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_(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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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1

김창식

2010년 11월 30일 (화) 02:59:02

천안함 폭침에 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한 충격의 여진(餘震)이 온통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병 속에 든 두 마리 전갈'처럼 그럭저럭 균형을 유지해온 셈인데 일련의 사태가 또 다른 심각한 위기상황을 불러오는 전주곡이 아닌지 분노와 함께 마음이 무겁습니다.

돌이켜보면 국민 정서에 상처를 낸 사건들이 유독 많은 한 해입니다. 가까이는 진행 중인 '신한은행 분규'가 그렇고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고위공직자 후보의 각종 의혹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4+1'이라는 자조적인 우스개가 나돌았습니다. '4'는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세금 탈루를 일컫는 것이며 '1'은 논문 표절에 해당합니다.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영향력 있는 공복(公僕)의 위치에 오르려면 전공필수인 4종 세트 중 두어 과목을 이수하고 '논문 의혹'을 보완하면 금상첨화라는 것이지요.

위장전입 같은 4대 의혹보다 인용 빈도는 덜하지만 논문 표절(중복 게재, 분할 게재 포함)도 빠지지 않는 교양과목으로 각광받는 항목입니다. 논문 관련 비리 의혹은 학계와 예술계에 있는 인사를 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층 마음이 어둡습니다. 언론과 더불어 진리를 탐구하는 학계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계야말로 순수하고 정의로운 가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가 아니겠습니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합니다. 돌이켜보면 교수출신 고위 공직자 후보군(최고위 교육행정 책임자 포함)은 예외 없이 논문 관련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논문 비리는 유력 인사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하거나 유령처럼 따라다니며 앞길을 가로막곤 했으며, 국민은 거짓말 같은 현실 앞에 망연자실할 뿐이었죠.

일각에서는 논문 중복 게재나 분할 게재, 대필, 명의 도용 등이 오래된 관행임을 들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라며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그 계통에 그런 풍조가 만연돼 있음을 시사하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2,000여년 전 성인의 말씀은 자기반성에 대한 깨우침과 고루한 사회 율법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습니다. 내부자의 입장에서 관행을 합리화하거나 변호하는 데 따다 쓸 수 있는 편리한 복음이 아닌 것이지요.

최근 지인으로부터 특히 석‧박사 학위 논문 심사를 둘러싸고 아직도 잘못된 습속이 횡행하며 사은(謝恩)의 도를 넘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도 자행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설마 그럴까 싶지만 본인이 당사자로 참여했음을 지나간 일로 고백하니 신빙성이 있는 발언으로도 여겨집니다. 그렇더라도 그런 일이 제발 일회성의 해프닝이었기를 바랍니다.

표절의 법률적 정의를 굳이 따로 소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학문적 성취나 예술 작품의 권리는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착수한 사람이 있더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람에게 귀속됨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그러기 전에 참다운 학자요 예술가라면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스스로를 검열하고 담금질해야겠지요.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다이몬(Daimon)의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 다이몬(Daimon)은 여러 의미로 쓰이지만 글에서는 플라톤이 <<향연>>에서 소개한 '소크라테스가 들은 소리', 즉 내면의 외침, 거역할 수 없는 영혼의 소리라는 뜻으로 사용함.

김윤옥 (210.XXX.XXX.90)

제가 속한 문학 클럽의 창작란에 제 시를 표절해서 올린 지방 회원이 있었지요. 다른 곳도 아닌 같은 방에 표절글을 올렸으니 보는 모두가 민망할 밖에요. 저는 창작의 어려움과 그럴 수 있는 상황을 글로 썼더니 며칠 뒤 스스로 삭제를 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는데 그 후 와병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맘이 쓰이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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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3 16: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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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xland (110.XXX.XXX.243)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아마 김윤옥님의 시를 너무 좋아했던 분인 듯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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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6 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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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220.XXX.XXX.62)

4+1을 잘해서 출세한 사람들이 지천에 깔려 사회가 혼란스럽네요~~
2012년 선거를 잘 치뤄서 모처럼 대청소를 해봤음 좋겠습니다!
적어도 공직자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얌체짓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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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09: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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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10.XXX.XXX.243)

인내천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울울답답합니다.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4 +1'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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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1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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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75)

황우석박사 사건이 떠오르네요.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였지요.
"처녀 생식"의 공적도 표절사건으로 가리워졌지요.
모방에서 창작으로 까지의 과정에 어찌 유혹이 없겠습니까만 이겨내기가 슆지 않은 듯 함니다.
일등만 대우를 받는 것이 옳은 제도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때도 기끔은 있어 왔습니다.
특허를 공용화해서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한 분들도 가끔은 계시나 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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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04: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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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10.XXX.XXX.243)

그렇습니다, 차덕희님. 저도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적인 모방이야 가능하지만 근거와 출처를 밝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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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10: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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