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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한국인들에게
임철순 2007년 04월 30일 (월) 09:48:28

한국일보에 격주로 실리는 ‘임철순 칼럼’에 지난 주 금요일 <무례한 한국인들>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예의염치가 없고 난폭하며 억세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가, 도대체 공공의 예절에 왜 그리 둔감한가…. 이런 점들 때문에 한국에서 살기가 힘든 것이다, 사람끼리 부대끼고 시달려야 하는 게 한국사회 아니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쓰던 날은 심신이 아주 피곤해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 전 날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마감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생각나는 건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이야기를 쓰자니 그것도 싫고….

신문에 칼럼을 쓰는 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누리는 복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는 잘 알든 알지 못하든 정치이야기를 써야만 반응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고를 쳐 주면 칼럼니스트들의 글 쓰기가 편해집니다.

무엇을 쓸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심 고심하다가 미국의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시민권 수여식 행사에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진실로 미국시민의 한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우리 책임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공공의 예절을 갖추고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공공의 예절에 관한 이야기를 별로 힘 들이지 않고(솔직히 말하면 성의 없이) 썼던 것인데, 지금까지 썼던 어느 글보다 더 반응이 많았습니다.

뻔한 이야기를 성의 없이 쓴 글에 반응이 좋아 놀랍고 창피하고 어리둥절한 기분이었습니다. 나에게 온 편지를 간추려 소개하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캐나다 여성교포 :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타국에서 한국인들을 볼 때마다 그 무례함에 너무도 창피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게 싫었습니다. 일본 이민국에서 입국 절차를 밟을 때 휴대폰 전화로 떠들고, 남편 마누라를 큰소리로 불러댑니다. 공항에서도 줄 설 줄 모르고 짐 카트를 통로에 세워 놓고도 미안해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박물관에서는 초등학생들이 만지지 말라는 표시를 무시하고 소장품을 만지고,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녀도 단 한 명의 교사도 나무라지 않는 모습에 거의 경악을 하였습니다. 또 30대로 보이는 남녀는 문화재인 돌거북에 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보십시오. 거의 모든 엄마들이 내 자식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도 자기 자식을 감싸고 돕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의 자녀 교육의 현실태인 것 같습니다.
또 TV방송극을 보면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으로 얘기하는 사람, 벨을 크게 울리게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드라마 작가가 쓴 드라마에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드라마 작가들부터 예절교육을 시켜야 하겠습니다. 공공의식이 무엇인지, 학교와 가정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한숨이 나올 정도입니다.

- 호주 교민 : 호주에서도 낚시터에 가면 바위 구석 구석에 소주병, 라면봉지, 빈 초장병 등등이 버려져 있고 골프장에 가면 내기 골프하다가 싸우는 소리, 공항 대합실에서의 고스톱 판, 노래방에서 터져 나오는 고성방가 등등 너무나 무례한 짓을 범하는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약간 양해를 구하면 오히려 고함으로 응대하는 뻔뻔스러운 사람들….

- 27년째 미국에 사는 교민 : 1년에 두 세 번 한국을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저의 마음을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주필님의 글을 많은 한국인들이 읽고 좀 달라진 모습의 한국민을 보고 싶습니다.

- 20년 가까이 미국에 산 교민 : This really reminds me of old days in Korea. One thing I want to add to this article is Koreans living in the U.S, they are rude and without etiquette, too. That’s why many times second generation or 1.5 generation Korean-Americans are shamed of Koreans, because many times Koreans behave the same way they do in Korea.

- 30대 초반 전문의 : 20년 전 2년간 미국에서 생활하고 귀국한 후, 선진국의 공공질서와 상호 존중의식에 대해 교육을 받았으나 한국, 특히 제가 사는 지방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례함과 실례들을 보아왔습니다. 선진국 일류화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계몽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주부 : 은행 창구에서 출금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제 옆으로 바짝 와서 물끄러미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암호 노출의 위험이 있어서 “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뒤에서 기다리세요” 했습니다. 소파에 앉아 있던 남편이 하는 말이, 그 분이 물러나면서 머리 위에 손가락을 빙빙 돌리더랍니다. 제가 미쳤다고요.

- 교직경력 35년인 서울의 초등학교 교장 : 가장 근본 문제는 교육, 그 중에서도 초등교육입니다. 고등교육, 입시교육이 더 큰 문제로 대두되어 진짜 중요한 어릴 때 교육은 처절하리만큼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 초등학교에서는 더 이상 어릴 때 습관화되어야 할 기본생활교육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왼쪽으로, 한 줄로, 조용히’ 라는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아이들과 아침 눈인사를 나눕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한 번에 가르칠 수 없습니다. 두 번, 세 번, 열 번, 백 번 천 번쯤 말하고 모범을 보여야 좋은 습관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은 끈기의 싸움이라고 봅니다. 교사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누가 이기나 하고 인내가 필요합니다.

 [관련칼럼]
* 아래글은 2007년 4월 27일자 한국일보 임철순 칼럼에 실린것입니다.

