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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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앞두고

고영회

2011년 11월 11일 (금) 00:01:37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습니까? 노무현 정부는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잘못 판단했는지 모릅니다. 2006년부터 한미협상이 시작됐고, 주요 협상내용은 언론을 통해 가끔 흘러나왔습니다. 국회는 언제든지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하도록 요구할 수 있었고, 정부는 때때로 보고했습니다. 요즘 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이것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면 국회는 그때 협상방향을 바로잡도록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협정을 위반한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가 직접 국제중재에 부칠 수 있는 제도라 합니다. 보통은 분쟁이 생긴다면 국내 사법절차를 따라 해결해야 하는데 외국 투자자는 국내절차 말고 국제중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미 한미행정협정(SOFA)에서 경험한 바 있듯이, 이런 제도를 요구하는 이유는 국내 사법절차가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들어온 제도라 봐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 사법절차를 믿을 수 없다면 투자를 꺼려합니다. 우리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제도일 수 있습니다. 시각을 바꿔서, 우리 기업이 저개발국에 투자하려 할 때 그 나라 사법제도를 믿을 수 없다면 쉽사리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 제도는, 우리 사법제도가 국제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전관을 극진히 모시는 나라에서, 분쟁이 공정하게 해결되니 믿고 투자하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우리 기업이 다른 나라에 투자하려면 이 제도를 요구해야 할 텐데, 그때 우리는 그 나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정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협상했습니다. 우리 협상단 능력이 뛰어났다면 좋겠지만 전문성, 쌓은 자료, 경륜 여러 면에서 미국보다 협상능력이 모자랍니다. 올림픽에 내보낸 국가대표 선수도 잘하고 싶지만 능력이 모자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어쩌겠습니까. 또 협상은 상대가 있습니다. 완전히 한 쪽에만 유리한 협상은 불가능합니다.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이 뒤섞여 전체로 봐 양쪽에 좋다 할 때 협상이 이뤄집니다. 유리한 것은 내버려두고 불리한 것만 꺼내 떼를 쓴다면 그 협상은 깨집니다.

반대 주장하는 사람 말대로 그렇게 해로운 제도이면 국회는 여태까지 뭐 했기에, 이제와 나라 걱정에 온몸을 던질까요. 국회는 일이 망가지건 말건 내팽개쳤다가, 일이 다 망가진 다음에 네 이놈! 소리만 지르면 되는 곳인가요? 헌법 46조에 보니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국회는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망할 게 뻔하니 이제라도 막는 게 더 낫지 않으냐고요? 나라가 망할 일인지 정치인이 망할 일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때가 있습니다. 경제규모가 세계에서 10위권이라는 이 나라 체면도 있습니다.

작년에 협상이 끝나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한-유럽 자유무역협정과 한미 협정 내용이 엇비슷하다고 합니다. 유럽과 협정을 비준할 때 온몸으로 막았다는 얘기를 못 들었습니다. 미국보다 큰 유럽은 괜찮고 미국은 안 됩니까? 왜 이리 달리 다루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온몸으로 반대하는 국회의원들, 정말 국익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럽니까, 아니면 드러내지 못할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지금 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게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 나라 앞날을 생각해서 비준을 하지 않는 게 낫다면 위신이 깎이더라도 달게 받아야겠지요. 비록 불리하게 협상한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를 보아 비준하는 게 낫다면 빨리 처리해야 합니다. 지금은 협상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보완제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국내법을 보완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5년 뒤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주는 제도’입니다. 우리 변리사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데, 자동자격제도 때문에 우리 변리사 시장을 통째로 내어줄 형편입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하기 전에 이런 제도들을 찾아 보완하는 게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자세입니다.

저도 괴담 하나 뿌립니다. “쌀은 몸 안에서 쉽게 당으로 바뀌는 식품이다. 미국 쌀을 먹여 온 국민이 당뇨병에 걸리게 하여 우리나라를 망하게 하려는 음모가 숨어 있다! 한미 협정을 막지 못하면 온국민이 당뇨병에 걸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드시 막아야 한다!”믿거나 말거나.

