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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천국
임종건 2011년 12월 05일 (월) 00:48:58
나는 지난 11월 26일 토요일 저녁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 교회에서 ‘작은 천국’을 보았습니다. 그날 저녁 7시30분부터 두 시간 넘게 ‘2011 후원자와 함께 드리는 컴패션(Compassion) 감사예배’가 열렸는데 그 예배의 이름이 ‘작은 천국(Little Heaven)’이었던 것입니다.

‘함께 아파하는 마음’을 뜻하는 ‘컴패션’은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1952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의 거리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다 못해 본국으로 달려가 교회를 중심으로 후원금을 모집하면서 설립한 어린이 양육기구입니다.

컴패션은 그 후 1993년 한국에서 철수하기까지 41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후원하면서 매년 2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보냈는데, 외국의 후원기구 중 가장 오래, 가장 많은 한국의 어린이를 도운 기구로 기록돼 있습니다.

한국 철수 후 10년째 되던 2003년 컴패션의 도움으로 성장한 한국인들이 은혜를 갚을 기회를 달라는 요청에 따라 컴패션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인이 대표인 ‘한국 컴패션’이 세계에서 10번째의 도움을 주는 후원국 기관으로 출범했습니다.

한국은 2009년 OECD산하 개발원조위원회 가입국이 됨으로써 2차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지난주(11월29일~12월1일)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주최한 아시아 최초의 나라가 되기도 했지만 컴패션에선 이보다 앞서 후원국이 됐던 것입니다.

올 1월 현재 컴패션은 26개국 120만명의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그중 한국컴패션의 후원 어린이는 8만3,000여명이고, 후원규모는 작년기준 410억원으로 11개 후원국 중 3위에 올라 늦깎이 후원국이지만 다른 후원국들이 놀랄 정도로 활약이 크다고 합니다.

컴패션의 사업은 후원자가 어린이 1명의 양육을 위해 내는 월 4만5,000원의 후원금으로 이뤄집니다. 후원금의 80% 이상은 어린이 후원에 쓰이고 나머지는 운영비로 쓰는 구조입니다. 후원사업 내용도 양육지원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지도자로 양육할 목적의 대학생 대상 리더십 결연, 태아 및 영아의 생존 지원, 수도시설 설치, 재난지원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컴패션 밴드, 컴패션 합창단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교회를 돌며 펼치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예배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탤런트 차인표 씨와 부인 신애라 씨는 각가가 컴패션 밴드의 리더로, 홍보대사로 열성적인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하에 열린 ‘작은 천국’ 예배에 수년전부터 우간다의 소년과 태국의 소녀를 후원하는 기회를 갖게 된 나도 초청을 받았던 것입니다. 예배에는 후원자 2,000여명이 참석해, 예배당 1, 2층을 가득 메웠습니다. 예배는 뮤지컬 공연처럼 흥겨운 찬양음악으로 진행됐고, 중간에 지구촌 교회의 이동원 원로목사의 설교와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두 목사의 설교와 기도 사이에 다른 한 목사의 동영상이 소개됐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샬롬교회의 김정하(52) 목사였습니다. 2008년까지만도 건강한 몸으로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세계 7개국 어린이 7명을 후원하던 김 목사였습니다.

영세한 개척교회의 목회자로서 그는 후원금을 어떻게 장만할까를 놓고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우유배달은 새벽예배에 걸리고, 폐지줍기는 할머니들의 일감을 뺏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이어 군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구두닦이가 좋겠다는 응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교회 앞에다 구두닦이 대를 놓고 켤레에 2,000원을 받아 모은 후원금을 일곱 아이들의 생김새나 재능을 살펴 “케냐의 대통령이 되라”, “미스 콜롬비아가 되라”, “볼리비아의 장군이 되라”라는 식의 축복기도에 담아 보냈다는 김목사였습니다.

그런 그가 2010년에 루게릭병을 얻어 말과 거동이 불편한 불구의 몸이 됐습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차인표 씨는 올 초 김목사의 병세가 더 악화하기 전에 어린이 하나라도 만나게 할 생각으로 케냐에 가기로 했습니다. 거기에는 김목사가 케냐 출신 오바마가 미국대통령이 되었듯이 케냐의 대통령이 되라고 기도해주는 에릭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습니다.

활기찬 구두닦이 목사에서 루게릭 환자로 변해가는 과정과, 눈물로 범벅이 된 목사와 흑인소년이 화면을 통해서 만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비쳐지는 내내 장내는 눈물의 바다였습니다. 그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예배당에 와 있던 김목사를 한국컴패션 대표 서정인 목사가 소개하며 쾌유를 비는 기도를 드리자고 했을 때 감동은 절정을 이뤘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빈민 구호를 하다가 지난 해 1월 48세에 작고한 가톨릭의 이태석 신부와 그를 소재로 한 영화 ‘울지마 톤즈’가 생각났습니다. 왜 하나님은 자신의 훌륭한 일꾼들을 한창 일할 나이에 데려가거나, 시련을 주는 걸까?

동영상에서 김 목사는 “내가 죽어 많은 사람이 산다면 나는 열 번이라도 더 죽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살아 있을 동안 희망을 잃고 사는 어린이들을 더 많이 살려내고 싶다는 김 목사의 그 간절한 소망을 제발 들어 주소서, 하나님!!!

*'작은 천국' 예배에 관한 영상 및 SNS관련 소식들은 한국컴패션 홈페이지 www.compassion.or.k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컴패션 대표전화 02) 3668-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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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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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120)
여기에 홈페이지 주소를 올려 주심으로 더 많은 후원자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한 알의 밀알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형편 닿는대로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됩니다. 제 초등학교 동창회에서도 상동교회 장로인 후배가 주축이 되어서 르완다 어린이를 돕고있는데 앞으로 작은 학교를 세우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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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5 23:01:29
0 0
임종건 (211.XXX.XXX.110)
컴패션의 활동상, 특히 작은 천국예배 실황을 보실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홈페이지 주소를 올렸는데 그것으로 후원자가 늘어난다면 금상첨화겠네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홈페이지가 공교롭게도 수리중이군요. 나중에라도 들러 보신다면 고맙겠습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지도자를 잘 만난 나라 같습니다. 지난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국가원수로 유일하게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참석했고, 국내기업들과 경제협력외교를 활발히 펼쳤더군요. 그런 나라에 학교를 세우는 일 큰 보람이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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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08:55:08
0 0
libero (121.XXX.XXX.42)
정말 '울지마 톤즈' 생각이 나네요.
도처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 세상 살 만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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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5 14:48:08
0 0
임종건 (211.XXX.XXX.110)
맞아요. 살만한 세상, 좀 더 감사를 생각하며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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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09:07:04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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