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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선택 <상>
박시룡 2011년 02월 22일 (화) 00:11:40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 선택은 중요한 것일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수많은 선택 중에서 배우자 선택은 아마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바로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생물학에서는 이를 성 선택이라고 합니다. 생물학에서는 이런 선택이 그 종이 멸종되지 않고 얼마나 번성했는가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인간의 운명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남자가 여자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아니면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는 건가요? 얼핏 보면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러니까 생물학적으로 생각하면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수컷들은 자기를 선택해 달라고 구애를 합니다. 그러면 암컷은 수컷을 놓고 선택을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면 남자는 구애를 합니다. 구애하는 남자를 받아들일지의 선택은 바로 여자가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행동진화학자들은 아마도 배우자를 찾기 위한 투자가 암컷과 수컷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암컷의 난자는 크기가 정자에 비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수컷의 정자에 비해 훨씬 더 큽니다. 수적으로도 난자는 정자에 비해 얼마 생산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 번 잘못 짝을 맺어 실패할 경우 암컷은 수컷에 비해 잃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암컷은 짝을 고르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서 선택의 결정은 수컷이 아닌 암컷이 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그럼 암컷은 수컷의 무엇을 보고 선택을 할까요? 두 가지 가설이 있는데 그 한 가지는 직접이익입니다. 암컷들은 안전한 보금자리나 먹이를 제공하는 수컷, 자신이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정보를 흘리는 수컷과 짝을 지으려 합니다. 이 가설 입증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가 있는데 바로 밑들이라는 곤충입니다. 이 곤충의 암컷은 단순한 규칙에 따라 행동합니다. 밑들이는 짝짓기를 하기 전에 수컷이 암컷에게 혼인 예물을 갖고 갑니다. 암컷은 멋지고 크고 즙이 많은 먹이를 바치지 않는 수컷과는 짝짓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는 수컷에게 한 가지 고민거리를 안겨줍니다. 그런 먹이를 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 시기에 혼인 예물이 될 만한 먹이를 지니고 있는 수컷의 수는 고작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구애는 수컷이 혼인 예물을 암컷에게 주고, 암컷이 그것을 먹고 있는 동안 짝짓기를 하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먹이를 바치지 않은 수컷은 당장 퇴짜를 맞습니다. 암컷의 식별 능력은 그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암컷은 더 큰 예물을 바친 수컷과 더 오래 짝짓기를 합니다.

수컷의 예물이 기준치 이하라면, 암컷은 수컷과 약 5분 정도 짝짓기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준치보다 더 크면 대략 23분 정도 짝짓기를 합니다. 바로 여기서 암컷은 직접적인 이익 즉, 더 큰 예물을 주는 수컷을 선택하는 것이죠. 짝짓기 시간이 5분 정도에 불과할 경우 정자가 전혀 전달되지 않아, 수컷의 예물이 충분한 부피가 되지 않으면 자손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행동이 바로 구애입니다. 가끔 그 예물을 속이는 종도 있습니다. 바로 수컷이 먹이 예물을 고치로 꽁꽁 싸서 암컷에게 건네는 종도 있으며, 아예 속에 든 것이 없는 빈 고치만 건네는 종도 있습니다. 빈 고치를 건네는 수컷은 지르코늄 큐빅을 크고 그럴 듯하게 포장해 마치 다이아몬드인 양 건네서 암컷을 속이려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이런 속임수를 구사하는 종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한두 번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진화는 이런 종의 성공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예물과 같은 물질뿐만 아니라 외모도 암컷들의 수컷 선택기준이 됩니다. 제비의 암컷은 꼬리가 긴 수컷을 선택합니다. 제비에게 긴 꼬리는 건강의 상징인데, 바로 조류의 깃털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덜 시달리는 수컷일수록 꼬리가 길어집니다. 몸에 기생충을 적게 지닌 수컷들과 짝짓기를 하면 암컷에게는 상당한 이익이 생깁니다. 건강한 수컷을 맞아들임으로써 집안 환경을 기생충 없이 청결하게 유지하여 더 건강한 새끼를 갖게 되는 셈입니다.

인간의 여성들도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남자를 선택합니다. 재력, 학벌, 그리고 외모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 동물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성 선택은 계속해서 남성들로 하여금 여성들의 선택을 받도록 만듭니다. 결국 새 생명이 탄생되면 학벌과 직위, 재력과 외모로 무장되어야 선택이 됩니다. 그렇지 않은 유전자를 지닌 개체는 차츰 도태의 길을 밟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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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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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오 (121.XXX.XXX.16)
동물의 세계에서는 생활력은 별문제임으로 유전적으로 우세한 상대를 선택해야 되나 사람은 일시적인 교제가 아니고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함으로 외모와 유전적 요소와 성격. 생활력[능력] 을 모두 생각해야 함으로 선택권은 상호간에 있으며 어느쪽이 우세하다고 잘라 말할수는 업는 것으로 사료 됩니다. 사람은 동물과 달라 남자가 잘라고 능력이 우세하면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기도하며 남녀가 상호 선택 조건이 조금다름으로 약간 다를수도 있읍니다.문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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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7: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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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olumn (123.XXX.XXX.241)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수요공급의 원칙도 있어요. 전쟁이나 재앙으로 남성이 많이 죽어버리면 살아남은 남성은 무조건 받아들여지고, 여성이 적어지면 미모나 건강등에 관계없이 비싼 값에 팔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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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17: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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