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한식을 맛있고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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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한식을 맛있고 아름답게

오마리

2011년 07월 26일 (화) 00:40:23

붓꽃이 한창 피고 지더니 이젠 장미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한여름입니다. 잠깐 천둥과 소나기가 지나간 화단에 서서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시원한 한국 음식 생각이 났습니다. 냉면이 그립고 시원한 나박김치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웬일로 별로 시원하지 않고 찝찝한 기억이 떠오를까요? 이 더운 날에 먹고 싶은 수박 같은 얘기는 아닌 것 같아 잠깐 이 글을 쓸까말까 망설였습니다.

교포여성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있었던 한인교포 남성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그는 교포사회에서 제일 부자로 소문난 사람이었고 멋쟁이로 알려져 그 남성을 동경하던 많은 한인여성들과의 염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우연한 모임에서 그와 함께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날 식탁에 나박김치(물김치)가 나왔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개인별로 물김치를 각각 주는 것이 아니어서 한 그릇을 통째로 올려놓았습니다.

초대만찬 6명의 참석자 중 여성이 5명이어서 누구 한 사람 선뜻 자신들의 입에 들어갔던 숟가락을 물김치 그릇에 넣지 못하고 있을 때, 5명의 여성을 초대했던 남성이 물김치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무척 황당한 상황이 전개되었는데, 그 남성은 오직 한 그릇뿐인 물김치에 자신의 입에서 나온 숟가락을 넣고 휘이휘이 몇 차례 젓다가 숟가락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길 반복했습니다. 휘이휘이 젓지만 않았어도 덜 비위가 상할 것 같았습니다. 비위생적이었던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적이 실망했었으며 그는 내게 늘 품격 없었던 남성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 안타깝습니다.

동남아 해외여행길에 오른 한인 여행객들이 여행지에서 보여준 식사매너가 너무 나빠 같은 한국인으로서 창피하였다는 한 여성의 글을 읽고 그 글에 공감을 하였습니다. 한식을 아름답게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은 음식의 다양성과 탕 종류가 많고 맵고 짠 것을 좋아하는 한국적 기호 뿐 아니라 모두 먹지는 않고 남기더라도 많은 반찬을 담아 풍성한 여유를 보이고 싶어 하는 국민정서에도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어떻게 게걸스럽게 먹든 무엇을 먹고 남들 앞에서 냄새를 풍기든 ‘나만 좋으면 제일이다’라는 이기적인 사회현상이 지금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하는 태도 역시 안하무인격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음식의 절묘한 맛은 그 어느 나라의 음식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참맛이며 소중한 식문화입니다. 그 깊고 미묘한 한식을 우리가 매일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인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식을 차리거나 먹을 때는 좀 더 품격있게 하는 것이 우리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한국음식도 어떻게 요리하고 상차림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식기를 쓰느냐에 따라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다행히 그 맛을 알리기 위하여 우리 고유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느 여성이 한복을 입고 호텔 뷔페에서 식사를 하려다가 입장을 거부당해 호텔 측에 항의를 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음식 먹으러 온 손님을 한복을 입었다고 거부한 것도 한국적 풍토에서는 지나쳤다고 보지만 한복을 입고 뷔페를 먹으러 갔던 손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식당이든 식당은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식당의 영업에 위험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거나 그 식당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손님은 거부할 수가 있습니다. 하다못해 미국 서부, 시골에도 이런 문구가 걸려있는 식당이 있습니다. ‘We have a right to refuse a customer.’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문구입니다. 대도시 혹은 휴양지의 고급 식당들은 정장차림을 요구하거나 맨발의 손님, 짧은 바지를 입고 오는 손님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그 식당의 편의와 품위, 격에 따라 손님을 받겠다는 식당의 규칙입니다.

한복은 뷔페식당에서는 입기가 아주 거북한 옷입니다. 풍성한 실루엣의 옷, 우아하고 품격있는 의상이기에 뷔페식당처럼 캐주얼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기에는 부적합한 의상입니다. 사람들이 줄줄이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는 요리 서빙대 앞에 서서 저고리의 배래와 치렁치렁한 옷고름을 의식하며 음식을 손수 담아야만 하는 모습은 옆 손님에게 불안감이나 불편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그러한 옷을 입고 몇 차례 식탁에서 일어섰다 앉았다, 음식을 가지러 왔다 갔다 하면서 먹어야만 하는 곳에 가는 것은 time(T),place(P),occasion(O)에 맞지 않습니다.

의상, 식당과 식사예절은 모두 T.P.O.에 어울려야 합니다. 고상하고 우아한 한복은 아름다운 십이첩 반상기나 신선로 등의 궁중 요리 등, 정통 한식 상차림 앞에서 타인의 서비스를 받으며 우아하게 먹을 때 한국 음식과 더불어 빛이 납니다. 평범한 한식을 먹더라도 깔끔하고 소담스런 그릇에 먹을 만큼만 담아 음전히 먹는 것도 한식의 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음식을 먹고 있는 그 사람의 품격과 교양도 같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bioj56 (211.XXX.XXX.208)

아~ 그한복거부사건! 무척 시끄러웠지요
이 글을 읽어보니 왜 그랫는지 이해가 아주 잘 되네요
그러고 보니 이러한 사건을 보도한 매스콤의 기자가 더 문제 인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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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8 16: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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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Jun (1.XXX.XXX.117)

