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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휴대전화로도 통화를 해야겠다
이상대 2010년 11월 19일 (금) 01:37:05
산행을 갔다 와 집에 들어가려니 현관문이 잠겨있습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습관적으로 주머니를 뒤져도 열쇠가 없는 겁니다. 집에 들어갈 수 없는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늘 열쇠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마누라로부터 무거운 열쇠꾸러미를 왜 주머니에 넣고 다니느냐는 말을 들었기에 처음으로 가져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딱하게도 처음으로 열쇠를 가져가지 않은 날 문전에서 안절부절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보통 때 같으면 이 시간엔 마누라가 집에 있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어주었는데 참으로 난감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집안에 있으면서 무슨 일에 열중한 나머지 전화를 바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 전화와 휴대전화로 몇 차례 신호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습니다. 현관 앞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고 하여 배낭을 멘 채 아파트 입구 도로변 의자에서 쉬었습니다. 쉬면서도 몇 차례 신호를 보냈으나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시장이나 근처 할인점에 간 것 같으나 정확히는 알 수 없고, 난처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라 수시로 전화를 하였으나 집전화도 휴대전화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도, 계속 전화하기도 난처하여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시장기가 돌았습니다. 점심을 너무 일찍 먹어서 그런가? 시간도 저녁 6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서 설렁탕 한 그릇을 비우고 나와 연락해도 마찬가지로 무응답이었습니다.

등산차림으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이상하고 하여 있을 만한 곳을 찾다보니 아파트 인근 공원이 좋을 것 같아 그곳으로 가 지긋이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집으로 연락하니 전화를 받았습니다. 너무나 반가워서 한 걸음에 집으로 왔습니다.

“아니 어디 가서 전화도 받지 않는 거요?”
“마트에…. 전화가 없는데 어떻게 받아요?”
“엥! 휴대전화도 안 가져갔단 말이요?”
“올 전화가 없는데 무엇 하러 가지고 다녀요?”

우리 부부의 휴대전화는 그야말로 비상용이고 장식용(?)입니다. 다행히 저는 무료통화가 있어 곧잘 사용합니다만 마누라는 기본료가 싼 대신 통화료가 비싸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누라는 발신은 거의 안 하고, 주로 수신만 합니다. 더구나 지인들과는 주로 집전화로 통화하는 탓에 휴대전화가 걸려오는 경우란 매우 적습니다.

가끔 잘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느냐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휴대전화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각자가 가지고는 있습니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가끔은 휴대전화로도 통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래야 늘 가지고 다니고, 가지고 다녔다면 오늘 같이 수없이 신호를 보내도 받지 않는 일은 없었을 것이 아닙니까? 휴대전화를 가지고도 안 쓰는 바람에 오늘 저녁 엔 참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글쓴이 이상대님은 경북 영주 태생의 농업인입니다.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88년 가을부터 전북 무주에 터를 잡아 자연 속에서 자연인으로 마음 편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처음엔 가축, 주로 염소를 방목 사육하다가 정리한 후 지금은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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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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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옥 (121.XXX.XXX.171)
앞으로 선생님께서 사모님께 휴대전화로 자주 전화나 문자를 드리면, 이제 사모님께서 애지중지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실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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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14:15:01
0 0
김윤옥 (210.XXX.XXX.90)
휴대전화를 가지고만 다닐게 아니라 가끔은 문자를 보내서 서로의 관계를 더 새롭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직접 하는 통화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서로에게서 받을 수도 있답니다. 편지를 주고받는 그런 정겨움을 느낄수도 있는 문자 메쎄지 한 번 활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답변달기
2010-12-03 17: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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