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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젊은이들의 진로선택(1)
서재경 2007년 04월 18일 (수) 10:10:09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선임연구원 주동권씨는 지금도 대학에 입학하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학교에 도착한 그는 수많은 환경미화원들이 교문 앞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자신도 장차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주씨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카이스트를 거쳐 현재의 직장에 들어온 후 회사 일에도 열심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계명대학교 건축과의 졸업반인 김민지양은 현대건설에 입사할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건설현장을 복음 선교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인생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복음입니다.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들 중에는 삶이 곤고하고 인생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소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 민지양의 생각입니다. 특히 그녀는 기회가 주어지면 북한 땅에 가서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현대그룹이 대북진출에 앞서간다는 판단에서 현대건설을 지망한 것입니다.

목포대학교의 경제과 졸업반인 김효주양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아름다움에서 찾습니다. 그녀의 소망은 언어와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라디오방송 작가가 되려고 준비 중입니다. 화려한 TV방송 쪽이 아니라 라디오를 선택한 것도 라디오가 언어 전달 매체로서 보다 유효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한때는 국어교사가 되려는 생각도 해보았고 광고제작자의 길도 고려해 보았으나 거기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에 방송작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런 예화들은 진로결정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좋은 참고가 됩니다. 젊은이 열 사람 중 아홉 이상은 직장을 선택하면서 자신의 가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취업이 가능한 직장을 찾기에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가능성 중심으로 선택한 직업은 인생의 의미나 감동을 주지 못하면서 자칫 밥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가치와 직업을 연결하는 젊은이들을 만나면 신선한 느낌마저 갖게 됩니다.

오래전 미국의 한 항공사가 승무원을 선발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을 우대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들은 초기에 왕성한 근무의욕을 나타냈으나 1년쯤 지날 무렵 줄줄이 퇴사해 버렸습니다. 당황한 항공사는 승무원을 다시 뽑으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이번에는 남에게 친절 베풀기를 즐기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시간이 가도 자기 일을 즐기면서 오래 근속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가치는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겸손하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고 대접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라야 그 자리에 걸맞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외모도 중요하지 않으며 성격이 화려하거나 자기 내세우기를 즐기는 사람은 도리어 맞지 않습니다. 항공사가 처음에 실패한 이유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여행 다니는 재미에 열심히 비행기를 탔으나 구경이 다 끝나가니까 일에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항공사는 좋은 고객이 될 사람들을 직원으로 잘 못 채용한 셈이었습니다.

직업과 가치의 궁합이라고나 할까요. 직업마다 요구하는 근본적인 덕목이 있습니다. 가령 학문은 진리의 탐구라는 가치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학자로 대성하려면 진리라는 가치를 사랑해야 합니다. 종교는 무엇보다도 선(善)과 관계가 깊습니다. 그러므로 성직은 선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가야할 길입니다. 같은 이치로 예술은 미(美)를 가치로 하므로 예술가란 모름지기 아름다움을 궁극적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언론인과 법조인은 하는 일은 다르지만 공공선(公共善)과 정의라는 가치를 지향합니다. 의사나 약사는 생명이 자신의 가치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에의 충성심이 가치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어떤 학자가 논문을 표절했다면 그는 필경 진리라는 가치관보다는 출세라든가, 권력 혹은 돈과 같은 다른 가치를 더 높이 친 사람일 것입니다. 어느 성직자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다면 그는 선을 기본가치로 두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이나 인기, 세속적인 출세 혹은 재물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돈에 영혼을 팔린 예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나 명예나 출세를 좇는 예술가가 있다면 그의 가치는 미의 추구에서 이미 멀어진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은 수재들이 의과대학에 몰리고 있으나 그들이 모두 생명을 가치의 으뜸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들이 생명에 숭고한 가치를 두었더라면 한국에는 아마 수많은 히포크라테스와 슈바이처가 배출되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법고시를 통과한 사람들이 모두 공공선이라는 가치를 가슴에 새기는 것도 아닙니다. 단언컨대 이런 사람들이 그 직업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내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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