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가 이상하다

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홈 > 연재칼럼 | 김창식 에트바스

'나가수'가 이상하다

김창식

2011년 07월 28일 (목) 00:54:44

온 나라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찌뿌드드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공중파, 케이블 TV할 것 없이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불후의 명곡'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쏟아냅니다. 그 정점에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자리합니다. '나가수'는 물량 규모, 영향력, 무대 외적인 논란, 화제의 폭발성에서 동종ㆍ유사 프로그램을 압도합니다.

일반 시청자는 '나가수'를 대표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인식하지만 '나가수'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형으로 규정짓기에는 사실 망설여집니다. 이미 일가를 이룬 쟁쟁한 기성가수들이 절예를 뽐내며 정면승부를 벌이고, 일본 하드코어 만화영화 '간쯔'에서처럼 탈락자를 반복적으로 충원하는 포맷을 취하는 때문입니다. '나가수'는 서바이벌 개념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외국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변종 프로그램입니다.

'나가수'를 비판하기 전에 긍정적 요인을 살펴봄이 순서일 듯하군요. '나가수' 는, 시청률 확보를 위한 방송사의 전략과 기획의도를 논외로 한다면, 훼손된 대중음악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꽃미남 아이돌이나 섹시코드를 기본으로 장착한 걸그룹의 댄싱 위주 립싱크 퍼포먼스에 싫증이 난 시청자에게 '노래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콘셉트로 진정성과 다양성을 내세워 접근한 것은 나름 신선한 발상입니다. 또한 정상급 가수들의 경연과 열창은 그 자체로서 일반대중들에게는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측면도 있고요.

'나가수'에 대한 최초의 불만은 '음악에 과연 등수를 매길 수 있나?' 하는 원론적인 것이지요. 이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과장됐다고 봅니다. 음악에 원칙적으로 등수를 매길 수는 없다는 관점은 옳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가수가 부른 노래의 완성도나 호응도는 필요에 의해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기곡을 선정하는 박스오피스 성격의 음원사이트가 있어 업데이트된 결과가 실시간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가수가 부른 특정한 노래'를 '다른 가수와 비교 평가'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은 흥미 제고의 차원에서라도 그다지 나무랄 수 없는 일인 듯 싶습니다.

'나가수'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나가수'를 '나가수'이게 한 존재 이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나가수' 또한 가요의 흐름을 오도하는 권력이 되고 만 것이지요. 가수들은 살아남기 위해 힘있는 창법을 중시합니다. 그러다보니 '내지르고 울부짖는 창법'만이 가창의 본질이요, 음악의 요체인 것처럼 오해와 혼란을 주게 되었습니다. 너도나도 자기의 본령과 정체성을 버린 채 '더 크게, 더 멀리, 더 강하게' 내지르는 창법을 모방하기에 이르렀어요. 대중가요가 일반대중과 소통하는 데에는 여러 경로가 있읍니다. 고함지르는 창법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청중을 압도하는 강렬한 힘 못지않게 갈무리하는 격(格) 또한 중요하지요.

음악적 표현의 다른 갈래로 투명하고 삽상한 울림, 촉촉이 스며드는 감성, 삶을 성찰하고 상처를 위무하는 따뜻함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절제된 곡 해석, 섬세하고 서정적인 화음, 목소리 자체의 오묘함도 나름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가수'에서는 내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니 너도나도 이에 광분합니다. '나가수'는 본디 노래의 다양한 표현방법을 지향하고자 했으나 '내지르는 가창력'만이 절대적인 것처럼 잘못 인식돼 오히려 다양성을 저해하고 이로써 '나가수' 존립의 의미가 퇴색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습니다. 노래의 본질에 다가서고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한 애초의 의도는 좋았으나 추구하였던 가치의 덫에 걸려 삐걱거리는 '나가수 현상'은 '오류를 교정하기 위해 같은 오류를 범하는' 자기모순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포커스를 옮겨 '나가수'와 같은 자가당착의 경우를 오늘의 사례에서 찾아봅니다. 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인 '무상급식'을 무책임한 복지 포퓰리즘의 행태로 파악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민투표를 통해 이를 돌파하려 하는군요. '무상급식'이 질타 받아야 할 복지 포퓰리즘의 대표적 사안인지, 주민투표가 바람직한 해결방안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지요. 몇 걸음을 양보하여 무상급식반대론자의 논법을 인정하더라도 이 역시 포퓰리즘에 맞선다면서 포퓰리즘의 방식에 호소하려 드는 행태가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군요.

김윤옥 (210.XXX.XXX.173)

나가수에서 만날 수 있는 감동은 같은 노래를 다르게 호소하는 가수마다의 개성적 표현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열심이 지나쳐 악쓰듯 강열한 창법이 대세를 이룬다면 감동에서 조금 비켜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가수 프로그램을 전에 딱 한 번 보았기에 그동안 변화는 모르겠습니다.
서울시에서 행하는 포퓰리즘은 눈에 안보이는 수방대책대신(하수관은 시민 눈에 않보여서 돈이아깝다...) 초등생 무상급식 대신, 디자인서울 광고하기나 오시장 돋보이려는 전시행정..... 이루 셀 수 없어서 생략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야당이 주장해서 기분나쁜건 아닐까 의심됩니다.

답변달기 ▼

2011-07-28 23:21:11

0		0

천억이큰돈인가? (112.XXX.XXX.250)

솔직히 말해보자 1000억이 큰 돈인가?
이 정도의 돈은 편도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 3km 건설하면
책정되는 돈에 불과하다

서울의 아이들이 다같이 건강한 점심 먹을 수 있는 것이
3킬로 짜리 아스팔트 도로 건설보다

덜 중요한 가치인가?????

답변달기 ▼

2011-07-28 13:19:19

0		0

포퓰리즘임뭐야? (112.XXX.XXX.250)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유아들에게 20만원 지급하는 것은 복지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갔을 때 점심 주는 것은 포퓰리즘이야?

도대체 뭐야? 희안한 인간들 정말 ㅉㅉㅉ
많이 배운 보람이 있긴 한 건가?

답변달기 ▼

2011-07-28 13:15:38

0		0

다들조선일보로 (112.XXX.XXX.250)

정치기사를 보시는 분들인가
맨날 포퓰리즘이래

1000억이면 포퓰리즘이고 600억이면 아닌 건가?
올해부터 1000억이면 포퓰리즘이고 내후년부터 1000억이면 아닌 건가?
양도소득 9억에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면 경기 활성화이고
부자 아이들한테도 다 같이 점심 값 좀 주면 포퓰리즘인가?

도대체 많이 배우고 많이 살았다는 이 분들에게
포퓰리즘이란 게 뭐야????

답변달기 ▼

2011-07-28 13:13:36

0		0

Likesun (222.XXX.XXX.42)

무상급식을 하기 위하여 서을시의회가 서울시에서 제출한 예산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통과시켜 놓고는 공포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고 서울시의회와의 타협은 되지 않고 있는 판에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주민투표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요? 다른 법적 수단이 있나요?

답변달기 ▼

2011-07-28 09:39:15

0		0

김윤옥 (210.XXX.XXX.173)

어린시절 친구들 앞에서 티나게 무상급식 받으며 받아야 할 굴욕감을 생각해 보십시다. 티없이 맑게 자라야 할 동심에 깊은 상처를 주는 정책을 우리 어른들이 투표로 통과 시켜야합니까?

답변달기 ▼

2011-07-28 23:29:53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