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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서 고생하는 우리 말
고영회 2010년 10월 07일 (목) 00:44:21
오래 전, 영어가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기준으로 영어를 엉터리로 쓰는 바람에 생겨난 우스개였죠. 집 나가면 무슨 고생이라 했듯이 자기 집이 젤 편해야 하는데, 우리말은 우리 집에서 고생이 심합니다.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은 공문서를 국어로 작성해야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바람직한 국어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야 하고, 신문·방송·잡지·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는 국민의 올바른 국어사용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권장규정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 정부, 언론, 기업이 언어생활의 바탕으로 삼아야 할 일입니다.

우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하고 있나 살펴보죠. 올 11월에 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를 알리는 누리집 http://g20.go.kr에 들어가 보시죠. 'G20 SEOUL SUMMIT 2010'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적어 뒀습니다. 아래에 아주 조그맣게 한글 안내가 있고 그 아래에 한글이나 영어 안내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첫 화면은 외국인을 위한 것입니다. 국문을 골라 속으로 들어가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글이 주인인 곳에서 영문표시가 주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인은 최소한 엇비슷한 대접은 받아야 하는 것일 텐데.

지자체에서 영어로 된 구호를 쓰는 것을 여러 번 지적하고 비난도 해 보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꿈적도 않습니다. Hi Seoul, It's Daejeon, … 일일이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기업들이 쓰는 상표나 상호도 한 몫을 합니다. 예전에는 공동주택의 이름을 주로 시공회사의 이름을 따서 한글로 짓더니 어느새 외래어로 바뀌었습니다. 힐스테이트, 더샾, 타워팰리스, 아크로비스타,…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이름들입니다.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이름을 어렵게 짓는다는 우스개가 더 이상 우스개로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요즘 결혼예식장 이름을 보면 더욱 기가 찹니다. 예식장이란 이름은 없고 무슨 컨벤션이 유행인가 봅니다. 컨벤션이 언제부터 예식장을 일컫기 시작했는지, 예식장을 말하는 단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영어 사용을 부추기는 주체 가운데 하나는 언론이 아닐까 합니다. 신문을 펼쳐 보시죠. 제목에는 영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트리플 크라운, 5툴 플레이어, Buy 저팬, 뭐가 쿨한가, 정권교체 코드, 형평성 딜레마, 셀레브리티 오블리주, 플리바게닝,… 끝이 없습니다. 굳이 외래어로 쓰지 않아도 될 법한 것마저 마구 외래어로 적고 있습니다. 이 경향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 얘기를 들어보면, 교수가 강의할 때 말 중에 거의 반이 영어라고 합니다. 영어에 우리말로 토를 붙여 우리말 순서로 얘기하는 것이죠. 그럴 바엔 차라리 영어로 얘기하는 게 낫지. 그러면 유창한 영어실력에 전공 실력까지 뽐내는 게 되는데 왜 우리 말틀에 우리말은 싣지 않고 남의 말을 실어 얘기하는지!

정부나 지자체는 국민에 알리려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저렇게 외래어를 쓴다면 의도를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요.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방법으로 했다면 공무원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기업이야 소비자에게 잘못 알려 자기 사업이 망해도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니 아쉽긴 하지만 외래어를 쓴대도 뭐라 하기 어렵습니다. 한글이 기업이나 상품을 알리는 데 더 좋다면 자연스레 한글을 쓰겠지요.

언론은 보도 내용을 제대로 독자에게 알려야 하니 보도는 독자가 쉽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신문기사는 중학교 졸업 수준의 독자가 편히 읽을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런 외래어를 마구 쓰면 독자를 저버리는 일이죠.

우리말은 뜻을 가장 빨리 바르게 전달할 수 있어 경쟁력이 뛰어납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바탕으로 우리다움을 찾아야 합니다. 경쟁력이 뛰어난 우리말, 우리말로 우리다움까지 갖추면 선진국이 될 조건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우리 땅에서, 우리말을 더 이상 고생시키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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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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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119.XXX.XXX.227)
일본은 외국어를 꼭 필요로 하는 전공자이외에는 자국어만으로도 학문적,사회생활에 충분하다고 느낀답니다. 동감가는 칼럼이였습니다. 우리말,우리글을 사용해야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아도 국민 마음속에 저절로 자긍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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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09: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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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27)
고 부회장님!
우리말 이 고생한다는 데 짧게 답하여 고생을 줄이겠습니다.
건승하시고 11월에 좋은 말씀 들려주세요. 유 희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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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7 14: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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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119.XXX.XXX.227)
전적으로 동감합니다.요사이 방송,신문,간판,아파트이름까지 정말가관입니다. 우리말로 짧고 알기쉽게 표현되던 주소가 어떻게 저렇게까지 정말 염려가되는데 이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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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1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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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국 (119.XXX.XXX.227)
맞습니다. 올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 보는 잡지 보면 아마 기절초풍하실 겁니다. 이거 정책적으로 거국적으로 바로 잡는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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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10: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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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119.XXX.XXX.227)
진주가 낳은 오늘의 인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우연히 자유칼럼그룹에서 전해주는
살아있는 지사들의 옥같이 빤짝이는 글을 접하면서
무더운 여럼날 정자나무아래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주는 것 같네요.
평소에 후배 글을 우연히 마추칠 때
선비의 고장 남자들 다운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구나 하고
참으로 읽고 즐기는 행운을 공짜로 누립니다.
우리말 우리글 없는 시절의 우리역사 교과서를 볼것 없이
참으로 청량감 있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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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2: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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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너무나 지당하신 지적입니다!
이렇게도 줏대없는 사람들이 날뛰며 지도자랍시고 으시대고 있는 꼴이 배부른 돼지를 닮았네요~~꼬부랑 말을 넣어야 무식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진짜 무식한 인간들 제발 울 나라를 떠났음 좋겠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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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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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우리말이 있는데도 꼬부랑말을 쓰는 사람에게 싸늘한 눈초리를... 이렇게라도 해야 할지요? ㅎㅎ
방문, 공감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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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0:31:30
0 0
청봉 (123.XXX.XXX.51)
백번 공감합니다.
국어기본법을 강제로라도 시행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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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8: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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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청봉 님, 방문,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국어기본법을 도덕률로라도 강제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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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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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04)
전적으로 공감함니다.
지나친 외래어의 사용으로 어지럼증이 생김니다.
영어 공용화를 주장하는 분들도 적지 않아 그렇게 되면 제국주의의 또 다른 발현이라 반대의사를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동요,동시 낭독,글짓기,웅변등을 통한 어린이 교육에 우선적으로 강화하면서,성인들의 국어 재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생각됨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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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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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공감해 주셔 고맙습니다. 그것도 한밤중에...ㅎ
초중고 국어선생님이 잘 해주셨음하는 바램이 많습니다. 요즘 높임말 쓰는 것을 보면, 누가 저렇게 엉터리로 가르치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오늘도 으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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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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