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혁명_(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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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 혁명

김영환

2011년 02월 07일 (월) 02:23:51

이집트의 민주화 진통을 보면서 수도 카이로에서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누구나 한 번은 가고 싶어 한다는 이집트. 20여 년 전에 처음 방문한 카이로는 서울의 한강처럼 젖줄인 나일강이 흐르고 있어 친숙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강폭은 한강과 비슷했지만 호텔이 서있는 강변의 식당에서 건너편의 음악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조용한 전원풍이었습니다. 아홉 개 나라를 지나서 6,650 킬로미터를 흘러가는 나일강은 몇 척의 고기잡이배가 떠있을 뿐 적막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심은 활기에 넘쳐 보였습니다. 과거 광화문 네거리 지하도의 신문 가판이 그랬듯이 꽤 넓은 인도에 각종 신문과 잡지들을 펼쳐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뚱뚱한 것을 여성미의 척도로 삼는 것인지 거리에는 유난히 풍만한 여인들이 많아 보였으며 뒷골목의 양고기 식당에는 손님들이 가득했습니다. 1871년 수에즈운하 완공 기념으로 이집트 왕 이스마일 파샤가 주문하여 베르디가 작곡했다는 오페라 아이다는 카이로 인근의 기자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삼아 자주 공연된다고 들었습니다.

1980년대 말 우리와의 수교관계는 지금과 달리 총영사관급이었습니다. 중동전쟁 때에 지원받았다는 이유로 이집트는 북한과 매우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1999년 무바라크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이집트 관계는 부쩍 긴밀해졌습니다. 2000년대에는 한국의 건설회사가 알렉산드리아 부근에 합성세제 원료인 수억 달러짜리 알킬벤젠 플랜트를 짓기도 했습니다.

‘무슨 목적으로 저 큰 무덤을 지었을까?’ 죽은 파라오를 위해 한 해에 수십만 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20년을 넘게 축조한 여러 개의 피라미드, 그리고 스핑크스는 민중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10여 일째 진행 중인 이집트 민중의 격렬한 민주화 요구는 고대 이집트 때부터 수천 년간 잠자온 착한 이집트 민초들의 민주 의식을 각성시킨 것이라서 억눌린 현실을 기어코 깨부수고야 말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각국의 정치 사정에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30년을 집권한 82세 무바라크 대통령의 권력이양을 요구하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죠. 무바라크 대통령은 방송회견에서 “나도 지금 물러나고 싶지만 나라의 혼란이 걱정돼서 물러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재자의 아집이 어디까지 버틸지 모르겠으나 무바라크는 후환이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유일한 조직적 반대세력이라는 이슬람형제단은 그의 하야가 끝이 아니라며 각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별렀습니다. 그는 9월의 6선 대선은 불출마하겠다고 했죠.

이집트는 미국으로부터 연간 10 여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받는 세계 11위 군사대국으로 아랍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입니다. 그만큼 아랍 전역에 대한 사태의 파급력도 위력적일 것입니다. 튀니지에서 벤 알리 대통령을 하야시킨 민주화 혁명은 이집트를 거쳐 어디로 향할까요? 1980년대 말 동유럽의 민주화 도미노처럼 중동과 나일강변을 따라 아프리카 전역으로 번질지 모릅니다. 요르단은 개각을 단행했고 카자흐스탄은 2년 뒤인 대통령선거를 올해로 앞당긴다고 합니다. 시리아, 리비아,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카메룬, 앙골라, 짐바브웨 등도 주목대상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인터넷 정보통신혁명은 민주화 요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혁명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귀중한 맹방을 잃을지도 모르는 이스라엘입니다. 이집트는 중동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이스라엘 안보의 핵심 축입니다. 중동평화 공로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1978년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집트가 ‘또 다른 이란’이 되지 않을까, 평화협정 파기를 주장하는 이슬람 과격파의 집권을 걱정합니다. 미국 정치인 일부는 따라서 이집트 군부를 지원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치체제는 민의를 따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과격한 종교세력이 집권하는 신정(神政)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집트 시위에는 미국을 비난하는 소리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관심은 석유값 인상, 이스라엘의 불안, 수에즈운하 문제 따위 보다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원하는 이집트 국민의 열망을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집트 야당 인사는 “미국은 어느 쪽이 승리할지 지켜만 보고 있다. 한 쪽이 승리하면 자신들이 그를 지지했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비꼬았다고 합니다. 중남미에 대해 ‘독재자는 나쁜 인간이지만 우리 편이다’라고 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옛 말을 상기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의 고민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지금 이집트 사태는 북한 장마당의 주요 화제일 것"이라고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는 말했습니다. 63년간의 부자 세습독재에 이어 3대로 가려는 권력자들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튀니지 혁명의 배경에는 30%라는 청년실업률과 정치적 억압이 깔려 있었죠. 이집트 민중도 탄압과 식량가격 폭등, 물가고, 실업의 경제난에 지쳤습니다. 북한의 독재와 심각한 경제는 말할 것도 없죠. 요즘 끈질기게 대화를 요구하는 그들의 머리에는 남한의 원조를 받을 생각만 가득할지 모릅니다. 자립경제가 불가능한 불만의 토양에 불씨가 던져지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겠죠. 역사를 되돌리기 어려운 것은 이제 어디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차덕희 (121.XXX.XXX.44)

더 많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원하는 이집트 국민의 열망을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진정 으로 동의함니다.
정치가의 부패,웅덩이에 고인 물은 썩게 마련임니다,
샘물처럼 솟는 민주화의 기세는 흐르는 물이 되어야 합니다,
이어서 아프리카의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미국괴 이스라엘의 태도는 실망감을 줍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하는 국가가 되어야지요.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함니다.
"아프리카여,깨어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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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7 04: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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