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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새들
박시룡 2011년 08월 23일 (화) 04:24:34
새들이, 그리고 사람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문제 중 하나가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류 사회가 의존하고 있는 천연자원을 위태롭게 합니다. 새들은 쉽게 관찰할 수 있고 둥지를 가까이서 조사할 수 있고 먹이 공급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에 좋은 모델입니다. 새끼를 키우는 일은 무척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새들이 먹이가 가장 풍부한 시기에 번식을 하는 행동 메커니즘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기온의 조그만 변화도 먹이사슬의 최하부에 미치는 효과는 큽니다. 당장 먹이의 양과 시기가 달라지게 하고 잠재적으로는 새의 생식과 생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는 새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199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번식개체군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번식지는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허베이(河北)성 동부해안 광활한 염습지(鹽濕地)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새들이 번식지를 옮기는 것이 대개가 위도가 북에서 남으로 옮기는 추세이고 보면, 검은머리갈매기도 우리나라 시화호에서 처음 번식개체군이 발견됐으니까, 남쪽으로 내려온 셈입니다. 지금은 시화호가 개발되면서 이 번식개체군이 인천 송도매립지로 옮겨와 있습니다.

금년 봄 인천 송도매립지 조사에서 확인된 개체수는 약 200둥지 400마리 정도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9,000마리로 추산하고 있는데 약 4~5%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이새를 멸종위기 II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번식기에 이르면 이 새는 검은 머리를 하고 눈 주변은 흰 테를 두르고 있어 보통의 갈매기와 참 많이 다릅니다.

송도매립지가 개발되면 이 새들은 살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발로 인해 이 새들의 번식지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 앞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을 대비해 인공적으로 번식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멸종위기조류를 증식시키는 방법은 알을 없애면 추가로 산란하는 것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 검은머리갈매기는 한 번에 2개의 알을 낳는데, 2개의 알을 빼내면 한 번 더 2개의 알을 낳습니다. 이런 식으로 금년 5월에 송도매립지에서 40개의 알을 실험실로 옮겨와 38마리의 새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새끼들은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18마리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증상은 다리에 물집이 생기고, 발에 흰 반점이 나타나는, 일종의 조류 수두증입니다.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정확한 병원균 이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새를 야외에서 연구하고 있는 내 동료가 새끼때 이 병에 걸린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검은머리갈매기 인공증식을 하기 전 우리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한 우리나라 텃새 괭이갈매기를 15년 이상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괭이갈매기에서는 이런 병이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검은머리갈매기의 발병은 인공증식의 복병이 나타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마도 이 병으로 인해 이 검은머리갈매기가 멸종위기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생각이 맞다면, 결국 기후변화가 먹이 부족, 일부 개체군의 번식지 이동, 원래 번식지에서 떨어져 나온 개체군 내에서의 근친교잡(?현재 연구 중), 그리고 근친교잡으로 인해 병원균에 의한 사망률 증가, 이런 식으로 이 조류가 멸종하는 게 아닌가 우려됩니다.

기후변화는 조류와 다른 야생동물의 광범위한 멸종을 유발할 것입니다. 지표면 온도가 섭씨 2.8도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2100년까지 약 500종의 육상조류가 멸종하고 2,000종의 다른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기후변화, 바로 생물들에겐 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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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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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12.XXX.XXX.244)
새가 사라지는 것은 우리 인간이 사라진다는 예행인데 그것을 깨닫지 못하니 답답합니다. 환경을 무시하고 파괴하며 눈 앞의 편리함만 좇다가 4대강까지 이르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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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14: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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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룡 (210.XXX.XXX.73)
검은머리갈매기의 번식지 일부가 우리나라로 옮겨온 것도 예삿일이 아닙니다. 결국 개발에 의해 그 마져 사라질 위기에 있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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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14: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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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파 (116.XXX.XXX.128)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인류는 10억에서 70억 되는데 불과 200년이 소요되어 지구 자원을 소멸시키며......
괭이 갈매기처럼 인류도 결국 자원부족 및 환경변화로 멸종해 가는 것이 아닌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식량,원자재 가격......거기에 무한정 찍어대는 달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 인상을 더 부채질하고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를 향해가면서 자원전쟁이 날 것이고
인류는 사고사가 더해져 멸망해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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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10: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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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룡 (210.XXX.XXX.73)
새들의 조짐은 인간들에게 이미 경고의 싸인인지 몰라요. 늦기 전에 깨달아야 되는데, 막다른 골목까지 가야, 정신을 차리니... 우리 인간들은 모두 개인의 욕심들이 앞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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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15: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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