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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제도를 망가뜨려 놓고
고영회 2011년 02월 25일 (금) 00:27:28
이공계 기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 1990년대 중반쯤이었지 싶습니다. 그런 목소리가 나온 지 20여 년이 되지만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습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이공계 기피가 이제는 문제꺼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려면 부를 생산해야 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부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인재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만 우리 인적자원은 유한합니다. 한정된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부를 생산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경제 선진화는 더 늦어집니다. 그러니 과학기술분야로 우수한 학생이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을 제대로 배분하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인재를 법대와 의대에 보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인재를 법대와 의대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변호사를 배출하여 국제 기업 송사를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벌어 왔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법률서비스 수지에서 2009년에 4억 7천만 달러 밑졌다고 합니다. 우리 의료기술이 뛰어나 외국인 환자가 몰려 막대한 치료비를 우리 사회에 벌어왔다는 소식도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

지금 세계시장을 누비는 상품 뒤에는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 과학자와 기술자가 있습니다. 조선, 반도체, 자동차, 건설, 플랜트 수출 같이 대표 기술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이 있죠. 이것은 70-80년대, 그 후 90년 초까지 우수한 학생들이 기꺼이 이공계로 갔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푸대접을 받았던 사람들 덕택에 굴러가고 있는 셈입니다.

공대를 졸업한 학생은 대부분 산업현장으로 갑니다.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공대 출신은 기술사를 꿈꿉니다. 산업현장에서 6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시험을 볼 수 있고, 논술시험과 면접시험을 거쳐 비로소 기술사가 됩니다. 1년에 개략 1,500명쯤 기술사 자격을 따므로 현업에서 일하는 기술자가 많은 것을 생각할 때 기술사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기술사제도에는 여러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첫째, 기술사라는 전문가제도를 만들어 놓고, 기술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업무영역이 없습니다.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모든 전문가제도에는 그 자격자만이 할 수 있는 고유업무영역이 있습니다. 자격자가 아닌 사람이 하면 처벌됩니다. 그런데 기술사에게는 그런 영역이 없습니다. 둘째는 인정기술사제도입니다. 이는 기술사가 아닌데도 일정 경력을 갖추면 기술사와 같이 대우해주는 제도입니다. 셋째는 기술사시험은 노동부가, 기술사 관리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합니다.

기술사가 되더라도 고유업무영역이 없고, 기술사 자격이 없더라도 경력만 있으면 기술사와 같이 대우해주고, 선발과 관리를 따로따로 하니 기술사제도가 망가지든 말든 걱정하는 정부 부처도 없습니다. 80년대까지는 제도로 기술사를 우대했기에 기술사 위상이 그나마 유지되다가 이제는 폭삭 망가졌습니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이 기술사제도를 개선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습니다. 기술사들은 환호했습니다. 정부 부처끼리 협의를 거쳐 고유업무영역 안을 어렵사리 마련했습니다. 그 고유영역 안은 2006년 법제처를 거치면서 단칼에 잘렸습니다. 인정기술사제도는 상당 부분 해결됐지만 아직 미완성입니다. 기술사시험은 여전히 노동부가 관장합니다. 이공계 출신이 꿈꾸는 기술사 위상이 이렇습니다.

