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백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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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백합과)

2012년 09월26일 (수) / 박대문

지구 위의 모든 생존 생물은
식물에 의존하여 살고 있습니다.
엽록체를 가진 식물만이 햇볕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공기로 탄수화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밑에 밟히는 이름조차 모르는
하찮은 식물일지라도 햇볕과 물과 공기만 있으면
햇볕 에너지를 탄수화물로 변환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는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하는 인간이
햇볕 에너지를 이용한 탄수화물 공장을 짓는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식물의 열매나 그 잎과 줄기를
매일 식사 때마다 먹습니다.
그러나 그 식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대부분 모르는 채 먹고 있습니다.

특유의 향기와 신선한 맛으로 각종 요리에 애용되는 부추가
하얗게 곱고 해맑은 꽃을 피웠습니다.
하얀 별처럼 깔끔하게 피어 있는 꽃이 곱습니다.
이 부추를 꽃 피기 직전에 잘라 판매함으로써
부추는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됩니다.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부추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에 잘 걸리지 않으며 설사와 복통에도
특효가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오신채라 하여
특별히 먹지 못하게 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오신채는 마늘과 파·부추·달래·흥거의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흥거는 미나릿과의 식물로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식물이라 합니다.

오신채를 금지하는 이유는
이들 식물의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마음을 흩뜨려
수행에 방해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신채의 신(辛)자가 매울 신인데도
왜 가장 매운 고춧가루는 오신채에서 빠졌는가?
오신채라는 말이 고려 시대에 생겼는데,
고춧가루가 있기 전에 이미 오신채라는 말이 생겨서
빠진 것이라고 합니다.

(2012.9.8. 강원 횡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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