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놀라고 땅도 움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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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놀라고 땅도 움직이고

김창식

2012년 10월 19일 (금) 00:29:18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말[言]도 안 되는 일들'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어요. 세계인들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떼창'하고 '떼춤(플래시몹)'으로 즐깁니다. '강남스타일'은 발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미국의 음악정보지 빌보드(Billboard)가 매주 배포하는 싱글차트 '핫100'의 2위를 꿰찼습니다. 1위에 오르지 못한 채 연속 3주 2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것만 해도 충분히 놀랄 만한 일입니다.

빌보드는 음반판매량, 음원수입, 방송횟수 등을 종합하여 순위를 매기며100여개의 차트 중 '핫100'과 '앨범200'이 메인 차트입니다. 차트 40 위 내에만 들면 히트곡으로 치는데,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 중 1위를 차지해보지 못한 가수가 수두룩합니다. 밥 딜런, 톰 존스. 클리프 리처드, 스콜피온즈, 브루스 스프링스턴, 웨스트 라이프…. 저 유명한 스웨덴 그룹 아바도 1위 곡이 '댄싱 퀸' 한곡에 불과합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사카모토 큐의 '스키야키(1위‧1963)'와 필리핀의 프레드 아길라가 부른 '아낙(5위‧1977)'이 역대 상위에 랭크된 곡입니다.

싸이의 분전은 기존 K팝의 성과와 일부 겹치면서도 격이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두 현상이 유튜브, 아이튠스 같은 디지털 음악매체의 덕을 본 것은 공통이지만, 기본적으로 기획 상품인 아이돌 K팝은 연예기획사의 프러듀싱 능력과 해외마케팅 전략에 방점이 찍힙니다. 어린 우수자원들을 선발해 오랜 기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전문 인력시스템의 지원과 모니터링을 더해 완성품으로 출시한 것이지요. 반면 싸이의 성공은 개인(소수 관계자)의 노력으로 기존 K팝 매니어 층이 아닌 일반대중이란 세계의 주류시장에 보무당당히 진입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국제스타'로 발돋움한 싸이지만 국내에서는 비주류 변방에 위치하며 축제 때나 빛을 보는 이벤트 형 가수였죠. 노골적인 가사와 쉬운 멜로디의 노래로 이따금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대마초 사건, 두 번의 군 입대 등으로 부침을 겪었어요. 싸이 본인을 비롯해 제작사(YG 엔터테인먼트)와 안무가(이주선), 공동작곡가(유건형) 등 관계자들이 '강남스타일'이 어느 정도 히트할 것으로 예상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포함해 대중음악 종사자, 문화평론가, 일반 대중 어느 누구도 이처럼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어요. 오죽하면 싸이 본인도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아 '트루만 쇼'를 보는 것 같다고 했을까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만 쇼'는 주인공이 연출된 현실임을 모르는 채 일상을 살아가는 '몰래카메라 식 허구의 삶'입니다.

싸이의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성공 원인을 짚어보죠. 영미 팝 시장의 트렌드인 일렉트로닉 팝(베이스라인이 반복되는 사운드) 성향의 멜로디, 코믹 요소와 엽기‧섹시코드가 적당히 섞인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말춤', 집단 댄스가 가능한 장점…. 여기에 음울한 사회분위기도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구촌을 짓누르는 불경기의 여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탈(脫)권위와 비정형(非定型)의 분방한 질서에 대한 지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요? 삶도 팍팍하고 기분도 그렇잖은데 잠깐 웃어나 보자는. 아니면 인간 심리의 기저를 이루는 속물성과 B급 문화에 대한 이끌림이 작용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사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나요, 솔직히? 언제 우리가 '명품인간'인 적이 있었다고.

어쨌거나 싸이의 중독성 있는 노래와 춤은 민낯의 감성을 건드린 것이며, 애써 아닌 체하는 위선을 꼬집는 후련함이 있습니다. 싸이의 놀라운 행보가 단발성에 그치는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에 머무를지 '챔피언' '새됐어' 같은 다른 노래들로 선풍적인 인기를 계속 이어나갈지는 예단하기 힘듭니다. 그의 직설적이고 똘기 충만한 다른 노래가 지구촌에 위진(威振)하기를 바랍니다. "나 완전 새 됐어~" "너 뭐할래? 알아서 할게~ "맞아도 싸군. 죽어도 싸군~" "승자는 결국 질긴 놈~"

김윤옥 (110.XXX.XXX.229)

너무 오랫만에 왔다고 자꾸 입장을 거절합니다.
패스워드도 잊었느냐고...
저는 싸이의 성공 이유를 그 자신의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 눈치 볼 것없고 잘난 척 할 필요없고 생긴대로 놓인 환경에서 스스로 즐겼더니 다들 공감해줬다!!! 그래서 성공했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 째요인으론 그의 소속사 사장님 양현석씨의 평소 지론이 "사람" 이었기에 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어떤 프로에서 양현석은 사람이, 이수만은 돈이, 박진영은 자신이 제일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이유로 그가 제일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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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2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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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do (1.XXX.XXX.3)

인내천 선생님 가르침 감사합니다.
솔직함이 힘을 얻고 평가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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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10: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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