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세상의 중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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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 세상의 중심일까?

김홍묵

2011년 11월 16일 (수) 01:23:09

손주들 자라는 걸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때가 많습니다. 세 살짜리 손자는 손 대신 엄지발가락만으로 양말을 벗습니다. 할아버지한테 배웠다고 자랑합니다. 돌이 갓 지난 외손녀는 걸레나 타월만 보면 방바닥 닦는 시늉을 합니다. 본 대로 들은 대로 따라하는 짓들을 보면서 일거수일투족도 허투루 해선 안 되겠구나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주 먼로빌 마을의 한 식당은 지난 7월 초 6세 미만 아동의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그 결과 매출이 20%나 오르고, 전국에서 수천 통의 격려 편지가 쇄도했습니다.
‘속이 시원하다. 요즘 젊은 것들은 아무데서나 왕처럼 군림한다.’ ‘나도 식당을 하는데 따라하겠다. 이 운동이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면 한다.’ 편지 내용들입니다.

“9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정말 통제 불능일 때가 많았다. 떼를 쓰고 음식과 식기를 집어던지는 아이들 때문에 불평하는 손님이 끊임이 없었지만, 요즘 부모들은 왜 그렇게 이기적이고 안하무인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식당 주인 마이크 뷰익(64)씨의 고백입니다. 그는 “젊은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버릇없는 아이 문제는 중국에서도 심각합니다. 이른바 ‘소왕자’(小王子)들입니다. 한족(漢族)의 1가구 1자녀 정책의 산물로, 비록 왕후장상의 핏줄은 아니더라도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왕자처럼 떠받들어 버르장머리가 없어진 아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10여년 전에는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소왕자에게 체벌을 한 교사를 부모가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장난이 심해 교사가 머리를 쥐어박았는데, 이에 격분해 학교로 달려간 아이 아버지가 괭이로 내리치고 어머니는 낫으로 찍어 교사를 숨지게 한 것입니다. 중국 사회가 떠들썩했던 사건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요? 초등학생들의 욕지거리는 예사고, 여중생이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가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아버렸습니다. 고교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압수당하자 교무실 문을 발로 차며 욕설을 퍼붓다 이를 제지하는 교사의 얼굴을 때려 얼굴뼈에 금이 가게 하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혔습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윤리는 이미 개똥철학에도 끼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5초가량 엎드려뻗쳐 시켰다고 교사를 징계하고, 교실 뒤편에 세워두기, 반성문 쓰기조차 못하게 하니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어렵다며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인성교육은 구두선에 불과할 뿐입니다.

학교 밖을 나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을 타 보면 하품을 하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는 기본 예의를 갖춘 여학생을 보기가 힘듭니다. 큰 소리로 휴대전화를 거는 건 다반사이고, 웃음소리도 쩌렁쩌렁 울립니다. 고교생이 담뱃불 빌려달라고 하자 호통 치는 노인을 밀어 넘어뜨리고 달아납니다. 재미로 철부지 어린아이 엉덩이를 걷어차고 동영상까지 찍어 퍼뜨립니다. 이를 본 어른들은 봉변을 당할까봐 외면합니다.

학교와 사회교육은 가정교육과 떼놓을 수 없습니다. 나 스스로도 늘 자녀교육을 제대로 행했는지, 무엇을 심어주고 가르쳤는지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어느 부모에게든 진통 끝에 태어난 자식은 축복이자 희망입니다. 금지옥엽 같은 그 자식을 반듯한 인간으로 만들려고 갖은 희생과 신고를 감수합니다. 천둥벌거숭이가 되길 바라는 부모는 아무도 없습니다.

자녀교육의 대명사로 일컫는 맹자(孟子)의 어머니 이야기는 2,3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새롭습니다. 맹자가 어렸을 때 이웃집에서 돼지 잡는 것을 보고 “옆집에서 돼지를 잡고 있는데, 왜 잡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너에게 먹여 주려고 그런단다”고 대답해 놓고는 난감해졌습니다. 무심코 아들에게 거짓말을 둘러댄 것입니다.

그리고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 아이를 가졌을 때 비뚤어진 자리에는 앉지도 않고, 반듯하게 자른 것이 아니면 먹지도 않으면서 태교(胎敎)를 했는데, 지금 이 애를 속였으니 내가 자식에게 불신(不信)을 가르친 것이 된다.’ 맹모는 곧장 옆집에 가서 돼지고기를 사와 맹자에게 먹여 주었다고 합니다.

조지 워싱턴이 어린 시절 친구들과 정원에서 놀다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벚나무를 톱으로 잘라버렸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버지가 “누가 나무를 베었느냐”고 다그쳤습니다. 조지는 움츠러든 친구들 앞으로 나와 “매를 맞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베었습니다. 죄송합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솔직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용서해 주었습니다. 조지는 나중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자식들에겐 자양분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자양분은 비만을 유발하거나 심성을 비뚤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묘목을 키우는 농부 부자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가정교육과 자녀교육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뒷산에 각종 묘목을 심은 아버지는 가끔 아들을 데리고 물을 주러 갔습니다. 그런데 물 주는 날이 사나흘 또는 열흘 만으로 들쭉날쭉했습니다. 물을 듬뿍 줄 때도 있었지만 겨우 겉흙만 적시기도 했습니다. 묘목이 메말라 죽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몇 그루의 묘목을 가져와 심었습니다. 아들이 궁금한 나머지 물었습니다. “물을 날마다 주면 묘목이 말라죽진 않을 거 아녀요?”

