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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를 없애겠다는데
고영회 2010년 09월 01일 (수) 02:32:49
정부가 61년 동안 시행해 온 행정고시 제도를 손본다고 합니다.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에는 5급 신규 공무원 중 30%를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하고, 2015년에는 50%를 선발할 예정이라 하고, 이름도 행정고시에서 '5급 공채시험'으로 바꾸겠다고 합니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면 바꿔야 하겠지만, 갑자기 바꾸겠다고 나서는 것 같아 걱정이 생깁니다. 몇 가지 문제를 짚어봅니다.

내년부터 30%를 5급 전문가 채용제도를 통해 뽑겠다는 것을 생각해보죠. 그렇게 되면 공채시험으로 뽑는 인원의 30%가 줄어들므로 수험생들이 당장 피해를 받습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데 짧게 잡아도 평균 3년은 걸린다고 보면 수험생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합니다. 수험생들의 반발과 법적 대응도 예상됩니다. 그동안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을 고려한다면 최소 3년 정도는 미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치에 맞겠습니다.

30%를 5급 전문가 채용제도를 통해 뽑을 때, 객관성 있고 공정하게 선발할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지도 걱정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음서(蔭敍)제도가 다시 나오는 게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음서제도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있었던 것으로,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관직생활을 했거나 국가에 공훈을 세웠을 때 그 자손을 과거시험을 보지 않고 특별히 채용하는 제도였습니다. 도입할 전문가 채용제도는 ‘학위, 자격, 경력’ 따위를 기준으로 뽑는 것이므로 서민층 아들딸은 이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대학입학시험에서 온갖 특례입학을 마련했을 때 그 수혜자는 그 제도를 잘 알고, 그 제도에 맞게 대비해 온 가진 자의 아들딸들이 주로 차지했었죠. 그마저 편법으로 입학시켰던 사건이 터져 분통을 터뜨리게 했고요.

정부 업무의 많은 부분이 과학기술의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하므로, 전문성 있는 인재를 뽑거나 전문성 있는 인재로 길러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자격증·학위를 취득하거나 연구·근무 경력을 쌓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각종 자원봉사 활동, 연구·저술실적, 특허출원 실적과 같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지 공직자로서 적합한지를 평가한다고 하니 그런 채용기준을 수긍할 수 있습니다.

저런 방식으로 선발할 때, 평가자료를 어떻게 객관화시키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요? 평가비중이 조금만 달라져도 채용 여부가 달라질 텐데 내년까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입니다. 채용을 둘러싼 잡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김대중 정부 때 민간 전문가를 정부에 끌어들이기 위해 중앙인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개방직 임용제도도 만들었습니다. 개방직은 국장급 이상으로 130여 개 자리가 있었는데 민간 전문가를 채용한 자리는 두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고, 나머지는 공무원들의 잔치였습니다. 언론에서 아무리 비난해도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개방직 임용제도를 이제는 과장급으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현재 운영하는 제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요. 지금 있는 제도나 제대로 운용하라고 호통 쳐야 하지 않을까요?

행정고시란 이름이 가진 인상도 그렇고, 시대에 맞게 공무원 채용제도를 개편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을 고려하여 적어도 3년 뒤에 시행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동안 객관성 있고 공정하게 선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개방직 임용제도는 지금 있는 제도를 쓸모 있게 운용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그래도 필요하다면 더 넓혀나가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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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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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성 (119.XXX.XXX.235)
고 변리사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시행기간의 유예를 두는것도 중요하지만 행정고시 제도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서민들의 유일한 인재 등용문이었습니다. 공정한 시험관리로 10여년 이상 공부하다가 떨어진 사람도, 실력이 없고 운이 없어서 시험 떨어졌지 시험제도가 부정이 있어서 떨어 졌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민간인 전문가 채용의 취지는 좋지만 고변리사님께서 지적한대로 과거의 음서제도 형식으로 실력자와 연결되는 사람의 등용문이 된다면 폐해가 심각하리라고 봅니다.
이러 채용과정의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대외개방 취지에서 시도도 좋겠지만 행정고시의 명맥은 우리나라 인재 등용제도의 보루로서 유지함이 어떨가 생각합니다. 양재성 선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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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3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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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종 (119.XXX.XXX.235)
고 회장 님! 회장님의 의견에 동감입니다.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관리할 고급 공무원을 채용하는 행정고시제도의 조정은, 이러한 조정을 하게된 이유가 국민등에게 확실하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조정을 필요로하는 이유를 검토한 후, 어떤 과정(조직, 인원, 시기등)을 거쳐 이런 결론이 도출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 등이 잘 설명되어 질 때 고시르 준비하는 지원자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주관 부서를 믿고 그 결론을 지지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CM 기술협회 회장 이무종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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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2 07: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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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35)
더위에 노고 많으시죠? 행시폐지에대한 의견은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정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엽관주의가 판을 칠것은 뻔합니다
지금도 왕차관이니 헤서 시끄러운데 한국의 행정 문화가 새로운 제도를 잡음없이 받아 들일까요? 좋은 말씀 감사 드리며 9월 중에 좋은 말씀 듣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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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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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220.XXX.XXX.23)
적극 동의 합니다.
객관적 기준과 전형 방법을 만들겠지만 문제는 그걸 다루는 사람들의 공정성이 문젭니다.그나마 지금의 고시제도를 통해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도 등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는데 그나마 줄이면 기득권의 진출 기회만 늘어나 양극화가 심화될 것입니다. 말로는 공정을 외치면서 실제의 각료 제청은 특정지역에 몰아주는 현실을 보십시오! 사실 능력의 차이라는게 확연하게 들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형자들의 임의성이 충분히 개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객관적여건(학력,자격증 등)이 없어도 달인인 사람을 등용시킬 좋은 제도이긴 하지만 전형 조건을 어떻게 만드는가가 문젭니다. 그러니 조심스럽게 조금씩 바꿔가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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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06: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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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믿음이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감해 주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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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2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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