통일 행보는 모두가 쇼였던가? 아니면 정권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정치꾼인가?"라며 비난했답니다.

작년 봄 그는 도청 내의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을 폐쇄했습니다. 그는 “정치화하거나 세력화한 공무원들의 국가정체성과 거리가 먼 노선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로서 용서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헌법에서도 정치적 중립과 신분보장을 해준다는 것이었죠. 가을에는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동당 최대주주이며 반정부 투쟁에 나서고 있는 민주노총에 가입한다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충전과 공부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화려하게 컴백하는 순간입니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정치권의 60대에게는 띠 동갑 이상으로 나이 차이가 나 보입니다. 때문에 어떻게 장관들을 통솔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나이로야 그렇지요. 야당은 지역안배도 무시한 역대 최악의 개각이라는 호된 비판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정은 지역이 아니라 능력을 안배해야 하는 것이니 법조문에 쓰인 것도 아닌 지역안배를 들어 최악이라고 비난할 바는 아닙니다.

김태호 총리가 등장하는 이유는 소 장수의 아들이라는 서민성, 북한과의 교류와 대북정책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 4대강 정비 등 정부가 내거는 시대의 모든 과제를 잘 알고 있다는 점, 텃밭으로 간주하는 경남의 도지사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것에다 차세대 리더로서 세대교체를 내건 대선주자 견제 등 정치공학적인 의미가 가미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24∼25일 이틀간 열릴 총리 인사청문회는 공격과 방어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는 도지사 일 95%가 정치이고 5%가 행정이라고 단언했으니 총리 일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볼만 하겠습니다.

총리로 자리를 바꾸면서 앞으로 어떤 힘을 발휘할지 모르겠지만 도지사로서 비전과 꿈을 실현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가졌던 그의 등장은 많은 잠재적인 정치 라이벌들을 긴장시킬 것입니다. 지역구도나 후광에 안주하여 대선 경선이나 본선에 여러 차례 등장했던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시대는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하고 불안해할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1961년 존 에프 케네디는 43세에 미국의 최연소 대통령이 되어 ‘뉴프론티어(신 개척자)정신’을 주창했고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40대기수론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빨리 바통을 받아 이어달리고 싶었던 우리나라 40대 기수들은 정치사의 파란 속에 20년도 더 지나서야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세대교체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투표소에서 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은 임명으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이죠.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50대의 정동영이 아니라 12살 연장자인 60대의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시대가 던지는 난제에 대하여 누가 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대선이 2년도 더 남았지만 정치한다는 사람들을 늘 재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정계의 샛별들은 그러므로 능력을 더 빨리, 더 많이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이를 더 먹었다고 슬퍼하지 말고 더 열심히 뛰라는 말입니다.

맥아더 장군의 말을 옮겨봅니다. “인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는 것이다.” 대통령이 가장 싫어한다는 ‘젊은 늙은이’와 일맥상통하지 않습니까?

이완식 (210.XXX.XXX.180)

매일 자유칼럼그룹의 문장을 대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아 좋습니다.
필자의 의향에 따라 집필한 문장이 보다 감동을 주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진솔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즈음 청문회를 보면 불법인 것 같다는 표현을 하면서도 대법관의 영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하면, 이것을 바라보는 민초들은 또 그렇구먼 하는 자조가 깔려있음을 봅니다. 어쩌다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불법을 저지르고도 영욕에 연연하기 보다는 "잘못되었으니 그만 두겠습니다, 자진 사퇴하겠습니다"하는 어쩌면 혁명적인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한마디 정곡을 찌르는 표현을 할 수 있다면 하는 작가의 양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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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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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102)

젊었을 때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열정이나 옳바른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하고 야비하게 아부하는 속된 처세만 배우지 말기를 바랍니다. 경찰 청장 내정자가 망발을 일삼아 경찰청장에 내정되었다는 비극이 참으로 우리를 슬프게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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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1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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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41)

서투른 콤퓨터 실력으로 몇군데 검색해 보곤 염려가됨니다.
가장 가까운 적성국가(아직까지는)의 최상의 권력층은 연령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들은 노련해서 대화에 나설때 젊은 총리가 지적 방어능력을 갖추어야 되는데 다소 염려가 됨니다.
747 부대를 몰라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던 정운찬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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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11: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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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시 (121.XXX.XXX.16)

731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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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22: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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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옳은 지적,옳은 제안입니다.
가치관이 좌우를 넘나드는, 주관과 철학이 부재한 신인을 정치적 계산으로 총리에 발탁한 것은 깜짝쇼가 아닌가 합니다. 총리 자리는 훈련코스가 아니고 실험직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 영악한 애 늙은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모세는 80세에 자기 민족을 애급에서 해방시키는 지도자로 나섰지 않습니까? 현명한 노장 젊은이의 기용은 헛된 바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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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10: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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