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매화 Parnassia palustris L. (범의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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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28일 (수) / 박대문

인적 드문 외로운 산야의 맑은 물이 고이는 땅,
밤이면 산짐승 목 축이려 조심스레 드나드는 곳 등
주로 산기슭 습지에서 자라는 물매화입니다,
꽃 모양이 매화를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괴괴한 습지의 풀밭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듯
가녀린 꽃송이 길게 빼어 그리움 펼치는 듯한
맑고 하얀 청순미가 흐르는 꽃입니다.

살랑대는 봄바람 타고 화사히 피어나는 연분홍 매화가
님의 소식 애타게 기다리는 연정의 여인이라면
가을 하늘 소슬바람 속에 피어나는 하얀 물매화는
쓸쓸한 가을 들판을 외로이 서성대는
소복단장한 우수의 여인을 연상케 하는 꽃입니다.

꽃은 줄기 끝에 한 송이가 달리며
꽃밥은 회백색이며 화분은 엷은 황색입니다.
암술에 빨간색이 묻어있는 듯한 물매화도 가끔 보이는데
이 개체를 립스틱 물매화라 칭하며
야생화 사진가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전국 각처에 분포하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매화초(梅花草)라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2012.10.28. 신안군 압해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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