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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구두
김영환 2011년 10월 05일 (수) 01:42:02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후보의 구두가 최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정치 아이돌’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입도선매 식 단일화 추대 회견으로 지지도가 수직 상승한 박 후보의 너덜너덜한 구두 뒤쪽 사진이 트위터에 등장하자 인터넷이 시끄러워졌던 것이죠. ‘청렴의 상징이다.’ ‘의도된 기획이다.’ ‘그 신발 신고 어떻게 선거 운동하느냐?’ ‘급하게 신고 나오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해명도 전해졌습니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11년간 입었다는 점퍼가 한 중국 누리꾼의 눈에 걸려 전파되었지요. 사실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대중이 늘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원자바오에게 열광할 거리를 찾는 이유는 중국도 우리처럼 부정․부패에 찌든 정치인을 혐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좌파 인사 중 박원순, 문재인 변호사처럼 인상이 좋은 사람은 드물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름다운’과 ‘희망’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있으니 어디까지라도 올라갈 수 있어 보입니다.

우리가 6․25전쟁을 치르고 있던 1952년 미 대선이 있었습니다. 공화당의 아이젠하워에 맞선 민주당의 거부 애들레이 스티븐슨이 선거 운동을 하던 어느 날 미시간 주의 ‘프린트 저널(Flint Journal)’지 윌리엄 갤러거 기자는 스티븐슨 후보가 다리를 꼬는 순간, 오른 쪽 바닥창이 파인 것을 보고 이를 찍어 신문에 실었습니다. 이 사진은 가장 훌륭한 정치 사진으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양쪽 곁에는 주지사 등 다른 인물이 ‘증인’처럼 앉아 있었고요.

퓰리처상을 받은 리얼리즘의 보도 사진들은 수백, 수천 마디 말을 능가하는 고전이 되고 있습니다. 월남의 공산화로 귀결될 전쟁이 종막을 향해 가던 무렵 검은 포연을 뒤로 하여 벌거숭이로 울부짖으며 도망치는 ‘소녀의 절규’ 사진은 1973년 퓰리처상을 받았죠. 뭉크의 세기말적 작품인 ‘절규’를 연상시켰습니다. 1993년 수단 들판에서 기진맥진한 소녀를 먹잇감으로 노리는 독수리를 찍어 약육강식의 비정한 세계를 보여준 ‘기다리기 게임’도 다음해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진기자는 어린이가 그렇게 탈진할 동안 구조 않고 무얼 했느냐는 여론의 질책을 받았고 얼마 뒤 자살했습니다.

리얼리즘과 연출은 다르죠. 2002년 대선 운동 당시 노무현 후보는 기타를 치며 사투리 발음으로 ‘상록수’의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라고 노래 불렀고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감성 멘트로 강성 이미지를 덮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도의 CF 전문가가 연출하는 이미지는 대중의 감성을 휘어잡아 어떤 사람의 정치적 실상은 은폐하는 고성능 연막탄일 수 있습니다. 대중들은 늘 현실을 잊기 위한 몸부림으로 환상을 좇기 때문이죠.

박 후보의 사진을 찍은 전문가는 많은 톱 탤런트들을 비롯하여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 누구의 아기인지 벌거숭이를 안고 활짝 웃고 있는 박근혜 의원 사진도 찍은 것으로 웹에는 나오더군요. 역량이 대단한 분으로 보였습니다.

공인으로서 ‘칠칠맞다’고 할 수 있는 낡은 구두를 지닌 것이 몸에 밴 절약일지, 아니면 다른 생각일지는 잘 모릅니다. 지금 온 나라에는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자(reduce reuse recycle)’는 환경의 시대정신이 퍼져있습니다. 시골에서도 철저한 분리수거가 이뤄지고 있고 전국 도처의 고물상들은 이제 상호를 ‘XX자원개발’로 바꿔 ‘도시의 광산’이라는 자부심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 사진은 후보 본인이나 “가끔 렌즈가 엉뚱한 방향을 가리킬 때도 있답니다. 오늘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박원순 변호사의 신발이었지요”라고 말할 뿐 그 이상의 촬영정보를 밝히지 않았다는 찍은 사진가가 아니면 뿌연 배경처럼 몽롱한 것이죠.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 사회운동가로서의 털털한 박원순과 ‘소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쥐는 서울시장 후보로 정치적 입신을 노리는 인물로서의 박원순은 차원 다르게 엄중히 검증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죠. 나경원 후보도 예외가 아닙니다.

상당수는 초당파의 참신성 때문에 그를 지지합니다. 10월 3일 후보가 되자 그는 “이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이기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무소속 지자체장 후보로서는 지나치게 정치적 기염을 토하면서 “…민주노동당과 함께 서민을 위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시민’이 아니라 ‘서민’이라는 게 걸립니다. 그럼 빈자를 위해 대기업에서 1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분이 부자 아이들에게까지 학교 무료 급식을 하자는 모순된 주장에 동조하실 건지 궁금합니다.

신발에 구멍 나는 것은 좋지만 당선되면 다른 중요한 것이 구멍 뚫릴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5~10 년이면 모든 것을 확 바꿀 수 있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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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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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co (116.XXX.XXX.177)
북괴의 지령을 받고 자유칼럼에서 암약하는 간첩같습니다. 어쩜 이리도 북괴 수뇌들과 같은 논리로 지들은 나쁜 짓 다 하면서 악 선전을 해 대는지...... 그 것도 잠시도 누그러들지 않고 말입니다. 정말 공산주의자들의 행동 그 자체와 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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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7 1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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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112.XXX.XXX.250)
진짜 간첩이라 생각하면 신고하시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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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8 20: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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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115.XXX.XXX.236)
아침 일찍부터 좋은 글에 희망이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고,
서로에게 그런 모습을 감추지 말고 드러내 보이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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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6 17: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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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25)
저는 그 분이 꼭 당선되어서 이 버리고싶은 현 정치상황에 한 방 먹이고 싶습니다. 설마 그 분에게 허물이 좀 있다고 한들, 지금 같기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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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6 15: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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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67.XXX.XXX.78)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기부 문화를 오도한 사람이 정치의 가운데 선다면 과연 어떤 종류의 기부문화를 시민들에게 펼지가 궁금스러워요.
그 미소 뒤에 가려진 (좀 있다는)허물들이 참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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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5 22: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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