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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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의 습격

김창식

2012년 01월 25일 (수) 02:02:53

SNS의 영향력 증대, 시티 파머와 뉴 시니어 족 등장,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범세계적 비판 확산, 블랙 스완(Black Swan, 있을 법하지 않은 재난 사고)에 대비한 위기관리 중요성 대두…. 반드시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2012년과 그 이후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키워드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들입니다. 이들 후보군에 가상세계의 도래를 추가하고 싶습니다.

연전 상영된 3D 입체영화 <아바타(Avatar)>는 가상세계(Virtual Space)에 대한 섬뜩한 관심을 일깨웠습니다. 주인공이 분신에 접속하여 가상세계를 드나들며 활약을 펼친다는 설정으로 큰 충격을 준 것이지요. 오늘날의 사물 인식 트렌드는 '보고 듣는 행위'에서 '보이는 너머의 것을 느끼고 체험하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IT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란 개념이 낯설지 않게 통용되고 있는 요즈음이군요.

영화 속 판도라(Pandora) 행성의 나비(Na' vi)족 세계를 과연 가상세계로 보아야 하는지 병치된 또 하나의 현실세계(Physical World)로 보아야 하는지 이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비족 관점에서 보면 원래 존재하는 삶의 터전에 외부인이 끼어든 것이거든요. 그들에게는 지구인의 세계와 시간대가 같은 등가(等價)의 현실세계이겠지요. 그러나 가상현실의 사전적 풀이(인간과 컴퓨터의 인터페이스를 통한 사이버 공간)를 형식논리로 적용하면 이 또한 가상 세계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으리라 봅니다.

가상세계의 정확한 개념 정립이나 분류와 유형에 대한 논의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실재(實在)하지 않으나 어떻든 존재(存在)하는' 가상세계가 우리에게 언제부터인가 성큼 다가와 있으며, 실제 현실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위협적이라는 것이겠지요. 비근한 예를 나 자신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도록 하죠. 평범한 사람들인 우리 모두 언제부터인가 '아바타'를 키우고 있음을 주목합니다.

사이버 세상의 ID는 개개인의 디지털 분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잠자는 아바타를 깨워 가상공간으로 유랑을 떠납니다. 미니 홈페이지를 운영하거나 SNS를 통해 인맥을 관리하고 가상세계의 이웃과 커뮤니티를 이루어 교호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죠. 하루라도 로그인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사이버스페이스는 남루한 현실을 잊게 하고 현실보다 더한 실재감으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군요. 그로 인한 폐해가 사회 전반에 충격을 던져주는 일도 심심치 않게 들려올 수밖에. 격투기 게임에 몰두하던 청년이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동해 불특정 대상을 겨냥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관점을 바꾸어 가상현실의 한 갈래인 증강현실(Augumented Reality)에 대해 검토해보기로 하죠. 증강현실이란 실제 현실에 가상의 입체 영상을 덧씌워 확장한 새로운 현실입니다. 이를테면 영화 <스타워즈>에서 여주인공 레이나 공주가 영상을 전할 때 쓰던, 마치 실제 사실처럼 등장하는 홀로그램을 떠올려보면 될 것입니다. 과학잡지를 보면 이러한 기술이 머지않은 장래에 상용화하리라고 합니다. 주인의 얼굴을 인식하여 열리고 닫히는 스마트 폰이나 TV, 또는 상황과 행위를 분석해 경고해주는 지능형영상인식장치(CCTV)처럼 말이죠.

생각을 진전시켜봅니다. 이를테면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 되어 그들(홀로그램 영상) 사이에 끼어 춤추고 노래하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는 가족 친지들이 산소에서 차례를 지낼 때 무덤 앞에서 고인이 되살아난 듯 생전에 활동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마주하며 추모할 수도 있겠죠. 나아가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한 테마 파크와 빌딩, 마을과 거리 등이 생겨나리라는 것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 거리를 각종 첨단 기기와 기계 부속을 장착한 *과도기 인간(Trans-human)들이 활보할 것이고요. 매니아 중에는 거주공간도 증강현실로 꾸미려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에요.

시나브로 이미지와 현실이 공존하고, 현실과 가상, 픽션과 다큐, 소문과 진실이 혼재해 아날로그적인 믿음과 정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현대인들은 익명(匿名)의 세상에서 소외되고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오직 혼자입니다. 감각과 이미지가 활개 치는 세상에는 정신과 영혼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법이어서 마음이 울울합니다. '아바타'의 세계가 일상에 틈입(闖入)하여 서서히 어두운 땅거미를 드리우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현실세계와 뒤섞여 구분할 수 없는지도 모르죠.

* 과도기 인간(Trans-human):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미래형 인간. <6백만 불의 사나이> '스티브 오스틴' 같은.

그림 (1.XXX.XXX.82)

이미 21세기는 IT 발전으로 점점 가상세계가 현실화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설날에 유학간 조카들이 아이패드로 화상통화를 하는걸 보니
참으로 서로 얼굴을 보고 통화하니 옆에 있는 것 처럼 편리하더군요
요즘은 이렇게 화상통화를 하여 유학간 아이들도 외롭지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넘지 못하는건 아무리 카메라로 설날 떡국과 동태순대,
잡채 등을 전송해 주어도 아이들은 " 먹고 싶어~~약 올리지 마셔요"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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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08: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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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do (114.XXX.XXX.58)

그림님의 관점에 공감합니다. 화상통화는 거리의 간격을 메우는 좋은 수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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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1 14: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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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58)

아무도 댓글을 달지못하는군요. 그많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세계로 빠르게 떠밀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아무도 모르게 저지른 갖가지 과오를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훤히 보고계시는 하나님이 정말 가능할까? 하는 의문속에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 희한한 가상현실을 보면서 가능할 것같다!!!로 머리를 끄덕입니다.
그나저나 오래된 안경다리를 고치려 안경점에 가셨던 그옛날 아날로그적 감성 부드럽던 그 김창식님은 어디로 가시고 아바타를 거느린 초인류로 다가오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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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7 16: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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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do (114.XXX.XXX.48)

시나브로 형상과 감각이 판치고 가상의 이미지가 지배하는 아바타의 시대이니까요, 김윤옥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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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7 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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