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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음악과 춤을 만나다
안진의 2012년 02월 17일 (금) 00:14:37
지난 일요일에 <아르츠 콘서트>를 보았습니다. 아르츠는 스페인식 발음으로 예술, 즉 'Arts'를 의미합니다. 도슨트(docent)의 도움으로 전시회의 지식을 얻는 것과 같이, 해설이 있는 오페라와 클래식 연주회처럼, 미술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며 스크린을 통해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연관된 공연을 보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굳이 작가의 의도를 애써 살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해설을 통해 그림 속 상징체계를 짚어가며 숨겨진 의미를 찾는 일은 흥미로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특히 고전의 경우, 사회 문화적 전통에 대한 지식과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을 비롯한 인문교양이 바탕이 된다면 작품의 의미는 더욱 새로워지니까요.

특별히 이번 콘서트는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발레, 성악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었습니다. 여성이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17~18세기 여성의 음역대인 고음을 내기 위해 변성기가 되기 전에 거세한 카스트라토(castrato), 파리넬리의 사랑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를 감상했습니다.

   
  <파리넬리와 친구들> 자코포 아미고니 1750-52 멜버른, 빅토리아 내셔널 갤러리  

바람둥이 리스트가 피아노 레슨 제자였던 자매들과 차례로 사랑에 빠졌던 이야기에 웃고, 스스로 말했듯이 다리의 장애가 없었다면 위대한 화가가 되지 못했을 로트렉과 그의 모델이었던 수잔 발라동, 그리고 수잔 발라동을 사랑했던 에릭 사티의 사랑이야기와, 에릭 사티의 애절한 피아노곡에 감미로워 했습니다.

   
  <발레학교> 에드가 드가 1873 워싱턴, 코코란 갤러리  

발레교습소에서 살다시피 하며 마치 스냅사진을 찍어내듯 수많은 드로잉을 했던 드가의 <발레학교>를 본 후에는 실제 발레를 감상했습니다. 클림트가 베토벤에게 헌정한 길이 23미터에 이르는 <베토벤 프리즈> 벽화를 감상했고, 베토벤이 귀가 멀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작곡하여 사랑하는 연인에게 바친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에 푹 빠져보기도 했습니다.

   
  <베토벤 프리즈> 구스타프 클림트 1902 비엔나, 분리파 미술관  

아르츠 콘서트는 분명히 미술, 음악, 무용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전통적인 공연과는 다른 차원의 감흥을 주었습니다. 미술을 갤러리에만 가두지 않고, 미술관 밖으로 끌고 나와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점을 환영합니다. 특히 관람의 벽이 높다고 생각했던 전통 클래식 연주, 오페라, 발레가 그림과 함께 융합된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다중 감각을 추구하는 것은 그 만큼 몰입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그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무용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은 결국 오감을 통한 감성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일이 됩니다. 공연을 보면서 음악 미술 무용이 표현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사람의 감성을 담아내는 것으로 통하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미술작품 감상을 접목한 전문 공연장은 아니었던 만큼, 작은 스크린이라 그림을 실감나게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제 서양의 고전만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미술도 스토리를 갖고, 판소리를 비롯한 국악과 전통무용 등과 융합하는 등, 다른 예술 장르와 만나 보다 유익하고 즐겁게 관객과 만났음 합니다.

앞으로 장르 간 융합하는 이러한 공연은 대중화될 것입니다. 우리의 예술 콘텐츠를 갖고 영역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교류와 멋진 기획의 공연소식이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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