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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머리를 움직이는 듯
2011년 02월16일 (수) / 서재철
 
 
<제주 세계지질공원 2>

제주섬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남서쪽 해안가에 우뚝 솟은 산방산(山房山)의 특이한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았을 것입니다. 제주도의 다른 오름과는 달리 회색빛 암벽이 해안가에서 395미터나 깎아지른 듯이 솟아올라 있습니다.

산방산은 지형학적으로 용암돔(lava dome), 즉 종상화산(鐘狀火山)이라고 부릅니다. 정말 생김새가 종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산방산은 한라산 백록담 화구호(2만5천 년 전 생성 추정)보다도 훨씬 오래전, 그러니까 약 75만 년 전에 바다에서 용암이 융기해서 생겼다고 합니다.

같은 화산암이지만 제주도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까만색의 현무암과 다르게 조면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현무암은 색도 검고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조면암은 밝은 회색이며 바위 구성도 조밀해서 과거에는 비석과 조각용으로 쓰기 위해 석공들이 많이 산방산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해발 150미터의 산방산 중턱에 해식 동굴인 산방굴사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바다수면에 위치해 있어서 바닷물의 침식으로 생긴 동굴이지만, 지금은 산 전체가 융기하면서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추사 김정희는 대정현에서 9년 동안 귀양살이하면서 고도절해의 적적함을 자주 이곳에 들러 달랬다고 전해지며, 다도(茶道)로 유명한 초의선사도 산방굴사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기곤 했다고 합니다.

산방산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용머리해안입니다. 마치 용이 달려 나가듯 거대한 암벽이 바다로 500미터쯤 뻗어 있습니다. 썰물 때는 이 암벽을 한 바퀴 돌면서 태평양의 사나운 물결을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이 대단히 선호하는 곳입니다.

이 용머리해안 암벽도 오래전에 생성된 수성화산체로서 수월봉의 암석과 같은 응회암입니다. 수십 만 년 바다수위가 오르내리며 파도에 깎인 흔적으로 절벽이 기기묘묘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학술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응회환의 퇴적구조를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은 제주 세계지질공원의 일부로 되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도 이렇게 가치가 있지만, 한라산을 제외하면 제주도에서는 옛 스토리가 가장 많은 전설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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