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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자본주의는...
박상도 2012년 07월 30일 (월) 02:26:32
성경에 ‘부자가 천당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꽤 오랫동안 진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신분이 우선하던 사회에서 돈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되는 사회로 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세 봉건 사회에서 시민 사회로 세상이 바뀌어 가면서 돈 많은 중산층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돈을 버는 일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였습니다. 당연히 종교도 새로운 교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이었고 막스 베버(Max Weber)가 이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을 하나로 묶어서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의 중요한 사상은 돈을 버는 것은 하느님이 내게 내려준 소명을 다하는 행위로 돈을 벌어서 쌓아 놓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쌓아 올리는 행위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자본주의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 것인데 사람들은 이제 마음껏 돈을 벌어도 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수백 년 동안 유교적 가치가 지배해 왔던 우리 사회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순으로 신분질서가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해방 후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후에도 얼마 동안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는 출세를 해서 권세를 누리는 것을 더 좋은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한국 전쟁으로 표면화된 동서의 갈등이 냉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며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대에는 자유민주주의에 근거한 자본주의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구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개방으로 승리에 도취한 자본주의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게 됩니다. ‘돈이 진리요 길이며 생명’인 시대가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돈을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양반이 머슴에게 새경을 줄 때, 수무집전(手毋執錢)이라 하여 젓가락으로 엽전을 집어서 준 이유는 엽전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돈을 요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럽에서도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종의 종사자는 대부분 유대인들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의 토지 소유가 금지됐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돈으로 돈을 버는 직업은 천박한 일이며 옳지 못한 일이라 여겼기 때문에 그러한 일은 예수님을 부정한 유대인들이 하는 것이 옳다고 본 것입니다. 성경에 세리, 즉 세금을 거두러 다니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이유도 그들이 돈을 직접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러다 보니 부패와 타락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서구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근간이 되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에는 ‘돈이 돈을 버는 현상’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오히려 장 칼뱅(Jean Calvin)의 금욕주의 사상이 베버가 성찰한 자본주의의 요체였습니다. 즉, 근면 성실하게 일해서 정당하게 돈을 벌고 이렇게 부를 축적하는 것이 구원을 받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칼뱅의 예정설에 따르면 인간의 구원은 하느님이 미리 정해 놓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문제는 누가 구원을 받기로 되어 있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베버는 그 구원의 길을 부를 축적하는 것으로 구체화시켰고 이로써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것이 천국으로 자신을 인도하는 것으로 믿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의 축적은 오로지 근면과 성실 그리고 금욕적인 생활로 이루어내야 한다는 전제가 베버의 이 역사적인 저술에 깊게 깔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 상업적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장부에 ‘In the name of God’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던 것은 많은 것을 상징합니다. 우선 자신의 장부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천명하는 것이었고 하늘이 보기에 떳떳하게 돈을 벌고 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고 종교적 숭고함이 자신의 사업의 근간이 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베버의 시각으로 오늘날 신 자유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를 본다면 이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탐욕과 쾌락 그리고 타락으로 치닫는 지옥의 입구로 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발단은 모두 ‘돈이 돈을 버는 현상’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헤지 펀드와 핫머니가 국제 금융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고, 부동산 과열을 틈타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가 성행한 것 역시 근본은 ‘돈이 돈을 버는 현상’에 사람들이 편승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Colin Grant Clark)의 분류에 의하면 금융업은 3차 산업에 속합니다. 3차 산업은 1차 산업이나 2차 산업이 생산한 재화의 이동, 소비, 축적과 관련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금융시장은 돈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직접적인 재료가 되고 있습니다.

막스 베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던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조차도 그의 저서인 ‘자본론’에서 ‘돈이 돈을 버는 현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돈이 돈을 버는 행위’가 이자의 형태로 언급이 되고 있을 뿐, 돈을 빌려주는 행위가 이윤을 창출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윤은 생산활동에 의해서만 창출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벌써 백 년도 훌쩍 지나가 버린 오래 전 사상가의 생각이라서 오늘의 현상에 적용을 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주의는 심각하게 변형되어 환부를 도려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실물경제가 따라가 주지 않은 상황에서 흥청망청 돈 잔치를 벌인 유럽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얘기가 통하지 않는 이유는 양극화된 부의 편재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딜레마에 빠지고 이 와중에도 돈을 버는 기업은 계속 많은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We are 99 percent”를 외치며 월스트리트(Wall Street)를 강타한 시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막강한 정보와 로비의 힘으로 부를 축적한 극소수의 사람들은 호황기엔 이익을 거의 독차지했으며 과도한 탐욕으로 금융위기가 도래했을 때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했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를 대다수의 서민에게 전가하였습니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더 큰 몫을 챙기는 모습에 대중은 참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 더욱 더 뻔뻔해지고 악랄해지는 거대자본에 대해, ‘본류 자본주의의 숭고한 정신은 당신들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집값이 반토막이 나자 담보 가치의 하락으로 더 이상 은행에서 대출 연장을 받지 못한 수많은 집주인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십수 년 동안 갚아온 돈은 허공에 날아가버린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집 장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세를 안고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속칭 ‘하우스 푸어(House Poor)’들의 집은 이른바 ‘깡통집’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면서 부자의 꿈을 키워나가도 세상의 거친 파도가 한 번 출렁이면 다시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리고 근면하게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마땅히 가져가야 할 몫이 거대자본의 가공할 중력에 흡수되고 맙니다.

자본주의의 태동기에 돈은 ‘천국으로 가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돈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었습니다. 돈이 목적인 사회에 ‘금욕적 윤리’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천국은 멀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을 만났습니다. 미국에서 MBA공부를 하고 돌아와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친구였습니다. 머리는 거의 다 빠졌고 피부는 탄력을 잃어 제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 보였습니다. 제가 건강을 묻자,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걸 하고 사니까 이렇게 쉽게 늙는구나…”하고 한탄을 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옳은 길을 찾는 방법은 왔던 곳을 돌아 봐야 보인다는 것을.

돈에 눈이 먼 우리들은 눈 뜬 장님과 다를 바 없습니다. 화담 서경덕선생이 갑자기 눈을 뜬 장님에게 제 집 찾아가는 방법을 알으켜주기를 "도로 눈을 감아라!"하셨습니다. 이제 자본주의의 본 모습을 찾아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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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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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opco (117.XXX.XXX.179)
국가 재정파탄을 초래한 미국이 망하지 않기 위해 무제한으로 찍어내는 달라를 그들만이 챙겨서 전 세계를 돌아다나며 권력과 결탁하여 버블을 만들고/ 차액은 그들 몇몇의 배를 불리는 현상이고, 그 돈들이 배부른 돼지의 쾌락을 주고 천국을 약속받은다며 예수 석가모니 무함마드 공자 등등이 점차 동전으로 치환되면서 거대한 지구가 환락의 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우리나라도 불과40년전 학교에서 받은 교육이 지금은 쓸데없는 선비들의 주저리로 취급되어 전부 돈을 위한 일이면 다 정당화되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인간의 탐욕의 끝은 없으니 삶과 인간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된 새로운 사조가 99%의 민중에 의해 등장되어 1%의 탐욕의 가치를 침몰시켜야 되겠지요. 정말 오랜만에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을 꺼내 주는 글을 보네요. 이 글을 여기저기 공론화 시키면 좋겠네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훌륭한 논문, 아니 사회계몽의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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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0 11: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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