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15 66돌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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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15 66돌의 메시지

방석순

2011년 08월 17일 (수) 02:07:54

8ㆍ15 광복 66돌을 즈음해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는 두 가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10일 밤 삿포로에서 벌어진 한일 축구경기, 또 하나는 15일 밤 임진각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평화 음악회입니다.

한일전은 늘 우리를 특별한 감정으로 자극합니다. 일본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은 참으로 우리를 복잡한 감상에 젖게 하는 상대입니다. 불행했던 과거사 탓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우리는 일본 동북지방의 쓰나미 참사에 진심에서 우러나온 온정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에 관한 망언과 해프닝으로 보답했습니다.

영원히 가까워지기 어려운 이웃, 믿음을 주고받을 수 없는 나라 일본. 그래서 더욱 한일전, 특히 축구 대결의 결과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이하게도 일본 역시 한국과의 대결에는 묘한 라이벌 의식을 발동합니다. 어느 분야서든 우월감을 가졌을 법한 그들이 스포츠에서만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8ㆍ15를 코앞에 둔 이번 한일전에서는 한국이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조직력, 패스웍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수비망은 일본 공격에 여지없이 숭숭 구멍 뚫렸습니다. 일본은 마치 저 옛날 임진란 때 부산포에서 평양까지 저지 한 번 받지 않고 두 달 만에 밀고 올라갔던 왜군처럼 마음대로 우리 진영을 유린했습니다. 모처럼의 반격 기회에서조차 한국은 어림없는 장거리 슈팅을 허공에 날리곤 했습니다.

결과는 0대 3, 37년 전 도쿄에서 1대 4로 완패했을 때보다도 더 참담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주력 선수 일부가 부상하고 해외무대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감각이 떨어진 게 패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전반의 부진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옹색한 변명입니다. 결국 경기 전에 보인 자신감이 정세와 상황의 오판이라고 고백한 셈입니다.

아쉽게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실력은 2002년을 정점으로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입니다. 일본과는 정반대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대표팀 전력이 축적되기는커녕 갈수록 뒷걸음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로야구 등 다른 인기스포츠와 경쟁하면서도 축구는 그래도 기특할 만큼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왔습니다. 그러나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고 그에 대처할 줄 아는 역량 있는 지도자 육성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 축구계에는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게 강한 배타적 분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는 또 다시 구한말과 같은 쇄국주의로 스스로를 캄캄한 우리 속에 가두어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번 한일 축구경기를 통해서 또 한 번 절감하게 됩니다. 스포츠에서도 전쟁에서도 평소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돌아오는 건 굴욕밖에 없습니다. 제 영역, 재산은 물론 명예도 지킬 수 없습니다. 유사시 정신력만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은 허황된 망상일 뿐입니다.

15일 밤 북녘 땅이 멀지 않은 임진각 들판에는 음악계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지휘하는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의 합창 교향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노래하는 환희의 송가가 남녘은 물론 평화를 기원하는 바람을 타고 저 멀리 북녘 땅까지 퍼져 나갔을 것입니다.

어느덧 일흔 고개에 올라선 마에스트로 바렌보임은 임진각에서의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이번 내한 공연에서 9개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며 열정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는 “베토벤 음악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류애와 공존의 정신을 말하는 메시지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한국에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평화 음악회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바렌보임이 이끌고 온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는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려온 중동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 이웃나라 청년들로 구성된 악단입니다. 아르헨티나 태생의 이스라엘 음악가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 영문학 교수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adie Said; 1935.11.1~2003.9.25)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기원하며 시작한 음악 워크숍이 오케스트라 창단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두 사람의 희망대로 이 오케스트라의 청소년들은 국가적 대치상태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앙금을 음악으로 씻어내며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이해를 키워가는 기적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2005년 8월 폭탄 테러와 총성이 끊이지 않던 팔레스타인의 라말라에서 이 오케스트라의 첫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무장군인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연주했습니다. 굳어 있던 청중들의 얼굴에 깊은 감동이 흘렀습니다. 연주가 끝났을 때엔 기쁨과 감격의 외침이 공연장에 가득했습니다. 여러 가지 제약과 악조건을 무릅쓰고 무사히 첫 공연을 마친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광복절에 분단의 상처를 드러낸 땅 임진각에서 평화 음악회를 연 바렌보임은 바로 6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보았던 감동을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혹시 연주회의 음악적 수준은 성에 차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자신과 팔레스타인 청중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이 땅에도 전해지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음악이 당장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믿음, 음악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한마음이 되게 하는 힘이 있어 언젠가는 세상도 움직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바렌보임과 그의 오케스트라가 오늘 우리를 찾은 이유일 것입니다.

‘자신을 지키고 자존을 세우려면 평소 그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다른 생각,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한마음이 될 수 있다.’ 8ㆍ15 광복 66돌을 맞으며 우리는 무겁고도 희망적인 마음으로 그런 의미심장한 메시지들을 전달받은 것 같습니다.

정 달호 (121.XXX.XXX.42)

좋은 글 잘 읽었읍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메세지를 적시해주신 것에 경의와 감사를 함께 표합니다.참 어려운 상대인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의연함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더 어려운 상대인 북한도 언젠가 치유될 암세포처럼 생각하고 다스리면서 이겨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좋은 글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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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1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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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18)

한국과 일본의 관계나, 남과 북의 관계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국민 들의 서로에 품은 미움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놓지않으려는 정치가들의 부추김이 만들어내는 허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의 호전성을 성토하면서 뒤로는 뇌물을 줄테니까 제발 체면 좀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정치력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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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19: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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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83.XXX.XXX.13)

저는 우리 대한민국을 진정한 독립국가로 보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외국 군대가 주둔해 있으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직선으로 대통령도 선출하는데 무슨 소리냐구요? 글쎄요 저도 독립국으로 보고 싶은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라는 것이죠.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의 역사가 인정할까요? 당나라가 17년,몽고가 40년,일본이 52년간(동학혁명 진압때 부터) 군대를 주둔시켰는데 우리가 그 기간을 독립된 기간으로 여기는가요? 지금은 미군이 삼천리 방방곡곡에 66년째 주둔하면서 보호한답시고 갖가지 무기 팔아먹고,국채 강매하고,불평등한 의자에(SOFA) 앉혀놓고 주둔비용 챙기고,기지사용료 한 푼 주지 않고,헐값 전기료에 분쟁지역마다 끌고가 젊은 목숨 잃게하는 것도 모자라 독극물 고엽제를 파묻질 않나 패악질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평화의 섬 제주도를 분쟁의 섬으로 만들지 않나 그래도 망해가는 미국 바지가랭이 붇들고 애걸복걸하는 꼬라지라니 도대체 그들의 머릿 속엔 무엇이 들었는지 연구의 대상이 분명합니다.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청소년 축구가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었는데 포인트는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는 논스톱 공간패스를 훈련을 통해 익혔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감독 밑에 유능한 선수들이 있듯이 국가의 경영도 똑 같습니다, 제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한 표를 바르게 행사해서 진정한 독립국가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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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06: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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