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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더라도
고영회 2011년 10월 27일 (목) 00:42:06
우리 사회는 특별한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선거에 나온 사람은 “나는 이것을 특별히 챙기겠다.”고 강조합니다. 힘 있는 사람이 어느 지역을 방문할 때 지역민은 “우리 지역에 특별히 이런 일을 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어느 분야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은 “우리에게 특별히 이런 정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합니다. 또 어떤 사고가 생겼을 때에는 “특단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일이 없을 지경입니다.

일은 시급성, 안전성, 중요성 등 성격에 따라 보통 받아들일 수 있는 중요도에 따라 처리해야 합니다. 일반 원칙에 따르면 이루지 못할 것을 억지를 부리면 특별이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일반이나 보통에 대응하는 것이 특별이겠죠. 정한 원칙이 있지만 그것보다 먼저 해 달라는 게 특별입니다. 일반 문 말고 다른 문을 요구하는 것이고, 일반 차는 묶어두고 특정 차를 먼저 지나가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능력과 상관없는 낙하산인사도 특별합니다. 법원, 검찰, 고위 공직에 있었던 사람을 대우하는 것도 특별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특혜고 예외입니다.

법에도 특별이 넘칩니다. 특별조치법, 특례법, 특별법이라고 이름을 단 것이 많습니다. 특별법은 정의 또는 형평에 관심을 두고 일반법 중에서 특수한 것을 골라내어, 그것을 특별히 취급하려고 하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 설명합니다. 특별법은 일반법에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며, 일반법은 특별법에 규정이 없는 경우에 보충하여 적용됩니다. 법의 효력과 적용의 순서를 명확히 정하는 데에 유용한 용어입니다. 그렇지만 특별법은 일반법의 적용 기준을 벗어나는 예외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될 수 있는 대로 적은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 일반법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지역 이름에도 '특별'이라는 말이 많이 들어갑니다. 서울특별시는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입니다. 그땐 특별이라는 말뜻도 몰랐기에 그냥 도시 이름이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그 말이 가진 뜻을 알고부터 특별이라는 말을 되도록 피합니다. 주소 쓸 때 서울시라 하면 충분하지 굳이 서울특별시로 적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도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와 같이 특별이라는 말이 들어간 이름을 붙입니다. 특별이 들어가니 좋은가요? 어색하고, 말만 깁니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살면 세종자치시에 사는 것보다 더 특별할까요?

예전에 특급열차, 처음 나왔을 때에는 제일 좋은 열차였지만 언제부터인가 특급열차는 보통열차를 가리키는 말이 됐습니다. 1등급을 좋아하다보니 쇠고기에 1등급이 들어간 고기가 반을 넘겨 1등급은 실제는 보통등급입니다. 병의원의 일반진료와 다름없는 특진(특별진료), 특가세일, 사기성 특별판매도 특별이란 이름을 달았지만 다른 게 없습니다. 역사 기록에서 후손은 ‘특급과 특별’은 보통을 뜻하는 말이라고 풀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특별하다’가 보통이나 일반이란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면 곤란합니다. 특별은 정말 필요할 때에만 씁시다. 특별이 일반화되면 특특별, 초특별, 최특별, 최고특별이란 말이 나와야 합니다.

어제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를 치렀습니다. 눈길을 끌기 위해 특별한 정책을 내놓느라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저 특별한 것들을 어떻게 다 챙길까 걱정입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보통이나 일반이 지배하는 사회가 건강합니다. 보통 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보통 정책을 펼쳐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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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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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주 (58.XXX.XXX.230)
공감이 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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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09: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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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119.XXX.XXX.227)
모두 공감합니다, 모두 특별하다보니 희소성도 없고 이젠 무뎌져만 가는게 사실입니다, 더더욱 강력한걸 원하는것도 이제는 일반화되어버리고 습관화되어버린 특별이 진정하게 특별함으로 빛날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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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08: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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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양 (119.XXX.XXX.227)
그러게요.
불교에서도 분별하지 말라고 강조하던데
우린 특별한 걸 너무 좋아하네요...
"내 아인 특별해!" 하던 분유선전 문구도 떠오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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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08: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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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균 (119.XXX.XXX.227)
그래도 전 고변리사님의 글만은 특별히 읽습니다. 새로운 지혜와 혜안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촌철살인 특별한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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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08: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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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 (98.XXX.XXX.112)
공감이 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posco가 뭘 의미하는지요?
선생님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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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19: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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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211.XXX.XXX.217)
고맙습니다.
포항제철이고요, 자유칼럼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회사여서 글 마지막에 표시합니다. 박지운 님, 계속 관심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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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00:01:34
0 0
인내천 (183.XXX.XXX.185)
그러고 보니 울 나라는 특별이 판을 치는 나라군요 ^^
외세의 지배를 받을 때,독재권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 차례와 순서를 지키지 않고 기득권을 행사하려다 보니 "특별"이라는 말을 붙여서 반칙을 합리화 했을 것입니다.
무허가로 지은 건물,지목 변경하지 않은 무단 전용이 10년 단위로 15년 단위로 특별조치를 통해 양성화 시켜주고 있으니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단 저지르는 탈법을 부추기는 꼴이랍니다.
정말이지 특별이란 제도나 조치가 사라진 보통사람의 시대가 열렸음 좋겠습니다. 구호나 켐페인이 아닌 진정한 보통시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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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07: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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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인내천 님, 같이 생각합니다.
조금씩 특별을 없애야 합니다. 온갖 예외가 들어찬 제도를 보면 정말 짜증납니다. 그 예외가 어떻게 생겼을까를 생각하면 더욱 더...
의견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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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16: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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