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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삶
안진의 2011년 11월 22일 (화) 00:02:50

책장을 정리하다 어린 시절 썼던 글들이 들어 있는 파란색 서류철을 발견했습니다. 빛바랜 400자 원고지에 수성사인펜으로 정성들여 쓴 제 필적을 보니, 풋풋함에 잠시 미소가 번집니다. 그중 고등학교 1학년 때 썼던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의 표지는 <내가 바라는 삶>입니다.

글에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부형들이 모여 강의를 듣는 ‘어머니 교실’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때 강연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황금찬 씨는 "여성이 시를 쓰면 남편에게 사랑을 받습니다."라고 이야기하셨다고 했습니다. 물론 시인이라 직업적인 의식에서 우러나온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시’, ‘남편의 사랑’이란 단어에 가슴이 떨리는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 문학예술의 향기로 빚어낸 삶은 분명 꿈꿀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본에 갔을 때 복잡한 전동차 안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특히 일본인의 독서 습관에 큰 몫을 했던 표지가 얇고 휴대가 간편한 이와나미(岩波) 문고를 소개하고, 이와 형식이 비슷한 우리나라의 <삼중당 문고>·<마당문고>를 거론하며 독서의 생활화를 이야기합니다. 책이 얼마나 차원 높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것인지를 말하고, 책을 읽지 않고 사색을 잃어버리는 삭막한 현실 비난도 덧붙입니다.

독서를 통한 지적 생활을 강조한 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책읽기를 특별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느냐, 최근에 읽은 책은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에 곤혹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독서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서는 그냥 일상입니다. 책읽기를 커피를 마시거나 신문을 읽는 것처럼 일상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처럼, 하루에 몇 분의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입니다. 한 문장을 읽을 수도 있고 한 페이지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읽는 책의 양이 하루하루 쌓이게 되면 그것이 큰 힘이 됩니다.

화제의 책을 보았는지 보지 않았는지가 반드시 중요하지 않습니다. 책 읽기에 베스트셀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판사의 책 광고나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는 대중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행에 휩싸인다면 나머지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나만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좋고, 나의 생각과 부족함을 채워줄 만한 책을 고르는 것도 깊이 있는 책읽기를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은 독서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글과 만난다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놓인 현재의 사회적 맥락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사춘기 때 읽어본 고전도 다시 펼쳐보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느끼게 됩니다. 과거에는 별 의미가 없던 문장이나 단어가 최근 들어 다시 읽어보니 큰 의미를 가지는 경우, 나의 생각이 시간에 따라 변하고 있고 나를 둘러싼 여러 환경도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썼던 원고 하나가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해주네요. 소망하는 바가 좀 더 늘어났을 뿐, 내가 바라는 삶에 하나는 독서를 통한 마음의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은 바람이 매섭습니다. 차가워진 계절, 외출 길에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줄 책을 고르기 위해 책장 앞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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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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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27)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아까운 시간을 활용하기위해 가벼운 책 한 권을 준비해도 돋보기 찾아쓰고 다시 벗어 챙기는 일이 번거로워 멍 한 채로 시간을 버리다가 다촛점 안경을 마련했지요. 사위가 책 사는 취미가 있어서 장모에게 줄 책도 짬짬이사오는데 주로 자신이 도전 해 보려고 벼르는 장르여서 나를 곤혹스럽게합니다. 그래도 고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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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4 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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