FTA는이미현실 (112.XXX.XXX.250)

미국 메타클래드사는 멕시코 산루이 포토시주에서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하려고 계획했다.
이에 포토시주 정부가 해당지역을 자연보존지역으로 설정하자
메탈클래드사는 이를 자신들의 투자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여겨 멕시코정부를 상대로 NAFTA 11장에 의거해 중재를 신청했다.
이에 멕시코정부는 환경규제에 대해 간접수용으로 판결했고, 1.6억달러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이런 일은 이제 한국에서도 발생한다.
작년 3월 여야는 기업형 슈퍼마켓 SSM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개정에 대해 합의하고 있었는데 이에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가 나서서 이것이 한-EU FTA를 위반할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이 법개정은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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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5 14: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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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211.XXX.XXX.249)

FTA가 의미있으려면 양자가 공정한 관계여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절대 공정한 관계로 될 수 없죠.
3.1절 행사 때조차 성조기를 흔드는 인간들 천지인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미국은 우리와의 FTA를 정치적으로 접근합니다.
중국도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들 우리나라 나아가 통일한국을 자기 영향력 하에 둘
수단으로 FTA를 이용하려듭니다.
시쳇말로 자기 꼬붕으로 두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기위해서는 최대한 불공정하게 체결되어야겠죠.
특히나 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라는 자들이 권력층에 있는 한
대한민국 평범한 국민들은 구한말에 그러했듯이
다시 한번 수탈의 운명을 져야 할 것입니다.
지식인들은 매국의 도구일 뿐이고.

구한말 개항도 대책없이 이뤄졌고
그 결과 왕조의 운명도 끝장났죠
백성들의 운명은 말할것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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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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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211.XXX.XXX.163)

아래 네 분은 아이피도 비슷한데 똑같이 올라 오니
좀 우습군요

자유무역협정에서 제일 코미디는 자유라는 단어입니다
뭐가 자유입니까? 국민의 자유입니까?
아니죠 투자자의 자유죠
그럼 누가 투자합니까?
돈 많은 자죠
그럼 한미FTA는 누구의 투자자의 자유 위한 것일까요
맞습니다 미국 투자자의 자유를 위한 것이죠
혹시 한국 투자자가 FTA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순진하게 생각하셨나요?
자 그럼 미국 투자자가 자유롭게 뭘 할 수 있을까요?
그렇죠 돈 벌이죠
그럼 돈은 누구한테 벌어가죠? 아니 털어가죠?
맞습니다 바로 한국에 있는 당신입니다.
이게 바로 한미FTA의 아주 간단한 미래입니다.
자유라 이름붙여 혹하셨습니까?
착각깨십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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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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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119.XXX.XXX.227)

잘 읽고 있습니다.언제부터인가 구심점이 없는 나라가 된 느낌입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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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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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119.XXX.XXX.227)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암튼 모두들 애를 쓰고 계신듯 합니다만 당리 당략에 치우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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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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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119.XXX.XXX.227)

잘읽었습니다. 일목요연한 글에서 새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케이블채널 하나 정도를 사회주요 이슈에 대하여 심층분석하는 채널로 전환하여 운영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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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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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순 (119.XXX.XXX.227)

님의 좋은 글 자주 접하면서도 고맙다는 말한마디 하질 않았네요. 고맙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글을 읽으며 몇번이나 고개를 끄떡끄떡했답니다. 위정자들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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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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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119.XXX.XXX.227)

잘 읽었습니다. 그 협정에 대해서 잘 몰라서 할 말이 없었는데 조금 알 거 같습니다. 어떻게 이 나라를 지키고 빛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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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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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룡 (119.XXX.XXX.227)

다읽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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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4 16: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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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27)

읽어 주시고,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견 찬찬히 곱씹어 보겠습니다.
일본, 중국, 유럽 나라가 미국과 협정 맺지 않는 것은 각자 환경이 다르겠지요. 그들이 맺어야 우리도 맺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선생님,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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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3 11: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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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69)

웃기는 것은 요 *역진 방지 조항*도 전문가 말씀에 미국이 반대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답니다.(실제로 그런 전례가 있다합니다) 물론 우리는 한 번 체결하면 절대로 불가하고... 위대한 미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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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3 00: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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