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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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허영섭

2011년 03월 23일 (수) 02:49:55

국회의원들이 올해부터 가족수당과 자녀학비수당을 추가로 지급받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국회의원에게도 공무원에 준용하여 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수당 명칭이 정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던 탓에 그동안 지급하지 못하던 것을 현실화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장차관을 포함해 정무직 공무원들도 모두 받고 있는 이 수당을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받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국회 사무처의 설명대로 국회의원에게 이런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도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에 접하면서 먼저 비위가 뒤틀리는 것은 왜일까요. 야속하다고나 할까요, 심지어 배신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정작 제 할 일은 젖혀놓고 너무 자신들의 실속만 챙기고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에게는 이런 지적이 너무 억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수당이라고 해야 배우자는 월 4만원, 20세 이하 자녀와 60세 이상 부모는 월 2만원씩 지급된다니 큰돈도 아닙니다. 학자금의 경우에도 중학생이 분기별로 6만 2,400원, 고교생이 44만 6,700원이라니 매달 1,000만원씩이나 받는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푼돈’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금액의 많고 적고를 떠나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자기들의 세비를 올린 데 연이어 불거진 사실이라는 점에서 눈총을 피해가기가 어렵습니다. 전직 의원들에게 연금 형식으로 매달 120만원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헌정회 육성법을 통과시킨 것도 지난해였습니다. 결국은 자기들이 다음에 받을 돈입니다.

국회의원들이 국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열의를 보였다면 이런 불평을 듣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지금 국정이 어느 한 구석 시원스럽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은데도 국회 운영은 겉돌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지진과 원전폭발 위기로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으로 국제 원유시장이 요동치고 있건만 국회 차원의 대응 움직임은 묘연합니다.

전국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던 구제역 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에 대한 통렬한 지적과 근본적인 대책 주문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뚫어 주었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보지를 못했습니다. 340만 마리의 소, 돼지가 살처분되어 산하를 오염시키고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치솟는 물가와 전셋값도 서민들을 울상짓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청목회 로비사건으로 동료 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가 시작되자 즉각 그 처벌근거가 되는 정치자금법을 개정하여 면죄부를 주려고도 했습니다. 필경은 이 법이 국회의원 누구에게라도 정치 후원금을 받는 데 있어 거추장스러웠을 것입니다. 걸핏하면 '장외투쟁'과 '결사항쟁'을 부르짖는 우리 국회의원들의 솔직한 현주소입니다.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는 여야 의원들이 이처럼 자기들의 이익를 보호하고 밥그릇을 챙기는 데 있어서만큼은 일시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더욱 안쓰럽습니다. 국회가 자체로 하나의 이익집단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여겨질 정도입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 새로 신설됐다는 가족수당과 자녀학비수당이 액수와 관계없이 성토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을 국민들의 대표로 뽑은 것은 행정부를 견제해 국정을 올바로 세우라는 데 뜻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의원회관을 무료로 사용토록 하는 것은 물론 통신비와 열차 요금이 무료인 데다 해외출장 때도 일등석을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본연의 임무는 젖혀놓고 자기들도 한 상 제대로 차려서 대접을 받겠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이러니까 지자체 의원들도 잘못된 행태를 그대로 흉내내는 것입니다. 자기네 수당을 자꾸만 올려서 지자체 재정을 야금야금 축내는 것은 물론 사적인 이해관계를 지자체 업무에 끌어들이기도 하고 공무원들에게 위압적인 자세로 군림하려 하고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문제가 생겨도 쉬쉬하며 덮으려 드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은 힘겨운 여건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잡지 못한 청년 실업자들이 수두룩하며, 전셋값 마련이 어려워 결혼을 미루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비닐 하우스를 경작하다가 지난 겨울철의 폭설로 피해를 본 농가도 적지 않습니다.

국회는 이런 국민들을 돌보라고 만들어진 민의의 전당입니다. 국회의원 본인들의 생계 대책을 위해 하늘에서 떨어진 직장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이 눈치도 없이 자기들의 호주머니만 불릴 생각에 골몰한다면 끝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에 쓰이는지 용도가 확실하지 않은 물건을 그냥 놔둘 필요가 없는 것은 국회의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인내천 (112.XXX.XXX.244)

옳습니다! 짝!짝짝!
그런데 왜 이렇게 댓글이 없고 썰렁하죠?
하긴 누가 그러는데 국회의원 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네배는 더 좋다고 하더군요 ^^. 그래서 한번 맛을 본 사람은 당선을 위해선 부인도 팔아버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구요~~ㅋㅋ
지적하신데로 제사에는 생각이 없고 젯밥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어 일찌기 김지하 시인은 구케의원이라고 비꼬았죠. 그런데 그때의 구케의원이 지금도 구케의원으로 남아 있어 김지하 시인의 인기가 상종가(?)를.....
국회의원님들! 제 상에 감만 놓지 마시고 제발 공부좀 하십시오! 머~엉하니 있다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동의안에 찬성표나 던지고, 우라질 FTA라면 사족을 못쓰고,민족의 장래에 대해서,식량의 자급에 대해서,에너지의 자급에 대해서,제조업의 발전에 대해서,70%나 차지하고 있는 산지의 이용과 생산성에 대해서, 민족의 운명이 달려있는 청소년들의 교육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심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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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5 00: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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