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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강 수중보인가
고영회 2011년 09월 27일 (화) 01:20:45
처음 서울에 와서 한강을 봤을 때 강물이 별로 없었습니다. 강바닥 군데군데 물이 고였고, 강물은 시커멓고 쓰레기로 채워진 곳도 자주 보였습니다. 한강 가지인 중랑천이나 청계천 상태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죠. 중금속에 오염된 중랑천에서 고약한 냄새를 맡았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그때 한강물은 더럽고, 물도 별로 없었습니다. 80년대 후반인가요? 한강개발사업을 한 뒤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한강에 물이 찼습니다.

물이 천천히 흘러야 강에 물이 있습니다. 물이 빨리 흐르면 강물은 줍니다. 물을 느릿느릿 흐르도록 물속에 보를 설치했습니다. 보는 물속에 설치한 물막이입니다. 강에 물이 있어야 물을 길어 수돗물을 만들고 제품 생산이나 농사짓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강은 물을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비가 한꺼번에 옵니다. 비가 많이 와도 그때마다 바다로 흘러가버리면 쓸 물이 없습니다. 우리는 물이 모자라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못도 만들고 댐도 만듭니다.

상류에 비가 오면 흙과 자갈도 같이 내려옵니다. 내려온 흙과 자갈은 강바닥을 메웁니다. 바닥을 메운 만큼 물은 빨리 흐릅니다. 바닥에 쓰레기가 쌓이면 물이 머물 곳이 줄어듭니다. 물이 머물게 하려면 강바닥을 긁어내어 물을 담을 그릇을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강바닥을 파내는 것을 준설이라 합니다.

물속에 보를 만들면 보 아래쪽에는 흙이나 자갈, 쓰레기가 강바닥에 쌓입니다. 이들은 물을 담을 그릇을 차지하고 바닥에 쌓인 쓰레기는 물을 오염시킵니다. 보를 설치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입니다. 강바닥에 쌓인 쓰레기를 걷어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팔당댐이나 소양강댐에도 이런저런 쓰레기가 바닥을 메우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댐을 없애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환경문제는 사람이 세상에 살기 시작한 때부터 생겼습니다. 사람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입니다. 사람이 나타남으로써 집을 짓고, 먹을 것을 만들기 위해 불을 써야 했고 연료가 필요했습니다. 길을 닦아야 했고, 전기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을 망가뜨리는 일입니다. 사람이 사라지게 하는 게 자연을 살리는 근본 해결책이 아닐까요?

자연을 덜 건드리는 정책을 세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게 친환경정책입니다. 친환경정책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게 아닙니다. 자연을 덜 건드리도록 관리하는 것이 친환경정책입니다.

한강 수중보는 한강에 물이 머물게 하는 시설입니다. 한강에 물이 있어야 수돗물을 만들 물을 얻고, 물고기가 살고, 시민에게 볼거리도 생깁니다. 수중보가 있음으로써 새로운 자연질서가 만들어졌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보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건데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강 흐름이 자연적이란 것은 무엇을 말할까요? 그냥 강이 제멋대로 흐르도록 내버려두는 걸 말할까요? 강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선일까요? 상류에서 떠내려온 흙이 강바닥을 메우고 있더라도 내버려 두는 게 자연이고 친환경입니까? 비가 많이 와 강물이 둑을 넘쳐흐르더라도 내버려 두는 게 친환경입니까?

자연을 관리한다는 것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강바닥을 파내는 것, 물속에 보를 설치하는 것, 강 상류에 댐을 만드는 것, 이 모든 것이 관리입니다. 바닥에 있는 퇴적물 때문에 강물이 더럽다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강에 모래톱이 생기고, 풀과 나무가 자라는 습지를 만드는 것만이 환경을 살리는 게 아닙니다. 제대로 기능하는 수중보를 그대로 두는 게 정말 환경을 생각하는 일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보를 설치한 것을 비난하더니, 이제 한강 수중보도 거슬리나 봅니다. 한강 수중보를 없앨 수 있습니다. 수중보를 없애야 할 이유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한강 수중보는 근본을 생각하며 접근해야 할 일입니다. 선거에서, 한강 수중보로 재미 볼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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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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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그렇네요. 그렇게 고치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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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5 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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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석 (88.XXX.XXX.170)
‘물을 담을 그릇’은 “물 담는 그릇”이라, 아하! 과연 그렇군요.
올바르게 지적하셨습니다.


