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애그플레이션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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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애그플레이션 심상치 않다

김홍묵

2010년 09월 09일 (목) 00:55:55

그 길고 지루한 여름이 고개 숙일 줄 모르고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없었던 태풍이 한반도를 덮쳐 적지 않은 피해를 주었습니다. 단전 단수, 항공기 여객선 결항, 도로 교량 불통 등은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농경지 침수와 나무가 뿌리채 뽑힌 과수농가의 피해는 상처가 깊습니다.

추석을 코앞에 둔 서민들의 걱정도 적지 않습니다. 먹거리 값의 폭등 때문입니다. 이상 고온과 긴 장마로 채소 과일 값이 자고 나면 뛰어올라 제사 상차림조차 소홀해질 판입니다. 무상급식도 해야 하고 북한 난민도 도와줘야 하고 출산율도 높여야 하는데, 먹을거리가 줄면 무엇 하나 제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한국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혹한 폭설 폭염 홍수 가뭄 산불 등 온난화 후유증으로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 달 전 러시아는 1,000년 동안 관측된 적이 없는 고온 현상으로 8월 평균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치솟았습니다. 폭염에 가뭄과 산불까지 겹쳐 세계적인 곡창인 서부 밀밭 지대가 피폐해졌습니다. 급기야 내년 11월 말까지 밀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조치는 전 세계에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산물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6월 가뭄 초기에 올 밀 수확량을 7,000만 톤(작년 대비 26% 감소)으로 잡았으나 석 달째 가뭄이 계속되면서 6,500만 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국제 밀 가격이 70%나 폭등하게 된 원인입니다. 이 바람에 모잠비크에서는 식량창고를 습격한 시민 7명이 숨지고 270명이 다치는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애그플레이션 징후는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곡창지대 국가들도 가뭄 피해가 예상됩니다. 주요 생산국에 속하는 캐나다도 파종기에 쏟아진 폭우로 올해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6%나 급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10여 년 만의 대홍수로 벼농사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올해 중국의 쌀 생산량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쌀값이 6월 말 이후 15%나 뛰었습니다. 파키스탄도 35%의 감수가 예상됩니다. 한편 심한 가뭄으로 브라질과 인도의 사탕수수 작황이 좋지 않아, 국제 설탕 가격은 4~5개월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밀이나 쌀 공급부족 우려로 대체작물의 수요도 늘어나 이들의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귀리값은 1차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던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옥수수 값도 1년 전에 비해 16%나 올랐습니다. 글로벌 식품 파동이 우려될 정도입니다.

당시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대표적 쌀 수출국들은 수출 통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쌀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방글라데시에서는 폭동이 발생했고, 밀 수입의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이집트 등 아프리카에서는 곳곳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는 정부가 전복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밥상을 절반 이상 차지하는 중국도 항상 안정된 공급원이 될 수 없습니다. 2003년을 분기점으로 중국은 이미 농산물 수입국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상반기 중국의 농산물 수입(1백43억5천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62.5%나 증가한 반면, 수출(1백6억2천만 달러)은 고작 11%가 늘었습니다.

중국 식량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개발로 인한 농업용수와 농지부족이라고 합니다. 수질 오염과 지하수 감소로 농업생산성이 떨어진 데다, 도시와 산업단지 건설로 농지가 잠식당해 앞으로도 곡물생산량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다는 전망입니다. 밀을 주로 수입하는 중국은 쌀과 옥수수마저 수입해야 할 형편입니다.

식량 부족 사태는 일시적 사태로 끝날 상황이 아닙니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40년 내에 대부분 사라져 아시아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한다고 기후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ㆍ인도ㆍ중국ㆍ네팔ㆍ부탄 등 2,400km에 걸쳐있는 지구 최대의 ‘육상빙하’인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와 만년설은 황하ㆍ양쯔강ㆍ갠지스강ㆍ메콩강 등 주요 9개 강에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13억 명 이상이 이들 강을 생명줄로 삼고 있습니다.

인도의 히말라야 산맥 지대는 1960년대에 비해 빙하가 20%나 사라졌고, 카슈미르 지역의 강 수위는 3분의 2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인더스 분지ㆍ아샘평원ㆍ벵갈 삼각주 등 곡창지대가 물 부족에 따른 식량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댐을 만들거나 강의 흐름을 바꿔 농업용수를 확보하려는 국가들 간의 물 분쟁도 이미 치열해졌습니다.

생산량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석유 가격과 해상 운임의 폭등도 식량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석유가 배럴 당 100달러를 육박하면서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대두로 바이오 디젤을 대체에너지로 개발한 것도 식량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대량 살상 무기보다 더 무서운 ‘식량의 무기화’가 본격화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쌀이 좀 남아돈다고 이 같은 위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상황이 아닙니다. 2008년 현재 곡물자급률은 26.2%. 2007년의 27.2%보다 1%포인트 줄어들었고 1980년 56.0%의 반 토막 이하입니다. 특히 밀의 자급률은 0.4%, 옥수수는 0.9% 수준이며 2006년 이후 쌀 자급률도 떨어져 93.9%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제2의 국물 수입국입니다.

곡물자급률의 가장 큰 하락 원인은 식생활 변화입니다. 주곡인 쌀 중심의 식습관이 밀이나 육류를 재료로 한 음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도 밀이나 옥수수의 생산기반은 취약하고 가축 사육에 필요한 사료용 작물도 대부분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영농의 대형화를 이루지 못해 농산물의 생산비가 높고, 이는 또 다시 농가 대형화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3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2억 명의 어린이가 비타민 A 결핍증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 전 국민이 낭비하는 음식이 15조 원에 이르는데도 빈곤층(소득이 중위의 50% 미만인 가구)이 300만 가구를 넘었다고 합니다. 사상과 이념으로 신기루를 만들기보다 먹을거리 걱정, 물 걱정을 앞세워야 할 때입니다.

김윤옥 (210.XXX.XXX.177)

이제쯤 우리도 푸성귀 정도는 각가정에서 조그만 텃밭을 이용해서 자급자족하는 방향을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합니다. 아파트에도 베란다에 작물을 재배 할 수 있는 텃밭을 만들어 분양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과일 껍질등 음식물로 퇴비를 만들어 채소를 가꾸면 음식물 쓰레기 문제도 다소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미리미리 할 수 있는 식량 자급 노력을 모색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풋고추, 가지, 토마토 상추등 모종을 사서 텃밭에 심기에 적당합니다. 한 번은 길에서 은행의 광고용 얼가리씨앗봉지를 받아서 심었더니 싱싱한 얼가리 한 단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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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0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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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174.XXX.XXX.138)

저부터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저도 밥을 가끔 버리는 사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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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07: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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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걱정과 주장에 적극 동의합니다.
쌀이 조금 남아 돈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 경박함이 가관입니다.
멀쩡한 논에다 대체작물을 심어라~ 쌀막걸리를 빚어라~ 밀가루 가공식품을 쌀가루로 대체해라~ 그래도 북에는 못주겠다, 민간인이 주겠다면 생각해 보겠다 ~ 도대체 주곡에 대한 대책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니.....
말씀 하셨듯이 금명간에 식량의 무기화는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중국이 곡물수입국이 되는 날,러시아가 곡물수출을 억제하는 날,그런데 우리는 쌀 재배 면적을 줄이는데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게 국가의 백년대개를 위한 조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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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13: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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