조심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허나 본인은 안타깝게도 위와 같은 필자 님의 의견에 그리 동조할 수 없었기에 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가겠습니다. 글쓴이 님을 겪어보진 않아서 뭐라 단정짓는 것은 과히 오만한 처사이지만, 제가 감히 보기에는 위 글은 타문화 우월주의에 심히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응큼하게도 위선을 주장하는 듯합니다. 주장하시는 바는 알겠으나 그 논리가 너무 편향적이어서 읽는 도중에 되레 제가 낯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설상가상 댓글들이 하나같이 위 글에 옹호하는 것들이라서 혹시나 글쓴이 님께서 오판하진 않을까 우려가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글을 찬찬히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완성도의 글을 세간에 내놓기 이전에는 더 많은 성찰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요. 냉정하게 봤을 때, 성의가 없습니다. 논리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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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1 0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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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kley (67.XXX.XXX.78)

다른사람의 생각을 듣는일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일까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경청해서 듣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왜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을까?
다른 나라의 풍습이나 예절에서 배울점은 무얼까?
다른나라의 좋은 점을 생각해 보고 배우는 일이 사대주의나 타문화 우월주의에 심히 빠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열린마음의 자세는 우리삶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반론의 자세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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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10: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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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83.XXX.XXX.99)

한식을 먹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식도락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한식은 세계 음식문화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얀 쌀밥에 아님 오곡밥에 어떤 반찬을 얹느냐에 따라서 그때그때 맛이 다르니까요.생채소도 있고 발효식품도 젓갈부터 김치까지 종류가 다양해 그야말로 우리 한식의 식탁은 풍성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식을 비하하고 포크와 칼을 들고 고기를 써는 양식을 선호하는 우를 범했습니다.맹목적인 서양우월주의에 포로가된 탓이죠~ 유목민족인 그들은 떠돌이라서 발효시킬줄도 몰랐고 유사시 적들과 싸워야 했기에 식사를 하면서도 칼을 들고 설치던 야만인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정착해 사는 농경민족이었기에 다양한 발효식품을 개발했고 다양한 요리기술을 익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맹점은 부식을 공동으로 먹는 과정에서 입에 댔던 숫갈과 젓가락을 반찬 그릇에 접촉하기 때문에 위생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는 개인별 반찬을 제공하는 식당이 늘고 있지만, 지적하신대로 공동으로 차린 반찬일지라도 입대지 않은 숫갈이나 젓가락으로 개인별 빈그릇에 덜어서 자신의 숫갈과 젓가락으로 먹으면 위생적인 문제는 간단히 해결됩니다! 가정과 식당 모두가 이런 식문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거기에 옆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는 조용한 말씨와 조신한 행동이 곁들어저야할 것입니다. 요리는 최고인데 먹는 사람들의 에티켓이 엉망이라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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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02: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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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그렇습니다.꼭 모든 음식의 상차림을 개인별로 그릇을 놓지 않는다 하여도 개인용 접시 하나씩 있으면 그 접시에 덜어먹으면 될 것입니다. 써브용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놓으면 아주 위생적이지요.
한식이 맛있는만큼 그에 맞는 예절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려서는 학교에서 생활관이란 것이 있어 한복을 입고 그런 생활실습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런 교육을 하던 학교는 사라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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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12: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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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24.XXX.XXX.229)

잘 읽었습니다.배웠다는 사람들의 무례함, 안하무인적 태도,그러면서도 국제화를 부르짓는 사람들.언제나 우리의 행동이 존경받게 될런지.최근 서울에서는 눈뜨고 다니기가 부끄러울때가 많습니다.특히 지하철이요.열차 안은 서 있기에 충분한 공간인데도 출입구에 기대어 서서 전자기기를 가지고 자기 만의 공간을 이용하는 양 다른 사람의 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는 젊은이들,자기 화장대를 옮겨온 양 기초화장부터 색조 화장, 속눈썹까지 손질하는 여성들,냉방된 차 칸에 냄새나는 햄버거 등 음식물을 들고와 옆도 돌아보지 않고 먹는 아이들,냅다 소리 지르는 수준의 휴대전화 통화,열차칸 저쪽에까지 들릴 정도의 아줌마 목소리 등등입니다. 기름 값도 올랐고 책 읽는 재미에 열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쾌함보다는 불쾌했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좋음 말씀 자주 읽게 해주세요.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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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10: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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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저도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의 지하철에서 제 오른쪽 옆에 앉은 여성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그녀의 어린 딸은 제 왼쪽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질질 흘리며 먹고 있었습니다. 그 날따라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성장을 했기에 그 모녀의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제 옷에 쏟아질까봐 얼마나 걱정을 하였는지 모릅니다. 지하철 열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어도 안되지만 옆 자리게 앉은 승객을 배려하지 않던 그 모녀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지하철에서의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예의의 기본 교육을 전혀 하지 않는 탓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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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12: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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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 (114.XXX.XXX.147)

그렇군요. 마리님의 의견을 들으니 한복을 입은 고객의 입장을 거부한
식당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겠습니다.
그 사건이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도 있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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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1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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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우선 국민의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옷을 입을 줄 알아야 하고 또한 예절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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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12: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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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14.XXX.XXX.46)

오마리님 관점에 공감합니다. 격(格)을 무시하는 무지함은 결코 '남성다운 멋'이 아니지요.
제가 이상 취향은 아니지만 때로 남자가 그립습니다. 보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그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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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08: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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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이해할 것 같습니다. 때로는 남자가 그립다는 말씀요.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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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12: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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