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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죽음과 슬픔
박시룡 2011년 01월 18일 (화) 01:05:03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면서 2백만 마리에 육박하는 돼지와 소가 매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매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죽기 전 소와 돼지가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마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처럼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동물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인간이 동물보다 지능이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다른 동물과 달라서가 아니라 생존과 죽음의 극명한 대비에서 느끼는 생물학적 공포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물학적 공포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요?

동물이 죽음에 보이는 반응을 관찰하면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야생의 사슴 무리는 죽어가는 사슴을 그냥 남겨두고 떠납니다. 반면 죽어가는 코끼리나 침팬지는 무리의 보호를 받습니다. 코끼리나 침팬지가 동료의 죽음에 공포와 슬픔의 감정을 드러내는 사례들이 과학자들에 의해 많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까치는 함께 살던 동료가 죽으면 죽은 동료의 사체 주변을 떠나지 않고 한동안 머무는 행동이 종종 관찰되기도 합니다. 사육 중인 황새도 새끼가 죽으면 어미가 짚을 물어와 사체의 바닥에 깔아주려는 행동을 합니다. 아마도 차가운 땅바닥에 짚을 깔아서 살려보고 싶어하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동물들의 이런 죽음에 대한 반응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보고는 아직 없습니다.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눈물로 나타냅니다. 물론 슬프다고 다 우는 것은 아니죠. 슬퍼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남녀 간의 차이도 있습니다. 그러니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해서 슬픔의 감정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슬플 때도 눈물을 흘리지만 기쁠 때도 흘립니다. 모두 감정의 중추에서 신경자극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같은 원리입니다.

눈물은 어떻게 흐를까요? 눈물은 안구를 보호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감정과 결부될 때 신경의 자극을 받아 우리 눈 상단 좌우에 아몬드 크기의 눈물선에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눈물이 만들어지는데 그것이 눈 하단 코 근처의 눈물주머니에 모아졌다가 넘쳐흐르는 것입니다.

최근 여성의 눈물이 남성의 성욕을 억제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끈 적이 있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받아들여 성욕이 억제되는 것이 아니고 눈물 속에 들어 있는 페로몬에 의해서 이런 반응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눈물 속에 들어 있는 냄새물질이 남성의 혈중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13%나 감소시켜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하니, 눈물에 대한 기존 해석과는 큰 차이가 있는 내용입니다.

눈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맞는다면, 눈물을 흘리는 소가 다른 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소의 눈물 속의 페로몬이 다른 소의 부교감신경의 분비 호르몬에 작용하여 공포보다는 포기의 심리적 상태가 되는 게 아니었을까? 동료가 흘리는 눈물을 시각적으로 감지하고 공포와 같은 도피하고자 하는 행동이 나왔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였다면 페로몬이 오히려 공포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땅 속에 사는 식충류에서 그런 단서 하나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땃쥐라는 성인의 엄지손가락 크기의 포유류 가운데 가장 작은 동물인데, 이들은 서로 싸움을 할 때 눈물을 흘립니다. 이 눈물이 공격성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논리는 동물에 대한 진전된 과학적 연구가 전제되어야 하겠지요. 아무튼 멀쩡하게 살아 있는 동물들을 매몰하는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마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데서 이런 잔혹한 사태를 우리 인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나 조류독감과 같은 바이러스는 야생동물들 모두 갖고 있는 전염병입니다. 마치 우리 사람들이 감기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건강한 사람은 증세가 없을 수도 있고 몸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은 감기에도 죽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야생동물들도 이런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아무런 증세가 없을 수도 있고 죽기도 합니다.

진화학적으로 동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미생물과 늘 경쟁을 해왔습니다. 너무 개체군이 많아지면 스스로 개체군 조절을 이 미생물이 해줘 생태계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유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는 구제역이다 조류독감이다 이런 거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구제역바이러스와 조류독감바이러스 모두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 가축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몰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육류 소비가 늘면서 이 좁은 땅에서 엄청나게 많은 가축들이 사육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위생이 제대로 지켜질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가축들은 야생동물들에 비해 유전학적으로 전염병에 매우 취약합니다. 바로 근친으로 번식을 시키다 보니 한 번 전염병이 들어오면 한꺼번에 떼죽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가축들의 전염병 발생 원인을 자꾸 야생동물 탓으로 돌리고 싶어하는데, 사실 야생동물들이 아니고 바로 우리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과도한 육류소비문화, 그에 따른 공장 식 과밀 사육,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재앙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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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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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그렇습니다
구제역 발생은 인간의 탐욕이 빚은 결과이지 야생동물이나 바이러스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쇠고기 1킬로그램의 비육을 위해서 사료는 8킬로그램,건초는 4킬로그램 도합 12킬로그램의 먹이가 필요하고 돼지는 3킬로그램의 사료를 먹어야 1킬로그램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답니다.그러니까 1킬로그램의 고기를 얻기 위해 3~8배의 곡물을 먹여야하기 때문에 전 지구적 식량난 해결과 친자연적 환경을 위해선 과감하게 육류소비를 억제하고 사육 두수를 줄여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의 몸도 비만에서 해방되고 가축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고 죽어가는 어밋소가 안간 힘으로 새끼에게 젖을 주는 애절한 장면을 보지않아도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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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15:03:42
0 0
김종현 (211.XXX.XXX.129)
정말 제가 평소 소,돼지,오리,닭등 사육되는 영상을보고 느껴온바를 박시룡선생님께서 써신글로 속이다 후련하군요!저렇게 과밀한 상태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저런 고기와 알은 과연 먹어도 괜찮을까??의문이들었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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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8 16:12:09
0 0
심재훈 (211.XXX.XXX.129)
박선생님,

동물에대한 훌륭한 관철 잘 읽었습니다. 나는 개를 몹시 사랑해서 어릴적 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늘 집안에서 사육하고 있고 비교적 깊이 관찰하는데 개가 죽엄의 공포감 또 형제 주인을 잃을때 슬픔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몇해전 키우던 큰개가 죽자 작은놈이 곧이어 8개월후 죽었습니다. 원인 (의학적)은 암이었지만 혹시 형 죽엄에대한 충격이 아닐ㄲㅏ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개의 감정세계애 대해 아시는게 있으면 들려 주십시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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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8 16:10:46
0 0
박시룡 (210.XXX.XXX.73)
아직 동물의 감정세계를 과학적으로 탐구하지는 않아서, 그런 축적된 자료가 없는 실정입니다. 개가 주인을 잃었을 때 특이한 행동을 보고 감정상태를 이야기하면 관찰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동물들의 모든 행동을 과학적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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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8 17: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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