이공계 출신이 활동하는 변리사제도에서는 변호사에게 자동자격을 주고, 변리사법에 규정된 소송대리권도 억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공계출신이 사회 활동하려면 자존심이 상합니다. 이공계 출신이 활동하는 전문가제도가 이 모양인데 이공계 가라는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공계 기피는 이공계 출신들의 사회 위상에서 생겼습니다. 이공계로 갔다 해도 법대나 의대 같이 다른 분야로 간 사람과 엇비슷하게 노력했을 때 사회에서 위상이 별 차이가 없다면 이공계 적성을 가진 사람이 억지로 다른 분야로 갈 이유가 없습니다. 기술사제도를 이렇게 해 놓고 이공계 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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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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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전 (58.XXX.XXX.184)
귀한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
1.고유업무영역 확보를 위한 기술사법이 상정 계류중이라 합니다
2.상식과 법(자격우대)을 어기는 인정기술사제도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개관적인 검증수단인 시험이 없이 경험으로 기술사자격을 주는 것은세계에 유래가 없는 일입니다.
3.기술사시험과 관리부처가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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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6 16: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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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현 (119.XXX.XXX.227)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기술과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의 발전이 있습니다. 기술사의 고유영역이 있어야 기술사의 위상도 높아지리라 생각됩니다.감사합니다. 이레 이엔씨 신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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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5: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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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자 (119.XXX.XXX.227)
엔지니어링 부분에 근무하고 있는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한편으론 우리나라의 미래도 걱정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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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20: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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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송 (119.XXX.XXX.227)
기술사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우리나라의 교육방향에 대한 개선책으로 생각합니다. 관계부처에서 개선안을 만들어 국민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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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9: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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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상 (119.XXX.XXX.227)
맞지만 아직은 힘이 부족한데 뭉친다고 될까요...정부부처부터 이공계가 자리잡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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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9: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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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호 (119.XXX.XXX.227)
정말 지당한 말씀입니다. 저야 예술계에 종사하는 처지이지만,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백 번 찬성하고 그러한 사회가 균형사회를 이루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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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9: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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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진 (119.XXX.XXX.227)
기술사우대 정책이 있어야하나 현재 기술사 자격 시험 범위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기술사는 그 의미가 축소되지요. 자격 시험에서부터 고치는 점도 같이 고려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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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9: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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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119.XXX.XXX.227)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리고,옳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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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9: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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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19.XXX.XXX.227)
고부회장님!
구구절절 옳은 말씀 입니다. 우리도 제도개혁의 제스민 혁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존이익세력들의 대승적인 자세가 아쉽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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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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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119.XXX.XXX.227)
맞습니다. 아주 맞습니다. 특히 변호사 들의 전관예우차원의 과대수입은 공정사회 수립차원에서도

시정되어야 합니다. 물론 점진적으로 말입니다. 적극 동의합니다.
고재윤 환경공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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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0: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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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용 (175.XXX.XXX.160)
기술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제도가 잘 집행되므로 의견을 충분히 관철할 수가 있습니다. 의사나 약사들은 자기네 권익을 위해 똘돌 뭉쳐 할 일은 하지 않습니까? 제밥그릇 위해 싸운다고하지만 그래도 의사와약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니까 의료제도가 많이 그릇되게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정치적인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기술자들의 숫자는 이들보다 훨씬 많은데도 한 번도 단결된 모습을 보인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나서서 그들을 위해 일을 해 주겠습니까? 기술자들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잠실 운동자에 모여 운동회만 한 번씩 해 그 규모를 보이기만 해도 여야가 다투어 접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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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01: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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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그렇습니다. 그점은 기술자들이 반성해야합니다.
기술자의 속성이 그런 탓도 있고요... 그렇지만 뭉펴 힘으로 보여줘야 정책을 마련한다면, 이 나라에 정부와 국회는 왜 필요할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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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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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우리사회의 큰 병폐중 하나가 이공계 출신에 대한 푸대접인데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니 한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기술사만의 고유영역을 할애하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보장해야 합니다. 자원이 부족한 이웃 일본이 과학기술의 축적으로 훌륭하게 커버하는 것을 본받아 우리나라도 어서 속히 이공계도 인문계 버금가는 대우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국가경영의 기본인데 기본도 지키지 못하고 있으니, 울 나라 정치인들 다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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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13: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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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맞습니다!!!
울 나라 정치인들 다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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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41:09
0 0
진훈태 (112.XXX.XXX.72)
저도 이런 환경하에서 장차 우리 아이들이 국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려할 때 그리 탐탁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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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12: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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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글쎄, 누가 나서서 언제 고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이 정부와 국회에 많아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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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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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co (222.XXX.XXX.185)
집권하면 모든 정의와 절차를 무시하고 집단이기주의에 의한 나눠먹기 식 정치때문이지요.
이익 난 회사에 돈 많이 받는 직책 늘려서 비 전문가 낙하산 시킨 후 빼 먹게 하는 것과 같지요.
지금 사회 도처에 이런 고차원의 도둑질이 판치는, 우리의 대~한 민국 ㅉㅉㅉ ㅉㅉ 의 현 주소이고
그런 것만을 눈이 벌게서 찾아다니는 정신 병동의 환자들 같지 않나요?.
정신적 지주가 절실히 필요한 현 대한민국 입니다.
돈 벌어다 주고 세금 내준 사람보다 돈 소비만하고 세금 축내는 X 들이 힘으로 다스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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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11:31:53
0 0
고영회 (119.XXX.XXX.227)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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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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