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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여행이 더 비싸다
고영회 2011년 02월 09일 (수) 01:13:47
식구끼리 중국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값이 싼 여행상품(저가여행)을 골랐습니다. 여행상품을 고를 때 비슷한 여행상품이라면 값을 기준으로 상품을 골랐죠. 인천공항에서 여행사 직원이 건네주는 항공권을 받았습니다. 항공권에는 여정과 여비와 세금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여비와 세금이 내가 낸 돈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러면 현지에서 자고, 먹고, 다니는 비용과 현지 안내원 수고비, 관광지 입장료는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일까요? 묵을 호텔에 들어보니 시설도 좋습니다. 점심을 먹었는데, 음식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가격으로 여행사가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요?

걱정하던 현실은 저녁때 나타났습니다. 현지 안내원이 선택여행(옵션)을 소개하면서 "선택여행 3개는 해 달라."라고 하는 데 거의 강압 수준입니다. 선택여행을 2개 이상 하지 않으면 자기 주머니를 열어야 하니 3개를 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그거야 당신 사정이고, 우리는 원하는 것이 없을 때에는 한 개도 안 갈 수 있다. 그러니 우리에게 강요하지 말라!"라고 했더니 표정이 이상해집니다.

현지 안내원 봉사료(팁)란 것도 이상합니다. 봉사료야 정성을 다해 안내한 사람에게 고마워서 성의로 주는 돈일 텐데, 성의 없이 안내해도 봉사료를 줄이거나 주지 않을 권한도 없다면 이게 무슨 봉사료입니까? 한 사람에 하루 얼마, 이런 식으로 정해 둘 것이라면 그것은 여행비용에 포함하는 게 맞습니다.

선택해야 할 것이 필수로 바뀌고, 봉사료는 주는 사람의 재량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즐기러 온 것인지, 현지 안내원을 먹여 살리러 온 것인지 헷갈립니다. 일정 가운데에는 ‘물건사기’도 당연히 들어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사고픈 물건이 있을 때,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 달라고 요청할 때도 있습니다. 물건사기도 여행하면서 누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죠. 그런데 여행상품에 들어있는 방문지는 여행자의 바람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반드시 몇 곳을 방문하도록 일정에 들어 있고, 그 일정에 참가하지 않을 때에는 벌금까지 물도록 적혀 있습니다. 물건 파는 곳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큰 고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택관광은 피하려 하고, 봉사료는 조정해 보려 하고, 물건은 안 사고 넘어가려 하기 마련입니다. 현지 안내원과 이런 신경전을 벌이는 일로 기분 잡치기 십상이죠. 관광하러 온 것인지, 안내원과 입씨름하러 온 것인지 한심합니다.

여행상품값이 싸다 해도, 현지에서 내는 봉사료와 선택비용보다는 더 많습니다. 현지에서 지불하는 돈을 아끼려고 기를 쓰다 보면, 그것 때문에 여행 자체를 망칠 수 있습니다. 여행사는 어떤 방법으로든 이익을 내야 하니, 어떤 모양으로든 여행객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뻔한 답을 두고, 굳이 이런 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요?