제목 : 무례한 한국인들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그 중 중요한 것 하나는 사람에게 시달리고 부대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한국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만들고 성가시게 괴롭히는 사회다.
한국인들 중에는 천박하거나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 공공의 예절에 어둡거나 무지하다. 지하철이나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무조건 밀치고 들어온다.

그리고 남들이 듣거나 말거나 큰 소리로 휴대폰통화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을 가운데 세워 둔 채 사람을 건너 자기네 일을 이야기한다. 듣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은 큰 고통이다.

● 어디서나 천박하고 버릇없고

그리고 자기만 엘리베이터에 타면 무조건 닫힘을 눌러 버린다. 다른 사람들이 오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내릴 때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밖으로 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닫힘으로 손이 간다.

길거리에서는 남을 밀치고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인들은 서로 어깨도 닿지 않으려고 조심한다는데, 우리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다. 무모하게 과감하고 지나치게 용감하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일반화하지 않았을 때 공중전화를 걸고 나오다가 어떤 젊은 여자에게 욕을 먹은 일이 있었다. 한여름 더운 날씨에 기다리느라 짜증이 났겠지만 내가 그렇게 오래 통화한 것도 아닌데도 소리를 질러대 어이가 없었다. 한 마디 대꾸도 하지 못하고 당하고 말았다.

한국인들은 줄 설 줄도 모른다. 은행은 대개 한 줄로 서기를 하는데, 바닥에 줄이 그어진 곳에서 기다리다가 어느 쪽이든 자동 입ㆍ출금기에 자리가 나면 그것을 이용하도록 돼 있지만 그런 개념 자체가 아직도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로스앤젤레스의 우리나라 은행지점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들려 준 이야기는 재미있다.

1층에 미국 은행이 있고 2층에 그가 일하는 은행이 있었는데, 1층에서는 줄도 잘 서고 질서를 잘 지키던 재미동포들이 2층의 우리나라 은행에서는 엉망이더라는 것이다.

"대체 왜 이러십니까? 아래층에서는 그렇게 줄도 잘 서면서"하고 물으면 "글쎄요"하는 식이었다. 1층은 미국이고 2층은 한국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되거나 그렇게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과 행동이 몸에 밴 탓이다.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버릇이 없고 제 멋대로이며 남을 배려하지 않을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고 올림픽 월드컵을 치른 나라, 수출 3,000억 달러를 달성한 나라라고 자랑하기 어려울 만큼 국민들의 인격이 낮다. 너무 가난하고 헐벗고 살아서 그런지, 경쟁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믿어서 그런지 예의와 염치를 잃어버렸다. 무엇이든 먼저 본 사람이 임자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 다인종사회 혼혈사회다. 지난해 결혼자의 8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이었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40만 명 이상 살고 있다. 배달의 자손이나 한 민족임을 자랑하는 배타적 순혈주의를 버려야 할 때다. 상대와 나의 다른 점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개방성과 타인들에 대한 배려와 관용이 절실하다.

● 공공의 예절부터 몸에 배야

겉으로야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조승희씨 사건은 한국인의 이미지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 충격은 오래 갈 것이다.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혹시 잊을지 몰라도 우리로서는 그가 한국인이었다는 점을 잊을 수 없다.

그런데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그를 의식한 듯 며칠 전 시민권 수여식 에서 "(출신국의)차이는 (미국의)힘의 원천"이라며 "출신국이 어디든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진실로 미국시민의 한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우리 책임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공공의 예절을 갖추고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참 좋은 말이다. 한국인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고 생각된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차이를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루어가는 사회, 사람 때문에 시달리지 않아도 좋은 사회, 공정하게 경쟁하고 승부에 납득하는 사회, 한국도 어서 그런 사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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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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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고~ (180.XXX.XXX.36)
누가 보면 미국인들은 전부 착하고 정의롭고 그런 사람들인 줄 알겠네요.
그래서 그렇게 총기 사고나고 오바마 케어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서 쩔쩔 매고
미국 여행 갈 때 큰 도로나 관광지 이외에 밤에 돌아다니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그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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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18:18:57
0 4
못배운 한국인 (67.XXX.XXX.165)
글을 보니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다 사실인데 미국에서도 시스템 적인 문제가 있지만 한국문화가 전반적으로 다른 사람 배려를 못한다라는 걸 글쓴이가 말하고자하는데 또 못 배운 거 티내시는지 다른나라 얘기하면서 나만 문제있냐 너도 문제있다하면서 싸움만 하실려는 분이시네요. 이런 분 때문에 사회가 성장을 못하고 계속 문제지적만 하고 말 많고 배려없는 사회로 남아지게 되는 겁니다. 글 적은 거 보니 한껏 감정을 실어서 아주 무례하게 적으셨네요. 글쓴이가 말한 무례한 한국인이 바로 하시고 님입니다. 이런 분이 같은 언어 그리고 같은 민족이라는 게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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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0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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