“나무는 한두 달 가꿔 수확하는 채소와 달리 백 년을 내다보고 길러야 한단다. 나무 스스로 땅속의 물이 나오는 곳을 찾을 줄 알아야 하지. 내가 물을 주는 것은 하늘을 흉내내는 것뿐이야. 하늘이 예고하고 비와 바람을 내린 적이 있더냐. 불규칙한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묘목은 말라죽지만 물을 찾아 뿌리를 내린 나무는 백 년이 지나도 거뜬히 살아남거든.”

아버지는 말을 이어 갔습니다. “만일 내가 시간 맞춰 꼬박꼬박 물을 준다면 묘목은 의지하는 습관이 생겨 뿌리가 땅거죽 밑에서만 겉돌고 땅속 깊이 내리지 못한단다. 물 주는 횟수가 줄면 금세 말라 죽거나 살아남아도 세찬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기 쉽지.”
나무뿐이겠습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윤옥 (210.XXX.XXX.127)

학교 교육의 붕괘는 일차적으로 가정교육 부재에 원인이 있습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아이가 유치원에서 조금만 주의를 들어도 마음 상해하는 젊은 엄마들이 정작 가정에선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가정에서 부터 인격체로 대해주고 바른 심성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하거늘...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학교를 믿고 자녀가 선생님의 지도를 제대로 따르도록 교사의 권위를 인정해 주어서 공교육이 바로 서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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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7 18: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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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 (112.XXX.XXX.250)

전국 1900여개 초중고교의 교장의 97%가 한국교총 소속입니다.
(전교조 출신은 한 명도 없죠..
하지만 교육에 관련되어 보수층이 공격하는 것은 무조건 전교조 ㅎ)
한국교총은 한나라당의 열렬한 지지층이죠...
한교총 소속 교장과 교사들은 정치자금을 내도 처벌받지 않아요.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탄하지만,
2000여명의 교장들 중 어느 교장도 교권 추락엔 관심이 없습니다.
학교 내에서 교장의 권력은 무소불위라 그거 즐기는 데에도 여념이 없습니다.
사학 재단도 마찬가지고요.

(전체 1763개 사립학교의 2009년 학교회계 세입결산 총액 8조 8427억 중 사학법인이 전입한 총액은 1541억여 원으로 1.7%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98.3%에 해당하는 학교 세입이 국민의 혈세와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왔다.
2009년 법정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학교는 184개교이고, 이중 137개교는 재단전입금 자체가 0원이다.
법정부담금은 냈지만 학교운영금으로 법인전입금을 10원도 못 낸 학교는 1635곳(92.7%)였다. -국감 자료-)

사학재단이 일년에 한푼도 안 들여도, 100% 국고와 등록금 수업료에서 충당하면서도, 그런 사학을 '사유재산'이라고, 사학 건들면 빨갱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교과부도, 국회도 똑같죠.
대통령이라고 앉아있는 이명박은 EBS만 살리겠다 뭐 이딴 소리나 하고 있고..
제도권 탓할 것도 아닌게,
말씀하셨듯이 교육을 학교에서만 하는 것도 아닌데,
이 나라 골빈 보수 시민들은 무조건 학교탓, 전교조탓만 하죠.
보수 시민들이 학교에 바라는 것은 도대체 뭘까요?
자식을 좋은 대학 보내기? (여기서 좋은 대학이란 또 어떤 것이죠?)
그러기 위해 공부만 드립다 하기? 맞아 가면서? 체육 시간도 없이? 12시까지 '자율'학습으로?
어떤 공부? 시험만 통과할 공부! 시험 끝나면 다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공부!
그런 시험 준비를 잘 시키고 잘 통제하면 실력있는 좋은 교사!
뭐 좀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정신을 일깨우면 나쁜 전교조 의식화 빨갱이 교사!

칼럼 속의 아버지가 집에서 제 아무리 묘목을 가지고 아들을 가르쳐봐야,
그 아들은 학교에서 줄세우기와 경쟁만 십수년하면서 자라는데,
한 문제 더 틀렸다고, 더 맞췄다고 인생이 바뀌는 단 한번의 시험을 위해 십수년을 공부만 하는데,
뭘 배우고 어떻게 자라겠습니까. 무슨 인간으로 성장하겠습니까?
이런 식의 '교육'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겁니까?
차라리 그냥 노예나 사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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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6 11:27:20

1		1

maxx (112.XXX.XXX.26)

조카녀석을 혼내다가 누이와 싸운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기혼입니다만. 제자식이 없어서일까요?
아직 버릇없는 아이. 그냥 못보는 성격입니다.
중고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닙니다.
덩치가 작고 연약한사람이라면 오히려 공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싶을때도 있으니까요
그 전에 가정에서의 따듯한 인성교육이 너무나도
절실한 때인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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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6 09: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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