여행상품을 고르는 사람이 선택기준을 바꾸면 이런 관행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즐기러 가는 것이라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죠. 여정이 얼마나 알찬지, 현지 안내원의 실력과 성실도는 어떤지, 호텔과 식사 수준은 어떤지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상품값을 견주어 보고 고르면 어떨까요. 단체여행에서 현지 안내원 수준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여행사가 수준별로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사 본 손님의 평판으로 뒷받침한다면 오래되지 않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값에 솔깃했던 기분은 현지에 내리는 순간 사라집니다. 값싼 여행상품은 실제 낸 값보다 덜 누립니다. 낸 값보다 적게 누린다면, 더 비싼 여행을 한 셈이죠. 여행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제값 내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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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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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70)
제가 함꼐 공부하는 수필모임의 70대 할아버지가 무료 효도여행기를 쓰셨는데 얼마나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지 책을 접했던 둑자들께서 오래오래 즐거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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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5:08:58
0 0
고영회 (203.XXX.XXX.32)
호~ 어떤 얘기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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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23:39:07
0 0
강대호 (119.XXX.XXX.227)
값싼여행 비싼여행! 동감입니다.저도 일본여행에서 느꼈습니다.
이런 것, 많은 분들이 느꼈겟지요. 이런 것, 시정되어야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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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1: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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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 (112.XXX.XXX.26)
안녕하세요? 김병주 입니다.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변리사님의 글을 보고
파안대소 할 수 있었습니다.
점잖게 대쳐하시던 모습도 기억이 나구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가족들과의 모처럼의 여행에
찬물이 끼얻는 것을 다들 싫어서 너그러이 이해 해주시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여행문화가 변화하길 기도 하면서
변리사님의 다음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조만간의 막걸리 벙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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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6: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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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좋은 분들 만나 좋았습니다. 이것도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이겠죠?
막걸리 번개에서 만납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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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8: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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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119.XXX.XXX.227)
수년전 여행사상품으로 중국여행을 다녀왔던 제 가족도 오늘 변리사님 말씀과 같은 이야기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쓰신 글을 읽던 중 "물건사기"에 도달했을 때 저는 第1感으로 "物件詐欺"로 읽히더라고요. 몇 단어 나간 다음에야 "shopping"의 뜻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한자와 영어에 경도되어 있나 봅니다. 반성해야 되겠지요 ? 감사합니다.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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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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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자 (119.XXX.XXX.227)
고영회 변리사님,
왜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한 소견을 말하지 않는가 하던 차에 반가운 말씀 들었습니다.
단체 관광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나이도 있고 워낙 들은 얘기가 많아서 항상 비싼 상품을 선택하였는데,
가이드의 봉사료는 매일 일인당 10불, 지정된 듯한 상점 들리기, 무슨 특효약(산돼지 쓸개 등) 연구소 등에 들려 한 시간, 두시간 허비하기는 마찬가지입디다. 조금 비싼 상품은 호텔이 나은 것 같은데, 날 채소 먹었다가 동행 의사 넷이 설사로 많이 고생한 것은 값싼 호텔과 마찬가지였고, 아주 비싼 상품은 먼 거리에 기차 편이 아니고 비행기를 타는 것만 다릅디다. 이것이 중국 여행 네 번을 한 사람의 소견입니다.
운이 좋아선지 네 번의 여행 중 북경, 상해, 서안, 계림행의 현지 안내원은 잘생긴 유학생이었는데, 해박한 지식에 입담도 좋아서 봉사료 10불에 선물을 따로 주었답니다. 반면 평양 가는 길에 만난 북경, 만리장성 안내원은 도무지 말을 하지 않는 연변 처녀였지요.
변리사님의 글을 읽고 깨달은 여행사 직원들이 사전 답사를 많이 하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몇 분들께 이 칼럼을 전달 하려고 합니다.
워싱턴에서,
김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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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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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법주 (121.XXX.XXX.78)
고영회 회장님,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여행과 관련된 고질적 병폐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저도 이런 경험이 여러번 있습니다만 여행사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신분들은 모두가 경험한 일일것입니다. 어렵게 떠난 해외여행 기분 망치기 싫어 울며겨자먹기로 적당히 타협하는경우가 대부분 이지요, 여행사 상품가격은 싼데, 결국 정산해 보면 기분잡칠것 다 잡치고 비용은 비용대로 다 지불하지요. 방송매체를 비롯한 언론에서 여러번 지적이 되었습니다만은 근적적 해결책이 잘 나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제대로, 정확히 계산된 비용을 지불하고 여행 본연의 기분을 만끽하고 돌아올수 있는 해외여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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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08: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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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그렇게 여행할 때가 곧 오겠죠?
공감해 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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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8: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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