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안진의 마음결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며
안진의 2011년 05월 10일 (화) 00:16:40
봄날의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이 유혹을 합니다. 구름이 열리고 햇빛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바다가 떠오릅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하면 발가벗겨진 듯, 모든 것을 드러내게 하는 경이로움에 숙연해집니다. 그건 아마도 내 시선에 내 사색을 방해하는 그 어떤 인위적인 것이 없기에 가능한 것일 겁니다.

좀처럼 제주의 생각이 떠나지 않는 근자에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제주도를 뽑아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이란 스위스의 비영리재단 뉴세븐원더스(New 7 Wonders)가 인류의 문화유산을 알리고 보존하고자 추진하는 캠페인입니다. 2007년부터 440곳을 후보지로 시작하여, 3차에 걸친 세계인의 투표를 통해 28곳이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올해 11월 10일을 마감으로 최종 7곳을 선정하게 되어있습니다.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브라질의 아마존, 베트남의 하롱베이, 미국의 그랜드 캐년,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후보지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도전하는 제주도가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전화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이 투표에는 각국의 정상들뿐 아니라 종교지도자들까지도 국민이 동참하도록 적극 독려합니다.

이미지가 곧 상품이고 가치인 시대입니다. 국민의 긍지를 심어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관광수익을 통한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의 보람입니다. 우리의 미래에까지 이어질, 천혜의 자연이 주는 감동은 이 세상의 모든 욕심을 압도하는 존재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7대 자연경관 후보지 제주도에 대규모의 군사시설이 건립된다고 합니다.

특히 해군기지가 들어설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는 경관이 빼어난 7번째 제주올레길이 위치한 곳입니다.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2004년 제주 특별법에 따라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은어와 돌고래 떼가 노는 이 아름다운 강정마을 앞바다에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을 짓는다는 것입니다.

해상교통로 보호와 원양작전능력 신장을 목표로 한다는 대양해군정책의 일환인 국책사업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먼 바다가 아닌 가까운 근해를 지켜야 하는 필요성으로, 국방부 스스로도 사실상 대양해군정책을 철회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강정마을에 군사시설의 건립이 필요할까요?

관광미항이라는 미명으로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군사시설을 관광화한다는 이야기인지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 제주도의 절대보전 지역에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대규모 군사시설을 짓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더욱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미 해군은 제주의 해군기지를 자신의 기지처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제주가 군사기지가 된다면, 미국의 항공모함은 미군의 군사기점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일본과의 충돌을 피하고 자연스레 제주까지 들어올 것입니다. 이것이 동북아 정세를 더욱 긴장시킬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우리의 힘으로 제주를 교두보로 하는 국가 안보가 아니라, 미 해군의 진출로로서 제2의 비극적 연평도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군기지 건립에 지역주민들의 갈등도 심화되어 그 정신적 폐해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적대감 우울 강박감 자살충동 등. 제주는 국가권력에 희생된 4ㆍ3 항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이를 승화시키고자 2005년에는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대한 해군기지의 시설 건립에는 어마어마한 자연파괴가 불가피합니다. 그러고도 군사시설 제주도를 평화의 섬이라 부를 수 있을지 씁쓸합니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문화는 무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군기지를 받아들이고 자연을 내줄 수는 없습니다. 올봄.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제주도를 누르던 손끝은 이제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는 듯하여 허망하게 느껴집니다. 올 여름엔 제주 둘레길 7코스를 걷겠다던 가슴 뛰는 계획도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가슴 아린 순례길이 될 듯합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인내천 (183.XXX.XXX.170)
옳습니다! 백번 지당하신 주장입니다!
그렇게 제주도가 군사기지로 의미가 있었다면 해방 직후에 아님 6,25동란 직후에 설치하지 않고 지금까지 내버려둔 것은 역대 대통령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직무유기를 했단말입니까?
그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가 걸린 지역이라서 오히려 비워두는게 세계평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 유리하기 때문에 취해진 현명한 처사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대양해군을 접은 마당에 무슨 논리로 강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경관이 수려해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해놓고 뒤집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하긴 MB정부의 주특기는 뒤집기라지만 뒤집은김에 한번 더 뒤집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겠네요 ~~^^
이 일은 제주도의 평화만을 위한게 아니고, 한반도의 평화만을 위한게 아니고,동북아의 평화를 위하는 일이고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한 일이기에 기필고 막아야합니다! 후손들에게 우둔한 선택이었다는 질책을 면키키 위해 내일 목포에서 배를타고 강정마을로 갈 것입니다! 하늘을 우럴어 한 점 부끄럽지 않는 이 일에 동참하실 모든 분들 강정마을로 갑시다!!
답변달기
2011-05-11 08:25:27
0 1
임종건 (219.XXX.XXX.124)
남한에서 제주도를 별개로 떼어낸채로 하는 말씀이라면 몰라도 남한의 일부분으로 간주한다면 논리상으로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글의 논리대로 말하자면 남북한의 어느 곳도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자격이 없겠지요. 한반도는 연평도에서 보여줬듯이 기술적으로도 실제적으로도 전쟁지역이니까요. 육지가 전쟁중인데 제주도만 평화지대일 순 없잖겠어요? 관광이 이념화하면 금강산 관광처럼 된다고 봐요.
답변달기
2011-05-10 16:22:08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