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리 2편: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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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리 2편: 사냥

2010년 11월03일 (수) / 김태승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동호인들에게 최고의 인기 모델은 단연 물수리입니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휴가를 내어 포항의 형산강에 1박2일로 물수리를 찍으러 갔었습니다. 형산강 작은 섬 쪽에 한 30명, 강변에도 한 20명이 모였습니다. SBS 뉴스에서 남대천의 물수리 소식을 전한 다음이라 더 많이 모인 듯합니다. 바지를 벗고 팬티만 입고 물을 건너 작은 섬에 들어갈 때는 어릴 시절 시냇물에서 팬티 벗고 놀던 기억이 나기도 했습니다.

물수리가 하늘에서 정찰 비행을 하다가 숭어를 잡으러 물을 향해 급강하, 다이빙할 때는 심장이 뛰고 흥분이 고조되며 물속에서 큰 숭어를 잡아 날아오를 때에는 몸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하늘로 떠오르면서 몸을 털면 작은 물방울이 공중에서 사방으로 날립니다. 찍은 사진을 즉시 확인해보고 잘 찍혔으면 만족감에 전기가 전신을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물수리는 숭어가 커서 바로 날아오르기가 힘들 때에는 회전을 하면서 고도를 높이고, 고도가 많이 높아지면 기류를 타고 멀리 날아갑니다. 숭어는 안전한 곳에 가서 먹을 것입니다.

가끔은 물수리가 숭어를 발에 달고 날아오르면 갈매기란 놈들이 3~4마리 고기를 내놓으라고 쫓아가기도 합니다.

동호인들은 물수리가 오지 않는 동안에는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기도 하고, 촬영에 관한 토의를 벌이기도 합니다. 모든 잡스러운 세상일은 잊고 오로지 물수리 오기만 기다립니다. 하루에 5~8번 정도 와서 사냥을 하니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이쪽 저쪽 하늘을 쳐다보며 기다립니다.

눈 좋은 사람이 물수리를 먼저 발견하고 “수리 떴습니다” 라고 소리쳐 주면 너무나 반가워 모두들 카메라로 달려갑니다. 적당한 위치까지 물수리가 다가오면 셔터 소리가 요란합니다.
요즘 카메라는 성능이 좋아 연사로 눌러대니 더 요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옆 사람의 셔터 소리가 저를 흥분시킵니다.

다이빙을 시작하면 ‘와!’ 하는 감탄사가 입에서 절로 나오고, 물속으로 다이빙했다가 나올 때는 큰 물고기를 발가락에 걸고 나오기를 기대하고, 사냥에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는 다이빙을 기대하고…

한 번에 두 마리 고기를 달고 나오면 ‘일타쌍피’라고 하는데, 최고는 ‘1타3피’까지 보았습니다. 물수리를 찍다 보면 이틀이 한 시간처럼 빨리도 지나갑니다. 보충 촬영이 필요해 다음에 한 번 더 형산강에 갈 생각입니다. 작은 섬에서 먹는 자장면 맛도 꿀맛입니다.

<2010년 10월 2일과 22일 강릉 남대천 하류와 포항시 형산강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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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211.XXX.XXX.129)

2010-11-03 09: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