고영회님 글을 끝까지 다 읽어도 따온 글을 제외하고는 우리말 토씨 “-의”가 한 개도 안 보이는군요.
겹치는 토씨도 가려서 써야겠으나 불필요한 “-의”를 가려서 쓰시는 고영회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적하신 나그네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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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0 01: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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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배가 (88.XXX.XXX.179)
글을 읽고 나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폐기한 패러다임입니다. 이를테면, 라인강을 수중보로 막고 얼마나 후회하는지 읽어보셨는지요?
글을 쓰기 전에 실제로 한강 바닥을 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네요. 지금 보로 막은 구간 밑바닥은 사막이나 다름없답니다. 겉으로는 파란물이 넘실댄다고 좋아하겠지요?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연이 어떻게 썩고 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필요하다면 어떤 구간에는 준설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양의학에서 살을 절개하듯이, 강바닥을 파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한의학에서처럼 근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해야 되겠지요. 4대강 사업처럼, 팔뚝에 난 종기를 없애자고 온 몸을 칼로 난도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식수원은 이미 상당수가 잠실 상류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이라더군요. 그러므로 식수 문제를 핑계삼아 보를 철거하는 데 반대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무작정 보를 철거하자고 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예상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검토해 본 다음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당연히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검토도 해보기 전에 보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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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4 1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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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29)
걱정입니다. 친환경이란 말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중 몇사람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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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1 06: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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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119.XXX.XXX.227)
지당한 말씀입니다..한강보를 철거하겠다는 사람 정신 나간것 같아요..론스타로부터 7억이나 후원받아놓고 이중플레이했다는군요..그런 사람이 시류를 타고 제세상 만난듯 떠들어대며 다니니..
그리고 사람을 없애면 자연이 되살아나는거 맞습니다..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로 문화 또는 문명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을 훼손해 왔던 거지요..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그럴듯한데 자연의 관범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거지요. 으랏차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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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30 09: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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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119.XXX.XXX.227)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저도 주위 사람들에게 같은 취지로 이야기를 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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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2: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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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영 (119.XXX.XXX.227)
오랜만에 참 반가운 글 읽었습니다. 좀 더 설득력 있게 권해보셨으면 합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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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2: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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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석 (119.XXX.XXX.227)
이번 글 역시 나와 뜻은 다르지만 정연한논리. 나로 하여금 사고의 지평을 넓히게 만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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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2: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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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119.XXX.XXX.227)
잘 읽었습니다.정치로 국민을 잘 살게도 하지만 망하게도 할 수 있지요.어쩌면 한결같이 망하는 생각들만 잘도 해내는지 정말 안타깝습니다.이곳에서 보는 우리나라는 설멍하기가 어려울 만큼 부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남북 관계를 보는 눈도 우리와 다릅니다.현재 우리가 보는 눈이 아니라 미래를 품은 원대한 생각압니다.우리만 자만에 빠져 스스로 주저 앉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모여서 좀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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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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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 (119.XXX.XXX.22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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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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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119.XXX.XXX.227)
선생님의 특별한 이력서가 돋보이네요, 그리고 아주 좋은일, 뜻있는 일에 관여를 많이 하고 계시네요, 개발과 자연, 친환경, 모두 다 잡을수 있는 좋은 의견 많이 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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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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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양 (119.XXX.XXX.227)
옳소^^
칼럼을 쓰려면 어깨가 얼마나 무거울까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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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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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규 (119.XXX.XXX.227)
고변리사님, 오랜만입니다. 아주 시의적절한 지적으로 공감하며 단숨에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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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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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119.XXX.XXX.227)
막연히 저건 아니다라고 생각하였는데,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네요.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너무많은 얼치기들이 설쳐대서 큰 문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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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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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순 (119.XXX.XXX.227)
환경 생태계는 유기적으로 관계합니다. 한강 수중보로 인한 문제를 정부만 알고 시민이 죽던지 병들던지...녹조발생의 대책이 필요하며, 단발성 무책임한 정부의 정책또한 사리사욕이 아닌 100년 대계를 위하는 마음이 우선해야 겠읍니다. 말씀대로 대책없이 공약 남발은 경계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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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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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효 (119.XXX.XXX.227)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저 표라면 사죽을 못쓰는 사람들
차라리 댐도 만들지 말라고 하지요.
이미 만들어 놓은 댐도 전부 부수라고 하지요.
저수지도 전부 없애라고 하지요.
이건 포퓰리즘도 아니고....
그렇다고 몽니도 아니고....
뭔 이런넘의 수가....
참 갑갑합니다.
그래도 오랜만이 이렇게 시원한 글을 읽으니
가슴이 후련해 집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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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7 11:08:37
3 0
Sunlike (211.XXX.XXX.146)
제시한 의견에 찬성합니다. 모든 정책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혼재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좋은 정책도, 절대적으로 나쁜 정책도 없습니다. 한강 수중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수중보를 깨부셔야 할 정도로 한강 수중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한강 수중보는 좋은 점도 충분히 있습니다. 친환경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폭거에 심심한 우려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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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7 09: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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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큰일을 고민하지 않고 쉽게 얘기하는 가벼움에 진저리가 납니다. 좋은 의견 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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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0: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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